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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182

24년 11월 아홉 번 째 일기 (11.13)_ 다채로운 햇빛이 가득한 런던 거리에서

11.13.수 [워홀+106]_ Allegro non roppo e molto maestoso 오랜만에 맛 보는 여유로운 아침. 밀린 작업도 없고 청소나 빨래 거리도 없고 아주 평화롭네. 시간 난 김에 밥 하기. 현미쌀로는 은근 어려운 냄비밥. 밑에 좀 태워먹었지만, 누룽지 해먹지 뭐 캬캬캬. 밥 소분하러 갔다 만난 파딘. 작지만 매력적인 그는  얼마 전 이사간 일리앙 대신 들어온 친구다. 라슈랑 같이 내 옆방을 쓰고 있는데, 워낙 똘똘하고 싹싹한 친구라 라슈가 상대적으로 띨빵해보인다 껄껄. 그림도 잘 그리고 제법 예술가 같은 그는 밥도 창가에 걸터 앉아 먹는 모습이 귀엽더라구. 어제 부츠에서 주문한 물건이 매장에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일하러 가는 길에 픽업해가려고 일찍 나섰다. 날씨가 좋기도 하고..

후기/워홀 2024.11.14

24년 11월 여덟 번 째 일기 (11.12)_ 현지인과 함께하는 런던 센트럴 탐방

11.12.화 [워홀+105]_ 가을과 크리스마스가 가득한 런던 센트럴 아무리 봐도 우리 플랫에 보이지 않는 뭔가가 있음이 틀림 없다. 거의 지하철만큼 안 터진다. 릴스 업로드도 그렇고 부츠 주문도 계속 튕겼다. 아침 내내 그렇게 보내고 나니 짜잘한 걸로 시간 낭비를 한 것 같아 좀 짜증이 났다.  근데 뭐 그래도 쥐보단 낫지. 요즘 늘 이렇게 쥐를 활용 중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견딜 수 있는 마법의 주문. 최악의 상황에서도 방에 쥐가 나오는 것 보단 낫다고. 오후엔 세르지오와 센트럴에서 만났다. 세시쯤인데도 벌써 날이 어두워진다. 썸머타임이 종료된 후로 시간이 더 금방 가는 것 같다. 해가 짧아지면서 하루가 더 짧아지는 느낌이랄까.    옥스퍼드스트릿은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가득했다. 밤이 되면 더 예뻐..

후기/워홀 2024.11.13

24년 11월 일곱 번째 일기 (11.11)_ 도전! 내 생애 첫 셀프 뿌염

11.11.월 [워홀+104]_근데 이제 염색이라고 하기엔 아무도 모르는...  아침부터 공짜로 뭐 받아서 기쁜 사람 바로 나! 지하철에서 나눠주는 단백질 쉐이크 프로모션 중이길래 달려가서 냉큼 받았다. 비싼 지하철 타고 다니는 보람이 있네.  퇴근 후 도서관에서 일 좀 하고 갈랬더니, 태블릿이 와이파이를 못 잡았다. 직원에게 물어봤더니 자기 뭐 하는 중 인 거 안보이냐며 화를 냈다. 아니 채근한 것도 아닌데 그렇게 성질 낼 정도였나요. 괜히 소심해져서 장이나 보러 가야겠다 싶었다.   올드게이트에서 내려서 알디를 가려고 했는데, 옆에 막스앤스펜서가 있길래 거기서 장을 봤다. 치즈도 사고 고기는 너무 비싸서 해산물 모듬만 한 팩 샀다.   그리고 옆에 있던 수퍼드러그에 들려서 염색약도 샀다. 뿌리부분이 ..

후기/워홀 2024.11.12

24년 11월 여섯 번째 일기 (11.09~11.10)_주말은 쉬는 거...아님

11.09.토 [워홀+102]_한 거 없이 바쁜 것 같잖아  아침엔 간만에 수영이랑 통화를 했다. 왠일로 오늘은 제법 말할 때마다 공감도 잘해주는 녀석. 저번 주 봉사활동에 나갔단 얘기를 했더니, 그 정도면 그래도 여유가 생긴 거라며. 2년 잘 버티다 올 수 있을 것 같아 걱정을 덜 수 있을 것 같단다. 껄껄 얘가 그런 말 하는 날도 있고 참.  점심 겸 저녘은 라이스페이퍼로 떡볶이를 해먹었다. 옛날에 은진이가 다이어터용이라고 이렇게 해줬었는데. 나는 두부며 라면이며 남는 재료 몽땅 넣어다 만들었다. 그런데 내가 한 건 너무 맛이 없었다. 도저히 못 먹겠어서 반 정도 먹다 포기했다.  어떻게든 장 보는 거 미루려고 했는데, 너무 집에만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야채도 다 떨어져서 세인즈버리에 다녀왔다. 그..

후기/워홀 2024.11.12

24년 11월 다섯 번째 일기 (11.08)_바쁘지만 런던의 가을을 느껴보아요

11.08.금 [워홀+101]_ 다들 그렇게 바쁜 날 있잖아요  오늘은 풀 근무에 촬영까지 있는 날. 일찍 나온다고 나왔는데 살짝 지각 할 뻔. 지나가면서 우리 씨앗이들 잘 자라고 있나 봤는데 비둘기 밥 되고 있네...  모바일 카드 쓰는 거 습관되서, 교통카드로 찍어야 하는 걸 깜빡했네. 하튼 줘도 못 쓰지 정말. 그래도 이번 외부촬영지는 지난 번 이랑 멀지 않은, 코벤트 근처에서 조금 더 떨어진 곳이다.    트라팔가 광장 · Trafalgar Sq, London WC2N 5DS 영국★★★★★ · 대광장www.google.com  런던의 가을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는 세인트 제임스 파크. 입구는 가드 메모리얼이 있었다. 저 멀리 런던아이도 보이고 영국 느낌 물씬 나는구만. Guards Memori..

후기/워홀 2024.11.11

24년 11월 네 번째 일기 (11.07)_ 영국 워홀 100일 째

11.07.목 [워홀+100]_ 100일생 워홀러가 느낀 영국 이야기  안녕하세요, 오늘은 영국 워홀 100일째를 기념하여 제가 느낀 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자 합니다. 영국이란 나라를 잘 안다고 하기엔 다소 짧은 시간이지만, 그래서 오히려 더 현지에서 오래 산 분들보다 객관적으로 말할 수도 있겠네요. 영국에서 워홀, 유학, 이민 등을 통해 새 삶을 고민하시는 분들에게 이 글이 작은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이고 부족한 의견이지만, 어쩌면 공감하시는 분들도 계실 거라 생각하면서 제가 느낀 영국의 특징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영국 특징1. '개인' 그 자체로 존중 받는 곳  신사의 나라로 알려진 영국. 그만큼 사람들의 매너도 좋습니다. 길에서 부딪히거나 진로를 방해하게 되면 잘못이 없는 사람..

후기/워홀 2024.11.10

24년 11월 세 번째 일기 (11.05~11.06)_ 쥐가 무섭고 싫어요 정말

11.05.화 [워홀+98]_ 영국, 좋은걸까? 얼마 전 옆 방 파딘에게 쥐가 옷을 갉아먹었단 얘기를 들었다. 그 이후로 방에서 부시럭대는 소리가 들리거나 원인 모를 구멍이 보이면 극도로 긴장하게 된다. 아침엔 정말 우울증 환자처럼 아무 것도 하기 싫었다. 밥 먹는 것도 귀찮아서 빵 하나로 두 끼를 때울 정도로. 휴대폰 보는 것 마저 귀찮아서 그냥 누워있었다. 진짜 출근하기 싫었는데 그래도 일을 하니 좀 기분이 나아졌다. 몸을 움직여서 그런 건지 아니면 이젠 큰 실수 없이 해낼 만큼 성장한 모습을 봐서 그런가. 근데 식당만 가면 목이 아프다. 독한 소독제들 때문인지 캔들라이트의 유독가스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어쨋든 조심해야할 것 같다.  사장님이 일하다가 대뜸 영국이 좋냐고 물어보셨다. 그리고 이 질문..

후기/워홀 2024.11.08

24년 11월 두 번째 일기 (11.04)_ 뮤지컬 레미제라블 후기

11.04.월 [워홀+97]_les 'Miserable'   밥을 먹다가 밥맛이 뚝 떨어져 강제 다이어트를 했다. 라면 끓여서 먹는데 사갈이 주방으로 올라왔다. 오랜만이라 반갑게 인사를 건넸더니 시큰둥했다. 파힐도 그렇고 둘다 요즘 표정이 안좋길래 무슨 일 있나 물어보니, 파힐이 나한테 화가 났단다. 내가 내 냉동실 칸에 있던 본인 파라타를 꺼내놓고 못 먹게 만들어서.  우리 플랫의 공용 공간은 방 별로 칸이 나뉘어져 있다. 화장실도 그렇고, 주방에 수납함이나 냉장고도 마찬가지다. 얼마 전부터 냉동실 칸에 자꾸만 내가 모르는 물건이 놓아져 있었다. 그게 생닭이나 생선 같은 것들이라 꽤나 불쾌했고, 며칠 간 참다 못해 싱크대로 빼 버렸다. 친절하게 단카방에 물건 뺀다 내 칸 좀 내가 쓰자고 말까지 해줬는 ..

후기/워홀 2024.11.05

24년 11월 첫 번째 일기 (11.01~11.03)_타지에서 우울함 극복해내기

11.01.금 [워홀+94]_ What am i supposed to do 성당을 본격적으로 다녀보면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유럽문화의 근간을 이루는 천주교를 경험해보고 싶기도 하고. 본토에서 지내는 예배는 어떠려나 궁금하기도 하고. 세례명 같은 것도 받아보고 싶고. 의자 밑에 목이 있길래 발 올려두는 곳인 줄 알았는데, 저번에 보니 무릎 꿇고 기도할 수 있도록 쿠션같은 걸 해 놓은 곳이었다. 발 올려 놨던 거 미안하네 히히. 이젠 여기도 오래 못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대리석이라 그런지 확실히 조금 춥게 느껴진달까? 그래도 갈 데 여기밖에 없는데... 이러다 자면 의 네로처럼 얼어죽겠지? 루벤스의 그림을 보다 죽은 그 불쌍한 소년이 생각나네. 자꾸만 동화 속 춥고 가련한 등장인물들이 생각..

후기/워홀 2024.11.04

24년 10월 마지막 일기 (10.30~10.31)_ 시월에 어느 멋진 날에

10.30.수 [워홀+92]_ 자꾸만 우울이 투굴이 모드 중   출근 전에 시간이 잠깐 남았다. 그냥 가긴 아쉬워서 근처를 둘러보다가 발견한 대성당. 아무도 없는 조용한 성당에 우두커니 앉아있으면 마음이 편해졌다. 내 아지트 발견이네, 자주 와야겠다. 요즘은 참 많은 생각이 든다. 근데 다 좋지 않은 생각들. 뭐가 이렇게 서글프고 아쉬울까 나는. 하루하루 불만만 늘어간다. 한국 가면 또 이 시간들을 그리워 할 거면서.   마침내 얼레벌레 한 달 반 만에 계약서를 썼다. 누군가가 내가 하는 일에서 부족함을 뚜렷히 보듯이, 나도 계약 과정에서 모자람이 눈에 띄게 보였다. 역시 각자 하던 일에 따라 보이는 게 다르구나. 물론 그런 점은 입장 상 언급하지 못했다.   그리고 정말 하나도 기쁘지 않았다. 오히려 ..

후기/워홀 2024.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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