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워홀

25년 3월 네 번 째 일기 (03.06~03.09)_ 다시 일상으로

킹쓔 2025. 3. 10.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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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6.목 [워홀+219]_ 정리하고 일 하고

 

 짐을 싸는 것도 일 인데, 짐을 푸는 것도 일이다. 거의 1년 치 살림을 제대로 준비해온 나. 아무리 넣고 정리해도 끝이 없었다. 짐 정리만 꼬박 이틀이 걸렸던 거 실화냐고...

덕분에 가득 찬 서랍장 안

 

든든해진 내 캐비넷

 

밥 먹었는데 사장님이 밥 또 주심 쿄쿄.

 오후에는 촬영을 나갔다. 진짜 너무 졸려서 누가 안 일어나면 때려 죽인다고 해도 잘 심산이었는데,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어쩔 수 가 없었다. 다행히 날씨도 너무 좋고, 촬영지가 공원이라 봄 기운 가득한 런던을 즐길 수 있었다. 

촬영 후엔 업무미팅

 오늘은 먹을 복이 터진 날이었는지, 계속 끼니를 연달아 곱절로 먹게 됐다. 점심은 테스코에서 간단하게 끼니를 떼웠는데, 사장님이 식사를 제공해주셔서 또 먹고. 저녘도 간단하게 냉장고에 남아있던 걸로 끼니를 떼웠는데, 밤에 아란이 같이 밥 먹자고 메인부터 후식까지 넉넉히 챙겨줬다. 런던 컴백기념으로 먹을 복 터지는 구만.

윗집 아란이 만들어준 연어스테이크와 레몬케이크


03.07.금 [워홀+220]_ 간만에 일터로

 

 요즘은 런던의 날씨가 너무 좋다. 아침에 일찍 일어난 김에 신발도 빨고 발 매트도 빨아서 햇볕에 널어두었다. 그리고 또 엄청 졸다가 언니랑 차 한잔하러 왔다. 심부름을 해준 게 고마웠는지 꼭 차를 마시고 싶다는 그녀. 안 그래도 되는데 참, 하하. 

언니야가 사준 머핀과 티

 만나서는 진짜 내 얘기만 잔뜩 한 것 같다. 제법 언니가 편해졌는지 나도 속 얘기를 자꾸만 꺼내게 됐다. 직장이라면 칼 같이 선을 긋던 나인데, 외로운 외국 생활이 사람을 이렇게 바뀌게 하는 건가.

돌아오는 길에 본 청년

 언니랑 헤어지고는 바로 출근을 했다. 오랜만에 일 하는 거기도 하고, 시차 때문에 몽롱해서 실수 할 까봐 잔뜩 긴장했는데- 그럭저럭 잘 해냈다. 

내가 찍었지만 참 잘 찍은 김치 사진


03.08.토 [워홀+221]_ 주말에도...일을 합시다

 

귀염둥이가 준 반찬과 함께한 아침상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쌓여있는 과제 때문에 마음이 편치 못했다. 밀린 업무도 해야 하고, 밀린 집안일도 해야 돼서 아침부터 좀 서두르게 되었다. 그래도 그 와중에 미역국도 해서, 아침은 끼깔 나게 잘 챙겨 먹었다.

싱그러운 런던의 봄

 

미룽씨와 미진씨가 준 간식 꾸러미

 일을 해서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런 건지, 뒤바뀐 시차 때문에 몸에 에너지가 필요했던 건지, 자꾸만 단 게 땡겼다. 그래서 친구들한테 받은 디저트 탈탈 털어먹었지롱 호호. 먹으면서 김라피씨에게 이것이 K-디저트다 자랑도 잔뜩하고. 

본인은 사발로 마시면서 남의 컵은 닦아주는 사람

 성임이가 준 컵도 꺼냈다. 런던에서 서울 컵 쓰니 기분 좀 요상하잖아 호호. 영국에서 자주 쓰는 보라색이 들어가 있어서 일까. 뭔가 런던과 서울의 중간에 있는 나 같아서 더 정감가기도 하고. 


03.09.일 [워홀+222]_ 잠만보의 일상

 

제법 요리가 는 김라피씨

 사장님이 시차 적응 하는데 일주일은 걸린다는데, 내가 그런 모양이다. 자꾸만 잠이 온다. 오전에 밀린 일을 어느 정도 마쳤다. 긴장이 풀려서인지 계속 잠만 자게 됐다. 보통 네 다섯시간만 자면 충분했는데, 요즘은 거의 틈만 나면 자는 것 같다. 낮잠은 세네 시간 잤는데도 밤에 또 여섯 일곱 시간 동안 자게 된다. 

타투이스트를 꿈꾸는 김라피씨

 원래는 내가 늘 라피가 일어나기를 기다렸는데, 요즘은 라피가 내가 깨어나길 기다린다. 취직 스트레스로 탈모까지 생긴 그는 부쩍 더 마음의 여유가 없어졌다. 우리집에 오면 너무 편해서 게을러진다며 집으로 돌아간 그.

 

 그치만 그가 가고 나서도 저는 또 잤습니다... 대체 몇 시간을 자야 이 피로가 회복될까. 함부로 몸을 혹사시키면 그 댓가가 엄청 나다는 걸 깨닫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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