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워홀

26년 3월 첫 번째 일기 (03.01~03.08)_ 춘다사다 (春多事多)

킹쓔 2026. 3. 9.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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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1.일 [워홀+579]_ 그저 그런 삼일절

 

건강한 샐러드와 마음에 건강을 줄 너겟

 오늘은 오랜만에 토마토로 샐러드를 만들었다. 하도 요즘 주변에 아픈 사람들이 늘어서 건강을 챙겨보는 척 했달까. 그리고 처음으로 냄비에 튀김을 튀겨봤다. 올리브영 세일 쿠폰을 받다가 삼일절이라는 걸 깨달았다. 영국에 있다 보니 정말 남의 나라 일처럼 느껴지네. 


03.02.월 [워홀+580]_ 어리기만 한 줄 알았는데

 
 '사정이 있었다.'는 라피의 말은 늘 핑계처럼 느껴지곤 했지만, 이번엔 조금 달랐다. 그의 크고 작은 위기를 몇 번이고 곁에서 지켜봤지만, 유례가 없을 정도로 이번 건은 꽤 묵직했다. 
 
 그래도 그는 강한 사람이었다. 나였으면 막막함에 울고 불고 난리를 쳤을텐데. 덜덜 손을 떨면서도 의연하게 "I will figure it out."을 외치고 해결책부터 모색했다. 누워서 징징댈 줄 만 알았는데, 이럴 때 보면 참 난 놈일세.


03.03.화 [워홀+581]_ 귀인을 만났군요

 

 얼마 전 언어 교환 모임에서 마케팅쪽에서 일하는 사람을 만났다. 가볍게 커피 한 잔 하면서 구직에 관한 조언을 구했는데,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 그동안의 접근법이 왜 통하지 않았는지 알 수 있었고, 막연하게만 느껴졌던 문제점들이 명확히 보였다. 더불어 해결점도 찾고 말이다. 

안경 없어서 카메라로 급하게 키워보는 메뉴판

  주변에 도움을 요청할 때마다 괜찮다는 말 외에 별 다른 소득을 얻지 못해서 안타까웠는데, 실질적인 도움을 얻을 수 있어서 좋았다. 더불어 시간이 정말 남지 않았다는 것도 피부로 와 닿게 느껴졌다. 90일 안에 나는 어떤 결과를 낼 수 있을까? 


03.04.수 [워홀+582]_ 쉰 거 맞나 이거

 

 혹시 잡히게 될 면접도 중요했지만, 당장 스폰 제공을 명시하는 공고에 지원하는 것도 중요해보였다. 그거 좀 하고 청소하고 린이랑통화하다보니 새벽 1시가 다 되어버렸다. 일 안하고 쉬긴 쉬었는데 쉰 거 같지 않은 이 기분.


03.05.목 [워홀+583]_ 빡센 마감

 

 요즘은 마감이 너무 힘들다. 연차 소진 기간이라 할 일은 많은데 사람이 너무 없다. 보통 평일 마감이면 열 시 쯤 끝났는데, 요즘은 집 오면 열 한시가 넘는다. 조금이라도 면접 준비를 하려고 했는데, 너무 피곤해서 정신을 잃듯이 쓰러져 자버렸다. 

주인을 닮아 너덜해져가는 키보드


03.06.금 [워홀+584]_ 많이 배운 두 번 째 면접

 

 지난 번엔 비디오가 문제더니, 이번엔 마이크가 문제였다. 계속 화면만 보이고 목소리는 안 들린다고 해서 결국 그냥 전화 통화로 인터뷰를 봤다. 사실 이번 면접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정말 찐 영국인이- 그것도 현업 종사자가 바로 면접을 볼 줄을 몰랐다. (대개 초기 인터뷰는 HR팀에서 캐주얼 하게 이루어지는 편이다.)  

** 킹쓔's 워홀 꿀팁: F&B 기업 면접 사례 [약 15분_영어, 전화]
(2월 말 서류 지원> 3월 초 연락 > 4일 후 1차 인터뷰 > 3일 후 결과 통보 예정) 

Q. 자기소개 : 10년차 전략형 마케터, 다양한 인더스트리에서 브랜딩을 통해 성과를 냈다. 여기서도 잘 하고 싶다. 

Q. 그동안 해봤던 마케팅 경험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A. 이전 마케팅 사례 1 (문제- 타깃 한정/ 방법- 브랜드 리포지셔닝, 채널 다각화/ 결과- 인스타그램 조회수, 팔로워 상승, 매출 상승)

Q. 한정된 예산으로 마케팅 성과를 내 본 경험이 있는가? 제대로 답 못함. 구글 애드센스 매니징 해 본 것 얘기 했어야 함. 

Q. 현재 비자 상태 / 희망 연봉 / 거주지 / 출근 기간 가능 여부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질문 : 올 해 마케팅 목표 중 우선 순위가 무엇인가? 틱톡 챌린지 제안

 인터뷰어는 영국인답게 날씨에 관한 스몰토크가 오갔고, 인터뷰 내내 늘 정중하고 예의 발랐다. 조금 더 준비 했으면 더 만족스러웠을텐데. 그동안 피운 게으름이 살짝 후회스러웠다. 그래도 실질적으로 직무 관련 질문이나 오고갔고, 완벽한 영어는 아니었지만 답변을 마쳤다는 데서 전보단 뿌듯했다. 보기 전엔 그렇게 졸렸는데 끝나고 나서도 긴장이 안 풀려 눈이 말똥말똥했다. 

면접 보느라 고생한 나를 위한 특별식: 게일즈 스콘, 이스터버니 몰티져스


 피로는 근무를 시작하면서 몰려왔다. 커피를 살짝 마셨는데도 계속 졸렸다. 그 와중에 손님은 많아서 정신 없이 일하고 있었는데, 옆에 있던 료코상이 귓속말로 계속 뭔가를 일러주었다. 못알아듣고 그렇냐고 계속 말하고 넘기고 있었는데, 이를 눈치 채고 친절하게 반복 설명해주는 따뜻한 그녀. 

 

 손님으로 온 남자가 유명 유튜버처럼 보인다는 것이었다. 안경도 안끼고 있어서 몰랐는데 다시 보니 정말 그 사람이었다. 컨텐츠처럼 유쾌하고 친절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차가운 느낌이라 아쉬웠다. 영어로 말을 했다가 한국어로 말했는데도 여전히 무미건조한 반응이라 조금 민망했다. 역시 연예인이나 유튜버나 유명인들은 화면 속 모습과 실제 모습은 조금 다른 것 같다.   


03.07.토 [워홀+585]_ 길다 길어

 

잠깐 사이에 세 정거장 지나 내려주는 버스

 도대체 그 놈의 공사는 언제 끝날런지. 도보 공사때문에 몇 주째 버스 정류장 운행이 중단되서, 출퇴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뭐 급한 대로 다른 정거장에 갔는데, 원래 타야할 버스가 아니라 평상 시에 자주타던 버스를 타버렸다. 결국 10분 정도 지각을 했다. 매 번 일찍 나오다가 오늘 딱 10분 늦게 나왔는데. 아침 먹지 말고 그냥 일찍 나올 걸.  

캘빈이 도전한 코리안 치킨

 어쩌다보니 점심은 캘빈이랑 같이 밥을 먹었다. 늘 내 도시락 메뉴를 궁금해하던 그는 요리에 관심이 많은 듯 하다. 요리할 때 고추장을 자주 사용하냐고 묻더니, 자기는 고추장을 사용해서 코리안 스타일 치킨을 만든다고 했다. Authentic Korean으로써 감별해주겠다며 먹어봤는데 시장 닭강정 맛이났다. 로컬 맛이 난다니까 뿌듯해하는 녀석, 귀엽구만.  

너무 힘들어서 겨우 찍은 랩

 

 

Checkpoint German Doner and Fries · 87 Dean St, London W1D 3SS 영국

★★★★★ · 패스트푸드점

www.google.com

 저녘은 자키가 추천해준 케밥을 사러갔다. 그렇게 먼 곳은 아니었는데 너무 피곤해서 그런지 아주 멀게 느껴졌다. 그리고 맛도 생각보다 그냥 그랬다. 자키에게 말했더니 No.1 메뉴를 먹었어야 맛있었을 거라고 안타까워했다. 센트럴이라 그런가 가격은 비싼데 건강하고 담백한 맛이었다. 예전에 사장님이 사주셨던 터키케밥집이나 라피랑 새벽에 갔던 케밥이 더 맛있는 것 같다. 


03.08.일 [워홀+586]_ 딱히 뭘 많이 하는 건 없는데, 정신도 많이 없구요

 

 얼마 전에 상이가 결혼식 올 거냐고 물어보길래 뭔 말인가 했는데, 오늘이 바로 그 결혼식 날이었다. 늘 나를 응원해주고 따뜻하게 보살펴주던 화의 결혼식날이었는데. 최근 바쁜 일정때문에 정말 깜빡하고 있었다. 배은망덕한 내 자신을 탓하며 부랴부랴 연락을 했는데, 다행히 예전에 잘 뿌려놓은 씨앗들이 있어서 서운하지 않게 넘어간 것 같다. 

 

 요즘은 정말 잠을 못잔다. 몸은 피곤한데 잠은 계속 못자서 계속 피로가 누적되는 느낌이다. 알러지약을 먹으면 푹 자는 대신 몸이 너무 건조해진다. 비자 문제 때문에 쉬어도 쉬는 것 같지가 않다. 오늘은 점장이 이제 그만 일어나라고 성질 내는 꿈까지 꾸면서 잠에서 깨기도 했다. 정말 하다하다 이런 꿈까지 꾸는 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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