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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영국워홀 11

25년 2월 일곱 번 째 일기 (02.19~02.23)_ 오늘 하늘은 맑음

02.19.수 [워홀+204]_ 서울의 하늘은 맑나요?  오늘 서울은 그렇게 맑다고 하는데, 볼 수 없네 안타까워라. 가끔 런던 하늘도 제법 맑지만 고국의 쨍-한 햇살이 그리운 것도 사실이다.   먹을 거 없어서 티엔티엔에 갔는데 세일하는 게 많아서 좋았다. 너구리도 세일하고 비비고도 세일하고. 밀키스도 했다. 그건 안 샀지만. 아무튼 무슨 한류, 코리안 웨이브 세일 프로모션 중이란다. 그래 한국 최고다.   오늘은 주방 스텝 중 한 명인 우메시 생파를 했다. 휴 다이어트 해야되는데 계속 케이크 먹지 으휴.   오후엔 사장님께 새로운 업무를 제안드렸다. 먹고 살길이 급해서 일단 질러 놓긴 했는데, 정말 잘 할 수 있을 지 걱정이 되었다. 정말 거의 맨 땅에 헤딩 수준이니까. 하기사 뭐 늘 완벽하게 잘 갖..

일상 2025.02.24

25년 1월 여섯 번째 일기 (01.24~01.26)_ 쏜 살같이 지나가는 주말

01.24.금 [워홀+178]_불금은 아닌 편금  역시 사람은 일을 해야 된다. 말라비틀어져가는 지갑사정에도 굶어 죽지 않고 있는 건, 식당에서 조금씩 먹을 걸 얻어오기때문이다. 일을 안 나가니까 금요일도 주말처럼 느껴졌다. 그동안 밀린 일기도 쓰고, 심지 생일 축하도 했다. 시험 끝나고 일찍 온다던 라피는 한참을 연락이 없었다. 아침부터 전화도 안 받길래 혹시 계속 자고 있는 걸까 걱정했는데, 그냥 폰을 두고 간 거였다. 게다가 컨닝 혐의를 받아서 해명하느라 정신 없었다고. 그의 캠퍼스 라이프 버라이어티하구만. 01.25.토 [워홀+179]_ 밖으로 나가 노올자   분명 아침에 일찍 일어났는데 시계를 보니 세시가 다 되어갔다. 영국의 겨울은 일몰이 빨라서 하루가 더 짧게 느껴지는 기분. 이대로는 아쉽겠..

일상 2025.01.27

24년 11월 열 세 번째 일기 (11.18)_ 광명이 비추는 날을 기다리며

11.18.월 [워홀+111]_ 언제쯤 울지 않게 될까  이제 혼자서 오픈 근무도 문제 없지롱! 그래도 락스는 아직 힘들다. 찬물로 바꿨는데도 청소할 때 마다 목 아픈 건 여전하다.  근무가 끝나고 사장님과 커피타임을 가졌다. 다행히 권고 사직은 아니었다 깔깔. 그냥 근무 한 지 두 달 정도 되면 커피 한 잔 하면서 대화를 나누는 사장님만의 면담 방식이었다. 그래서 불편한 부분들도 얘기하고 조율할 부분에 대해선 더 대화를 나눴다.   영국에서 자란 분이라 그런가 확실히 내가 아는 한국사장님들과는 좀 다른 분 같다. 과한 감정 표현은 자제하고 점잖게 행동하시되, 명확하게 표현하는. 그래서 사실 말만 한인잡이지, 직접 느끼는 세계는 한국과는 조금 다른 것 같다고 할까?  아무튼 사장님은 는 조언을 해주셨다...

일상 2024.11.19

24년 11월 세 번째 일기 (11.05~11.06)_ 쥐가 무섭고 싫어요 정말

11.05.화 [워홀+98]_ 영국, 좋은걸까? 얼마 전 옆 방 파딘에게 쥐가 옷을 갉아먹었단 얘기를 들었다. 그 이후로 방에서 부시럭대는 소리가 들리거나 원인 모를 구멍이 보이면 극도로 긴장하게 된다. 아침엔 정말 우울증 환자처럼 아무 것도 하기 싫었다. 밥 먹는 것도 귀찮아서 빵 하나로 두 끼를 때울 정도로. 휴대폰 보는 것 마저 귀찮아서 그냥 누워있었다. 진짜 출근하기 싫었는데 그래도 일을 하니 좀 기분이 나아졌다. 몸을 움직여서 그런 건지 아니면 이젠 큰 실수 없이 해낼 만큼 성장한 모습을 봐서 그런가. 근데 식당만 가면 목이 아프다. 독한 소독제들 때문인지 캔들라이트의 유독가스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어쨋든 조심해야할 것 같다.  사장님이 일하다가 대뜸 영국이 좋냐고 물어보셨다. 그리고 이 질문..

일상 2024.11.08

24년 10월 세 번째 일기 (10.06~10.08)_혼자서도 잘 해보려고요.

10.06.일 [워홀+68]_네, 저는 지금 노력 중입니다.  며칠 째 미뤄두던 인스타 활성화 방안을 작성했다. 일어나자마자 책상에 앉아서 시작했는데, 금세 3시간이 금방 갔다. 문득 옛날 생각이 났다. 대학생 때 공모전을 준비하던 그 열정 넘치던 젊은 시절의 내가. 너무 오랜만이라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완전 사라져버린 줄 알았던 감도 남아있고, 꽤 오랜시간 집중할 수 있을 만큼의 에너지도 있었다. 아직 살아있네. 잠깐 쉴 겸 점심을 먹으러 주방에 올라갔다가, 또 사갈 덕에 기분이 상한 채 돌아왔다. 파힐과 둘이 밥을 먹으며 끼기덕대는 그들 사이로 괜한 소외감이 느껴졌다. 대화하는 데 별 어려움 없던 윤이 한국으로 돌아가고 나서였을까? 더욱 더 작아지는 느낌이었다.  발단은 식사를 마친 사갈이 내 친구들..

일상 2024.10.09

24년 9월 다섯 번째 일기 (09.08~09.09)_ 조그만 구멍이 난 것 같은 시간들

09.08.일 [워홀+41]_ 특별할 것 없는 주말의 끝 오늘은 꼭 오븐을 사용해서 요리를 해보겠다고 결심했다. 그러나 이 시간 이후로 다시는 오븐을 사용하지 말자고 다짐했다. 불 켜는데 스위치 못 찾아서 해매고, 엉뚱한 곳에 불 키고. 꺼야 될 때는 또 불이 안 꺼져서 한 참을 헤맸다.  요리하는 내내 헨젤과 그레텔 속 마녀가 된 기분이었다. 꺼지지 않는 불 앞에서 땀이나 뻘뻘 흘렸고, 요리 후엔 기름 범벅인 오븐 치우느라 난리 부르스였으니까. 이 정도면 사서 고생 맞네. 그렇다고 맛도 빼어나게 좋았던 것도 아니니 당분간은 우리 안녕이다.    런던의 날씨는 희한하다. 한 쪽에서는 비가 부슬거리고 다른 한쪽에서는 해가 반짝 거린다. 비 온 뒤에 무지개 뜬다더니, 여기 와서 처음 보는데 참 예쁘네.  저..

일상 2024.09.10

24년 9월 첫 번째 일기 (09.01~09.02)_ 시간은 덧없이 흐르고

09.01.일 [워홀+33]_ 벌써 9월이라니  요즘 줄곧 집에만 있는 것 같아 설렁설렁 나와봤다. 요즘 계속 플메들한테 얻어 먹는 바람에 나도 뭔가를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 그래서 일요일마다 열리는 콜롬비아 꽃시장으로 나갔다. Columbia Road Flower Market · Columbia Rd, London E2 7RG 영국★★★★★ · 꽃 시장www.google.com           미루고 미뤄보던 생초콜렛 사먹기. 그냥 구경만 하러 들어갔다 시식 먹고 바로 샀거든요. 완전 로이스랑은 천지차이였다. 입에서 살살 녹는맛. 주인분도 너무 세련된 모습에 멋진 영어를 구사하셨다.  Dark Sugars · 141 Brick Ln, Bethnal Green, London E1 6SB 영국★★★..

일상 2024.09.03

24년 8월 열 여섯 번째 일기 (08.29~08.31)_ 영국살이 한 달 째

08.29.목 [워홀+30]_ 쉬어가는 하루  어제까지 너무 바쁜 일상들을 보낸 터라 오늘은 살짝 쉬고 싶었다. 청소도 좀 하면서. 방문도 반 자동으로 바뀌고- 좀 뒹굴거리다보니 밥 먹을 때가 되서 세인즈버리로 가던 중 쿠말이랑 마주쳤다. 뭐 사러 가녜서 닭 사러 간다고 했더니 자기 닭 있다고 그거 먹재서 알았다고 했다. 쿠말도 뭐 요리를 엄청 잘 하는 건 아닌 듯 하다. 밥은 주로 파힐이 하니까. 그래도 요리를 좋아하는 그가 향신료를 잘 갖춰놓은 덕에 그거 몇 개 써서 제법 그럴 듯한 치킨 요리를 해냈다. 밥을 하고 있는데 앞방에 쇼분이 와서 소고기로 비리아니를 했다. 그가 압력밥솥으로 요리를 할 때 마다 어렸을 적 살던 한국으로 돌아간 것 같아 반갑다. 사실 난 닭다리 하나면 됬는데 쿠말이 네 개를 ..

일상 2024.09.01

24년 8월 열 두번째 일기 (08.21~08.22)_ 알차게 보내려는 런던백수

08.21.수 [워홀+22] _알차게 하루 보내기  생각보다 별로였던 납작 복숭아는 의외로 후숙이 되니 맛있었다. 하지만 이게 마지막이었다. 이 날 이후로 세인즈버리에 들어오지 않는 납복...  어떻게 이 하루를 알차게 보내야하나... 정녕 어떤 카페도 나에게 연락을 주지 않는 것인가...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수 만은 없지. 밖으로 나가자 싶어서 폰 하나 덜렁 들고 나왔다.  우연히 보이는 가게에 들어갔는데, TK.MARKS라고 유명한 소매점이었다. 주로 브랜드 의류와 잡화류를 싸 파는 데 화장품이랑 식품도 가끔 판다. 운동화나 옷 같은 거 사고 싶은 게 많았는데, 꼭 필요한거라기보다 그냥 맘에 드는 것들이 많아서 내려놓았다. 나 아직 백수자농... TK Maxx · 33-35 Gracechurch S..

일상 2024.08.24

24년 8월 열 한 번째 일기 (08.19~08.20)_ 런던에서 보내는 백수의 삶

08.19.월 [워홀+20]_ 내 마음에도 꽃이 피었네  사실 이제 슬슬 런던에서 엥간히 유명한 데는 다 가봤고, 구태여 막 움직이고 싶었던 건 아닌데.너무 집에만 있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어서 밖을 나섰다. 아무도 뭐라고 하는 사람은 없지만 할 일 없는 백수처럼 보이긴 싫어서요.  전부터 미뤄왔던 서쪽 탐험을 떠나볼까나, 리젠트파크나 프림로즈힐은 너무 멀어서 계속 미뤘는데. 이럴 때 아니면 언제 가보겠나 싶어서 그 쪽으로 걸어봤다. 두 시간 정도 걸린대서 걍 쉬엄쉬엄 가보잔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겨봤다.  한 시간 정도는 노래도 재밌고 풍경 보는 것도 재밌었다. 버스로 지나가던 길을 찬찬히 살펴보며 지리를 익히는 느낌도 좋았고. 근데 좀 지나니까 슬슬 지루해질 무렵, 킹스크로스를 만났다. 입국 후 첫 거..

일상 2024.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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