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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홀러 일상 18

25년 2월 일곱 번 째 일기 (02.19~02.23)_ 오늘 하늘은 맑음

02.19.수 [워홀+204]_ 서울의 하늘은 맑나요?  오늘 서울은 그렇게 맑다고 하는데, 볼 수 없네 안타까워라. 가끔 런던 하늘도 제법 맑지만 고국의 쨍-한 햇살이 그리운 것도 사실이다.   먹을 거 없어서 티엔티엔에 갔는데 세일하는 게 많아서 좋았다. 너구리도 세일하고 비비고도 세일하고. 밀키스도 했다. 그건 안 샀지만. 아무튼 무슨 한류, 코리안 웨이브 세일 프로모션 중이란다. 그래 한국 최고다.   오늘은 주방 스텝 중 한 명인 우메시 생파를 했다. 휴 다이어트 해야되는데 계속 케이크 먹지 으휴.   오후엔 사장님께 새로운 업무를 제안드렸다. 먹고 살길이 급해서 일단 질러 놓긴 했는데, 정말 잘 할 수 있을 지 걱정이 되었다. 정말 거의 맨 땅에 헤딩 수준이니까. 하기사 뭐 늘 완벽하게 잘 갖..

일상 2025.02.24

25년 2월 네 번째 일기 (02.12~02.14)_소소한 런던에서의 일상

02.12.수 [워홀+197]_ 제법 익숙해져가는 런던  새벽같이 일어나서 운동화를 빨았다. 새 집으로 이사 오고 나니 여러 가지로 편한 생활을 누리게 됐는데, 그 중 하나가 빨래다. 세탁기도 두 개고, 화장실도 여유롭게 써서 각종 손 빨래도 쌉가능이다.  은행 비밀번호를 5회 이상 틀려버렸다. 이거 복구하려면 영사관 방문해야 된다는데, 망했지 뭐. 왠일인지 본인인증도 안 되서 참 난감한 상황이다. 나 정말로 외국에 있구나.  그렇다. 나는 런던에 있다. 이따금씩 그래피티로 가득한 길을 걸을 때 마다 내가 있는 곳이 런던임을 실감하게 된다. 많은 아티스트들의 성지, 파리와는 다른 느낌으로 예술의 혼이 흐르는 이 도시. 가난한 이마저 낭만이란 이름으로 포장해버리는 유럽의 도시.  대부분의 거리가 모던한 건..

일상 2025.02.16

25년 2월 세 번째 일기 (02.05~02.11)_일상으로 돌아가는 중

02.05.수 [워홀+190]_맘대로 아프지도 못하지  아침 8시. 체온계가 다시 배달되었단 연락을 받았다. 겉옷도 안 입고 내려갔는데 역시나 없었다. 우리집은 우드도어인데 회색문 앞에 두고 갔단 얘기를 듣고 인근을 다 뒤졌다. 역시나 없었다. 장난하냐구요... 하- 이제 아픈 거 다 나아서 체온계 필요 없을 정도다. 아이구 속 터져.    다행히 몸이 많이 괜찮아져서 출근을 무리 없이 할 수 있었다. 물론 퇴근할 때 쯤 엔 목이 완전히 가버려서 목소리가 아예 나오지 않았다. 그래도 열이 없다는 것 만으로 살 만했다. 1인 가장은 맘대로 아프지도 못하네.  브레이크땐 동료와 함께 집에 잠깐 들렀다. 차 한잔 같이 하고 싶다는 그녀의 제안은 참 고마웠지만, 그걸 받아들이기엔 돈이 한 푼도 없었다. 그래서 ..

일상 2025.02.11

25년 2월 두 번째 일기 (02.03~02.04)_ 감기로 응급실 가기

02.03.월 [워홀+188]_ 영국 응급실에 가다  아침은 과거의 나에게 감사했다. 이 작은 컵라면을 미리 사둔 것에 대해, Bless you, 수진. 진짜 먹을 게 하나도 없었는데 그 나마 예전에 사둔 이 컵라면 덕에 끼니를 연명할 수 있었다. 냉장고에 남아있던 야채를 몽땅 부어 그럴듯하게 끓여 먹었다.   그래도 뭘 좀 먹고 나니 몸에 기운이 돌았다. 아니 돌지 않는 데도 어쩔 수 없었다. 나는 식료품 점으로 가야했다. 당장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굶어 죽는 건 나니까. 외국에서 혼자 아프다는 건 이런 거구나. 온전히 홀로 이 아픔을 감내해야 하는 것. 사실 근처 한식당에서 파는 뼈다귀 감자탕이 너무 먹고 싶었는데, 돈이 없었다. 월급날이 왜 이렇게 멀게만 느껴지는지. 안 그래도 없는 살림에 신용카드..

일상 2025.02.11

25년 2월 첫 번째 일기 (02.01~02.02)_달콤 쌉싸름한 주말

25.02.01.토 [워홀+186]_ 사랑은 쵸콜렛 같아  라피는 배게 귀퉁이를 베고 누웠다. 하나 밖에 없는 그 배개의 귀퉁이 마저 나눠 베어야만 하는 상황이 참 미안하고 싫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있는 대로 퍼주고 싶은 마음과 그렇지 못한 현실 속에서 씁쓸함이 느껴졌다.  그렇지만 그와 함께 있으면,  씁쓸함조차 달달하게 변할 때가 있다. 마치 달콤 쌉싸름한 쵸콜렛처럼, 이놈의 지지리 궁상 맞은 현실도 낭만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고급 파티쉐의 케이크 대신 냉동 스펀지 케이크를 사 들고 온 그지만, 그게 난 또 참 좋았다. 내가 먹고 싶다던 초코케이크를 기억했다 사오는 이 사람의 마음이 좋았고, 그걸 내가 자유롭게 단 걸 먹을 수 있는 1일날 맞춰 사온 점도 인상 깊었다.  낡은 창틀과 오래된..

일상 2025.02.05

25년 1월 마지막 일기 (01/27~01/31)_돈은 없어도 삶은 알차게

01.27.월 [워홀+181]_  장보고 김볶밥 만들고  쉬어가는 월요일, 따뜻한 햇살 맞으며 바깥 나들이를 했다. 집 근처 조금만 나가도 번화가를 경험한다. 별별 상점이 가득하네. 이게 바로 센트럴 사는 맛인가.   Vue Cinema London - Islington · 36 Parkfield St, London N1 0PS 영국★★★★☆ · 영화관www.google.com 저녘은 김치볶음밥을 해먹었다. 영국에서 김치 구하기는 그렇게 어렵지 않은데, 유독 오늘은 구하기 힘들었다. 얼마 전 갔던 소호에서도 품절이었는데, 여기 오세요에서도 배추김치가 없었다. 설날인 탓인가.  결국 세인즈버리에서 일본회사가 만든 김치를 샀다. 아- 나 종가집이나 씨제이아니면 안 먹는데, 어쩔 수 없지.  Yukata라는 ..

일상 2025.02.02

24년 12월 일곱 번째 일기 (12.27~30)_ 여유로운 연말 마무리

12.27.금 [워홀+150]_새벽부터 일하러 갑니다  아침 다섯시에 첫 차 타고 일하러 가는 나. 좀 멋진데? 꽤 열심히 사는 사람 같잖아. 어제 일찍 잤어야 하는데 또 느적거리다 세 시간 자고 디온네를 떠났다.   생각보다 일찍 도착해서 역에서 피아노도 좀 뚱땅대고, 집 가서 짐도 풀렀다. 근데 대문 열쇠를 깜빡해서 아침부터 애들 다 깨웠다 깔깔.  그렇게 와서 점심, 저녘 풀근무를 했다. 오전엔 조금 힘들었지만 그럭저럭 괜찮았다. 그래도 전 날 잘 잔 덕에 무리 없이 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디너 타임때는 난생 처음으로 현금 팁을 받았다. 돈 많은 할아버지와 핫한 젊은 언니가 와서 이것 저것 많이 물어보길래, 조금 까다로운 손님이라고 생각했다. 식사가 끝나고 계산을 받으러 갔는데, 할아버지가 ..

일상 2025.01.01

24년 12월 세 번째 일기 (12.08~12.10)_ 쉬는 날인데 피곤합니다

12.08.일 [워홀+131]_ 너무 오랜만의 회식  극P인 사장님이 한 달 전부터 예약하신 송년회 겸 회식. 그게 바로 오늘이랍니다. 회사사람들이랑 밥 먹고 이런 거 별로 안 좋아하지만, 멀지 않은 장소고 배고픈 외노자라 쫄래 쫄래 가봤다.   제일 안 쪽 자리 사수하려고 일찍 왔는데, 사람들이 늦게 와서 사장님 옆 자리 당첨. 후후후... 인생이란 그런거죠 뭐... 열심히 챙겨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사장님... 덕분에 잘 먹었습니다.  My Old Place · 88-90 Middlesex St, London E1 7EZ 영국★★★★☆ · 중국 음식점www.google.com  매일 지나가는 리버풀 스트릿인데, 이렇게 밤에 보니 또 새롭네. 밤 하늘의 수 많은 별들을 잡아다 뿌려 놓은 것처럼 반짝이는..

일상 2024.12.11

24년 12월 두 번째 일기 (12.03~12.07)_ 바쁘고 피곤하고 조금 지치고

12.03.화 [워홀+126]_ 주짓수 이즈 마이라잎 오늘은 라이언네 주짓수 가는 길. 그렇게 보고 있었는데 또 눈 뜨이고 코 베였네. 분명 디스트릭트라인을 탔는데. 이거 해머스미스라인이었구만. 넋 놓고 있다가 이상한 곳으로 떨어졌다...이럴 줄 알았으면 아까 내릴걸. 그래도 이젠 잘못 가더라도 당황하지 않는다. 노선도 보고 제법 짱구 잘 굴려서 목적지까지 간다. 영국 지하철은 인터넷이 잘 안 돼서 열차를 타기 전에 늘 노선도를 한번 체크해야 한다.  사실 시작 전에는 기분이 조금 꿀꿀했다. 아까 받은 요상한 속보 탓일까. 21세기를 지나고 20년씩 지났는데도 아직도 계엄령이니 뭐니 하는 걸로 나라를 흔들어 데 다니. 소수의 욕심 때문에 죄 없는 사람들까지 피해보잖아. 환율은 곤두박치고 군대는 긴장하게 ..

일상 2024.12.08

24년 11월 마지막 일기 (11.27~11.30)_ 벌써 이렇게

11.27.수 [워홀+120]_ 하기 싫어도 일단 가 보자  한 거 없이 정신 없는 하루를 보냈다. 너무 일이 가기 싫어서 계속 누워있었는데, 막상 오니까 기분도 상쾌해지고 좋았다. 실수도 좀 덜하고. 그리고 이번 시기는 좀 호르몬의 영향을 덜 받는 것 같다. 덜 피곤하다. 그래도 아킬레스건은 조금씩 붓는다.  그나저나 벌써 영국에 온 지 4개월 차 가 다 되어가는 구만. 시간 참 빠르다 빨라. 11.28.목 [워홀+121]_ 남들이 보기엔 크지만 내가 알기론 작은 것  밥 먹으러 올라왔다 쇼룹을 만났는데, 그렇게 슬리퍼 바람으로 나갔다간 얼어 죽을 거라고 단단히 입고 나가란다. 이것 저것 잔소리해서 좀 싫은데. 이런 오지랖은 좀 고마웠다. 안 그래도 날씨가 궁금했던 참이었다. 창 밖으로 봤을 땐 굉장히..

일상 2024.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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