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25년 1월 첫 번째 일기 (01.01~01.04)_ 새 아침이 밝았습니다

킹쓔 2025. 1. 5.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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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1.수 [워홀+155]_ 25년, 새해 첫 날

 

 떡국은 못 먹었어도 건강하게 먹고 싶어서 차려 본 아침. 간 만에 가지런하게 야채도 손질해두고. 

 밥 다 먹어가는데 쇼분이 갑자기 체중계 가져와서 무게 재 보자고 했다. 절대 안 돼지. 내 몸무게는 탑 시크릿이다. 체중으로 시작해서 갑자기 키 논란 세우며 옹기종기 모인 우리 사랑스러운 이웃들. 이렇게 보내긴 아쉬워서 사진 한 장 찰칵 찍기.


01.02.목 [워홀+156]_ 오랜만에 느낀 한국인의 정

 

 라피가 조심스럽게 건넨 화이트 와인. 새해 이브 날부터 기념으로 한 잔 하쟀는데, 첫 날을 술 취한 채 맞기 싫다고 거절했다. 그런데 사이다는 먹고 싶다고 그거 아니면 안 먹는다고 했더니- 요놈을 가져왔네 껄껄 기특해라. 

 어제 제대로 못 잔 낮잠을 자고 있었는데, 쇼룹이 갑자기 옆 집으로 오라고 전화가 왔다. 우리집 근처에 잘 정돈된 에어비앤비 전용 숙소가 있는데, 거기 한국인이 왔다며 나를 불렀다.

 

 가보니 신혼여행을 온 한국인 부부가 있었다. 오래전에 영국에서 살았다던 남편과 영어가 익숙치 않은 그의 아내와 이야기를 나누며, 오랜만에 같은 문화권 사람과 만나는 공감과 편안함을 느꼈다. 아마 쇼룹은 매일 방글라데시어가 오고는 대화 속에서 내가 느꼈을 외로움을 걱정했었고, 그래서 나를 여기 데려온 거겠지. 조금 고마웠다. 

 

 오는 길은 정이 가득한 한국인답게, 귤과 비타민, 먹을 걸 가득 쥐어주셨다. 사진은 깜빡했는데- 맛있었다. 잘 나눠 먹었습니다. 덕분에 즐거웠어요.


01.03.금 [워홀+157]_ 불금엔 한 잔 해줘야죠

 

 날씨가 영하까지 내려갔다. 밖은 쌀쌀했지만 이번 달 주머니 사정 상 카페에 가기엔 좀 부담됐다. 집에서 가져 간 과자랑 웨이트로즈에서 우유 하나 사서 벤치에 앉았는데,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 

 식사를 마치고는 성당에서 쉬었다. 딱히 종교가 없는 내게도 성당은 공간 자체만으로 편안함을 준다. 매 번 아무도 신경쓰지 않았는데, 오늘은 신부님이 6시에 예배가 있다며 말을 거셨다. 일 만 없으면 사실 미사도 한 번 들어보고 싶은데. 아쉽네.

3분만에 초스피드로 마친 쇼핑

 일이 생각보다 빨리 끝나서 막스앤스펜서로 달려갔다. 버스가 늦게와서 마감 3분을 앞두고 정신없이 쇼핑을 했다. 사이다랑 안주로 먹을 포도랑 이것 저것 사서 왔다.  

 오자마자 라피가 보여줄 거 있다고 방으로 데려갔다. 들어가자마자 피아노 소리가 흘러 나오는데 정말 황홀했다. 짜식- 은근 감각있구만. 잘 정돈된 방에서 한 잔 하니 기분이 좋아졌다. 사실 더 예쁘게 안주상을 차려보고 싶었다. 오랜만에 솜씨 발휘 좀 해보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잘 안됐다. 

 그래서 하다가 손가락이 베였다 껄껄. 어쩐지 자꾸 치즈에 빨간 게 묻더라. 난 토마토인 줄 알았지. 아무튼 라슈랑 라피랑 나눠 먹었는데 별 거 아닌거에 되게 좋아해줘서 기분이 좋았다. 얘들아 근데 너네는 왜 야채는 안 먹니. 


01.04.토 [워홀+158]_짐 정리 중 (1)

 

 앞으로 약 사 나흘이면 이사를 한다. 그래서 오늘은 짐 정리를 했다. 항상 부족하다고 생각했는데 하나 둘 씩 정리 하다보니 그동안 몰랐던 많은 게 있었다. 빨리 해치워서 짐 좀 줄여야지.

 그 중엔 떡볶이도 있었다. 새해 떡국 대신 떡볶이도 먹었다. 한 입씩 먹으면서 주방 사물함을 정리했다. 버릴 건 버리고 챙길 건 챙겼다. 전보다 엄청 뭐가 많네.

 

 음악을 크게 켜고 정리를 하다보니 기분이 좋았다. 요즘 라피랑 계속 붙어있느라 뭘 못했다. 같이 노는 건 재밌지만- 할 일을 거의 못해서 죄책감 비슷한 감정이 들 때가 많다. 그러다 그가 외출해야 할 일이 생기면 묘한 해방감마저 생긴다고나 할까 깔깔. 

 

 어쨋든 새해를 맞아 조금 더 생산적으로 보내려고 노력 중이다. 이사가 끝나면 더 생산적인 사람이 되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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