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워홀

25년 3월 여섯 번 째 일기 (03.15~03.18)_ 결혼식 여행 (몬테네그로 여행)

킹쓔 2025. 3. 22.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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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5.토 [워홀+228]_ 부드바 1_ 결혼식

 

 드디어 대망의 (남의)결혼 여행 첫 날! 처음으로 가는 스텐스테드 국제공항은 생각보다 예쁘고 깔끔했다. 우리는 새벽 두 시에 우버를 타고 공항으로 갔는데, 택시요금은 약 60 파운드 정도로 나왔다. (런던 엔젤 출발, 화이트 채플, 스테프니 그린 경유)

스텐스테드 공항에서 나, 라피, 벵카드, 오르파

몬테네그로 여행 경비 **
(1) [교통] 우버 (런던 시내> 스텐스테드 공항) : 약 £60 
 

런던 스탠스테드 국제공항 · Bassingbourn Rd, Stansted CM24 1QW 영국

★★★☆☆ · 국제 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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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언에어는 오늘도 '라이언 에어'했다. 연착의 대명사답게 약 두 시간 정도 늦게 출발했다. 기내 좌석이 너무 좁아서 비행기가 아니라 버스를 타는 느낌이었다. 그 좁아터진 곳에서도 나는 화장을 해야만 했다. 왜냐면 내리자마자 바로 결혼식에 참석해야 했거든요... 밤새 한 숨도 못 자서 피부꼴이 엉망이었는데, 건조한 기내에서 화장을 하는데 결과가 참담했다. 왜 하필 메이크업 베이스 같은 것도 다 집에 놓고 왔을까...

몬테네그로 여행 경비 **
(2) [교통] 항공편 (런던> 몬테네그로 왕복) : 약 160 

 

발칸반도의 몬테네그로, 공항 웰컴 택시 속 내 이름

 몬테네그로의 국제공항 포드고리차 공항에 내리자 아죤이 보낸 픽업 택시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내 이름을 손에 들고 흔들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제법 반갑고 신기했다. 

 

포드고리차 국제공항 · Aerorom, Podgorica 81000 몬테네그로

★★★☆☆ · 국제 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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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식은 생각보다 단촐하게 진행되었다. 부드바 행정 사무소에서 혼인 서약서를 낭독하고 신고서에 싸인을 하면 둘은 정식으로 부부가 된다. 영화처럼 말로만 듣던 이런 결혼이 신기하기도 하고, 그네들이 조금 대단해보기도 하고. 그 와중에 몇 시간 동안 힐 신고 있던 나, 너무 대단했다.

 

 그리고 진짜 흰 원피스 입고 왔으면 큰일 날 뻔했다...결혼식 전 까지 파티 드레스 못 구해서 난감했던 내게 라피는 그냥 갖고 있던 흰 원피스도 괜찮다고 했다. 어차피 전통의상 입을 거라 상관없다고... 하지만 그의 말만 믿고 왔다간 평생 민폐녀로 남았을 뻔 했잖아. 

 식이 끝나고는 근처 식당에서 식사를 했다. 유럽에서 매번 깜짝 깜짝 놀라는 점은 식당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흡연을 한 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였으면 비매너라고 난리 난리가 났을텐데. 

해안선이 보이는 레스토랑, 피아노도 있다!

 식사가 끝난 후에는 바에서 술을 몇 잔 마셨다. 단 걸 좋아한다니 바텐더가 깔루아밀크를 만들어줬다. 아니 내취향은 모히토처럼 좀 더 가볍고 달다름한건데. 주니까 그냥 먹었다. 영어가 잘 통하는 국가도 아니라서 뭐 어쩔 수 없었다. 지구 상에서 가장 악랄한 술인 '압생'이란 것도 먹어봤는데 정말 식도가 타 들어가는 것 같았다. 역시 술은 내 취향이 아니구만.

 

Restoran Vista Vidikovac · bb Jadranski put, Budva 85310 몬테네그로

★★★★★ · 음식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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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에는 우리의 갈등이 최고조로 치달았다. 결혼식을 경험하면서, 그와 내가 사는 세계가 정말 많이 다르다고 느꼈다. 과연 우리는 그 간극을 좁힐 수 있을까 불안했고, 연이은 밤 샘에 체력적으로 지쳐있는 상태였다. 그 와중에 나를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가 느껴졌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과 어울리기를 바라는 그에게 답답함과 서운함을 느꼈다. 이런 상태에 술에 취한 게스트 중 한 명이 불을 지폈고, 결국 고성을 주고 받으며 화끈한 여행 첫 날 밤을 보냈다. 


03.16.일 [워홀+229]_ 부드바 2_ 맑은 날씨가 최고

 

 오늘 부드바는 맑음. 비가 와서 우중충했던 어제와 달리 구름이  뭉게뭉게 피어나고 뽀송뽀송한 날씨가 되었습니다. 역시 어디든 날씨가 맑고 봐야해 호호호.

그림 같던 몬테네그로, 부드바의 날씨

 

 어제의 사건으로 방을 옮겨 준다던 아죤. (그리고 그게 온전히 나한테 부과될 지 그 때는 몰랐습니다.) 미안하다며 연신 사과를 해던 그에게 혼주가 무슨 잘못이 있겠냐며 달래던 대인배 나. 날씨가 좋으니 기분도 좋아서 뒤뜰에서 사진이나 왕창 찍었다.

 해안가 근처로 갈 수록, 부드바의 아름다움은 빛을 발휘한다. 마치 물감을 푼 듯 하늘 빛 반짝이는 바다가 해안선을 따라 유유히 흐르고 있다. 그 옆을 따라 살랑거리는 구름을 보다 보면 어지러진 마음 마저 편안해진다. 

부드바 해안가 풍경

 

올드타운 근처 부드바 해안가

 

석양이 깔린 부드바 올드타운 / 거기서 구경 중인 나

 

 

Old Town · 몬테네그로 부드바

몬테네그로 부드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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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양이 깔린 몬테네그로 부드바의 항구

 

 부드바의 항구는 여유로웠다. 조금 짙은 물 빛이 연푸른 하늘과 대비되어 더욱 도드라져보였다. 원피스를 입고 있었는데 연신 사진을 찍어달라는 라피를 보고, 쇼집이 남녀가 뒤바뀐 풍경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나보고 저쪽 가서 서보라면서 열심히 찍어줬다. 내 옷까지 들어줘가면서. 흑흑. 당신이 최고구만. 

열심히 찍어주었지만 맘에 드는 건 없었다고 말하면 나쁜사람인가요? / 꾸러기 쇼집

 

 

Porto Budva · 42m2, M2.3, Budva, 몬테네그로

42m2, M2.3, Budva, 몬테네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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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녘식사를 하는 레스토랑에선 불쾌한 일이 있었다. 웨이터가 누가 무슨 메뉴를 주문한 지 몰라, 음식을 잘 못 서빙했다. 그건 실수라고 쳐도 우리가 열 번 이 넘도록 불러도 본 체 만 체 한 건 명백한 고의였다. 게다가 계산서에 서비스 요금을 20%나 부과해서 발행했다. 심지어 그 상태에서 서비스 금액을 더 달라고 했다. 바다가 보이는 훌륭한 인테리어에 가게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는데. 서비스는 정말 별로인 식당이였다. 

 

Riva Concept Restaurant & Bar · 7RJQ+F5W, Budva, 몬테네그로

★★★★☆ · 음식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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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로 먹은 아이스크림


 

03.17.월 [워홀+230]_ 코토르 1_새로운 여행

 

 우리는 결국 숙소를 옮겼다. 풀장 앞 방을 받지 못한 라이언이 불만을 품고 자꾸 방에 왔다갔다 해댔고, 게다가 라피에게 대놓고 창피를 주는 바람에 더 머물 수 없었다. 혼주로써 게스트들에게 적절한 장소를 제공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떠난 것에만 불같이 화를 내는 아죤의 모습은 약간 상처였다. 

 

 새로 예약한 숙소 값은 나쁘지 않았다. 이 정도면 왜 진작 옮기지 않았을까 후회 스러울 정도 였다. 시간이 늦어서 요트투어는 못했고, 근처 식당에서 간단하게 끼니를 떼웟다. 여기서는 해산물만 먹으라는 쇼집의 조언을 따라 문어와 오징어먹물 리조또를 시켜봤다. 꽤 맛있었다!

 

Restaurant City · CQFC+RC9, Unnamed Road, Kotor, 몬테네그로

★★★★★ · 패밀리 레스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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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사 후에는 도심지를 돌면서 구경했다. 기념품샵에서 이걸 사려다가 돌아다니는데 짐 스러울까 싶어 말았는데, 후회한다. 그냥 그 때 살 걸. 나중에는 비행기타러 가느라고 시간이 없어서 결국 못 샀다. 

 ‘몬테네그로’는 ‘검다’의 ‘네그로(Negro)’와 ‘산’의 ‘몬테(Monte)’가 합쳐진 이름으로 ‘검은 산’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 ‘검은 산’은 아름다운 요새의 도시 ‘코토르(Kotor)’를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로브첸 산(Mount Lovcen)’을 의미한다. 

무지개가 깔린 로브첸산, 밤이 깔린 로브첸산

 몬테네그로의 대표적인 관광도시 코토르는 성벽으로 둘러싸인 요새 도시이다. 성벽에 올라서 내려다보면 요새의 웅장함 뿐 아니라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도시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시간 상 성벽은 올라가지 못했다. [출처: 하단 링크 참고]

 

키가 큰 사람들이 사는 아름다운 요새의 도시 코토르(Kotor) [한ZOOM]

전 세계에서 가장 키가 큰 사람들이 사는 나라는 어디일까? ‘세계 인구 논평’(World Population Review)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대상 192개국 가운데 1위는 ‘네덜란드’가 차지했으며, 이어 ‘몬테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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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도시 코토르

 

 

Old Town Square · Stari Grad 330, Kotor 85330 몬테네그로

★★★★★ · 홀리데이 아파트먼트 렌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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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쨋든 오늘은 나쁘지않았다. 진짜 우리 둘만의 여행을 떠난 것 같았으니까. 진작 이렇게 할 걸. 그리고 이번 여행으로 라피의 새로운 모습을 많이 보았다. 어떨 땐 제법 의젓하기도 하고 생각보다 뭔가 잘 해내는 녀석을 보며 은근 믿음직해보이기도 했다. 물론 나와 맞지 않는 면을 보며 또 이 관계에 확신을 서지 못하기도 하고.

제법 즐거웠던 여행 셋째날


03.18.화 [워홀+231]_ 코토르2_ 귀국

 

 아침에 일찍 일어나자던 다짐은 늘 지킨 적이 없다. 일어나자마자 허둥지둥 짐을 챙기고 체크아웃을 했다. 포트리고로 가는 버스를 타러 갔는데, 매표 시스템이 좀 이상했다. 인터넷 예매를 했는데 종이 티켓을 달라고 했다가 카운터에서 종이티켓을 받아가니 다시 화면을 요구했다. 공항으로 가는 택시를 타는데도 현금이 필요했다.

 

 이 나라가 수퍼리치들의 파라다이스라고 하더니 왜 그런지 알겠다. 몬테네그로에서는 거의 카드를 쓸 수 없었다. 현금만 요구하니 돈 흐름이 튈 일이 없고, 사람이 많지않아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기 딱 좋은 곳이다. 

파란 하늘의 몬테네그로 코토르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카 국제공항

 포드고리차 국제 공항에서는 알죤네 일행과 마주쳤다. 나는 반갑게 웃으면서 인사를 건네려했지만 그들은 그렇지 않았다. 라피만 찾을 뿐 이었다. 화가 잔뜩 난 라피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고, 그 얼어붙은 공기 속에서 매우 불편함을 느꼈다. 그리고 훗날 아죤은 이것을 꼬투리로 본인의 와이프를 무시했다며 또 난리난리를 피웠다. 그럼 갑자기 성질 다내면서 숙박비까지 청구 받은 그 상황에서 웃으며 인사할 성인 군자가 몇 이나 되겠냐고. 나나 되니까 그나마 장단 맞춰준거지.

집으로 돌아가는 길

 

 런던 공항에서 집으로 올 때는 스탠스테드 익스프레스를 탔다. 우버를 타기엔 우리는 이제 일행이 없었다. 그렇게 긴 여정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너무 피곤해서 오자마자 짐도 못 푸르고 잤다.

몬테네그로 여행 경비 **
(3) [교통] 
스탠스테드 익스프레스 (런던 스텐스테드> 리버풀스트리트) : 약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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