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워홀

26년 3월 네 번째 일기 (03.18~03.22)_ 혼자가 아닌 나

킹쓔 2026. 3. 24.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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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8.수 [워홀+596]_ 견디기 힘든 순간에도

 
 지난 일 주일의 경험을 통해 많은 것을 느꼈다. 그 중 두 가지만 적어보자면, 우선 생각보다 강해진 것 같다. 전처럼 맘이 힘들면 아무 것도 못하고 누워만 있을 줄 알았는데. 이젠 다르다. 울긴 울되, 일도 다 나가고 포폴도 쓰고. 힘들어하는 남들 위로도 해주고. 감당하기 힘든 감정에 취해 앉아있는 대신, 할 일은 하며 슬퍼했다.  

갑자기 와서 뭔가 쥐어주고 가는 그녀들

 그리고 혼자가 아니라는 것. 이 관계가 없으면 외톨이가 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곁을 지켜주고 있던 사람들이 많았다. 힘들어할 때 마다 온 마음을 다해 애정 해주고, 보살펴 주는 이들 덕분에 잘 견딜 수 있었다. 조용히 다가와 뭔가를 쥐어주고 간다던지, 안 그러던 친구가 농담을 하며 웃겨보려고 하는 것도. 물리적으로 닿을 수 없는 사람들이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진심을 담아 보낼 때 마다 깨달았다. 이렇게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것을. 


03.19.목 [워홀+597]_ 나 런던 살고 있었지

 
 오후에는 포폴 작업 대강 마무리하고 밖으로 나왔다. 집에만 있기엔 좀 답답하고, 놓치기엔 너무 아쉬운 날씨기도 했고. 그동안 미뤄왔던 유니폼도 보러 가고, 나온 김에 리버풀 스트리트를 돌아다녔다. 우연히 면접 봤던 회사도 마주쳤는데, 여러 생각이 들었다. 

봄이 한 가득 퍼진 런던의 거리

 

 

앨드게이트 스퀘어 · Aldgate High St, London EC3N 1AF 영국

★★★★★ ·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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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양이 내려앉은 런던 더가든 120

 

 

The Garden at 120 · 120 Fenchurch St, London EC3M 5BA 영국

★★★★★ ·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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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의 여유를 즐기고 있는 런더너들

 

행복이 스며드는 런던의 노을

 빛이 반사된 수 많은 유리 빌딩들을 보며 내가 있던 곳이 런던이라는 사실이 실감났다. 늘 먹고 살기 바빠서 잊고 있었는데. 예전에 간절히 바래왔던 순간들이 막상 현실로 이루어지면 나면 별 거 아닌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오랫동안 영국에 갈 수 있기를 바랬던 시간들이 무색할 만큼, 다시 돌아갈 고민을 하는 날도 많았 던 것 같다. 어떤 바람들은 살다 보면 마치 오랜 꿈처럼 아득해지듯이.   

타워브리지를 보며 꿈꾸던 런던에서의 삶

 뭐 그래도 한 가지 분명한 건 그런 갈망의 순간들이 있었기에, 고민스럽던 순간들도 버틸 수 있는 것 같다. 또 그 과정에서 시간과 에너지를 들이다보니, 더 애정을 갖게 되기도 하고. 

생각보다는 아쉬웠던 예예누들

 저녁은 거의 두 달 내내 가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던 식당에 갔다. 기대를 많이 했던 탓인지, 나쁘진 않았지만 조금 아쉬운 곳이었다. 하고 싶었던 걸 막상 하게 되면 그런 것 같다. 내가 갈망하고 기대했던 만큼 엄청난 건 아니었다는 거. 지금 꿈꾸는 스폰서쉽도 막상 얻고 나면 그렇게 되려나?
 

 

YEYE‘S Noodle & Dumpling · 58 Wentworth St, London E1 7AL 영국

★★★★★ · 북경 요리 전문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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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0.금 [워홀+598]_ 여유와 조급함

 
 드디어 포폴 작업을 마무리했다. 확실히 지난 번 보다는 결과물이 조금 더 만족스러웠다. 미뤄뒀던 링크드인 프로필 수정도 다시 하고, 새로 지원도 해봤다. 
 
 알이 말해준 대로 하다 보니, 잡 마켓에서 나의 장단점을 더 명확히 파악하게 됐다. 그러다 보니 JD(Job Description)도 더 잘 읽히고, CV를 쓰는 일도 훨씬 수월해졌다. 그래도 노력을 한 만큼, 변화가 보이는 것 같아 뿌듯했다. 그래다 달력을 보고 또 마음이 조급해졌다. 벌써 3월이 다 가버렸구나. 


03.21.토 [워홀+599]_ 생각보다

 

 생각보다 이번 마감은 덜 힘들었다. 지난 주에 너무 힘들었어서 그런가. 


03.22.일 [워홀+600]_ 한 주를 보내며

 

 드디어 바지 줄이기 성공! 내돈내산(그리고 내가 만든) 바지 입니다. 밑단 조정한다고 이상해진 핏, 최대한 살린다고 힘들었다. 주어진 시간이 짧아서 엄청 집중했는데도 원하는 퀄리티는 안 나와서 아쉽구만. 상의는 사이즈가 애매해서 아직도 고민 중!

 마감 후에는 사쿠라랑 크레페를 먹으러 갔다. 매 번 놀자고 말만 하고 약속은 제대로 안 잡았던 나. 그런 사람을 퇴근까지 문 앞에서 기다려 준거 너무 고맙잖아. 샤랄랄라 봄의 여신이 되어 온 그녀. 움직일 때 마다 흔들리는 치마에서 꽃이 떨어질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Kira Kira · Ground Floor, 59 Brewer St, London W1F 9UN 영국

★★★★☆ · 커피숍/커피 전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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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버스에서 내려야 했다

 퇴근길은 정말 추웠다. 날씨가 따뜻해서 얇게 입고 갔는데 밤엔 너무 추워졌다. 그 상황에서 버스 파업 때문에 집 오는데 곱절의 시간이 걸렸다. 정류장이 운행을 안 하거나, 버스가 안 오거나, 힘들 게 온 버스를 타면 갑자기 목적지가 바뀌거나, 여기까지만 운행한다고 내리라고 하거나. 정말... 런던 버스들 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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