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여행

25년 10월 여 섯 번째 일기 (10.28~10.29)_ 모로코 여행 (탕헤르, Tangier) 1

킹쓔 2025. 11. 4. 08:05
반응형
10.28.월 [워홀+455]_ 이 정도면 4박 6일 여행인 걸

 

 그렇게 오랄 땐 안 오더니, 여행 가기 하루 전 날 강림하신 대 자연. 덕분에 다 끝냈다고 생각했던 짐 싸기를 다시 했다. 그런데도 탐폰 챙기는 걸 놓쳐서 열 두 시에 일어나 밤 거리를 해맸다. 다행히 근처 주유소의 콥스에서 구매할 수 있었다. 원가보다 약 1.5배 비쌌지만 챗GPT가 내가 출국하는 새벽 시간에는 공항 상점이 대부분 열지 않으니 미리 준비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했다.

 

 게다가 모로코에서는 더 구하기 힘들고 비싸니 꼭 미리 준비하라고 했고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챗GPT 네 이놈...), 블로그 후기들을 보니 낙타 체험 때 생리대 착용을 추천하지 않는 다는 글이 있어서 졸음을 참고 갔었다. 퇴근하고 집에 와서 자려고 할 땐 그렇게 잠이 안 오더니, 출발 30분 전부터는 그렇게 잠이 쏟아졌다. 결국 2시간도 눈을 붙이지 못하고 여행이 시작됐다. 


10.29.화 [워홀+456]_ 내 생애 첫 아프리카, 모로코

 

 사실 한 시간 정도 더 잘 수 있었는데, 라피 때문에 조금 일찍 길을 나섰다. 가기 전에 꼭 보고 싶다고 조퇴까지 하고 오는 바람에 공항 버스 근처에서 잠깐 만나 시간을 보냈다. 며칠 간 못 봤던 차에 또 며칠 간 못 볼 터라 만나면 애틋할 줄 알았는데, 별 거 아닌 걸로 서로 투닥대는 우리. 그럼 그렇지 뭐... 그래도 버스 탈 땐 세상 슬픈 둘이 되어 인사를 나눴다. 

작별 인사를 나누다가 놓칠 뻔한 공항버스

 

모로코 탕헤르 여행 (10.29~10.31) 일정_1일차 (1)

출처 및 작성 : 킹쓔

시간 활 동 지 출 기 타
03:35 런던 시내 공항버스 탑승 (Liverpool street station) National express 탑승권 사전 구매(14)  
04:40 공항 도착 (Stansted Airport) 아침식사 ( 15) 출국 수속 약 한 시간 소요

06:55 출발 (London) 라이언 에어 항공권 사전 구매 (  £40) 액체류 검사 별도 진행 X
11:00 도착 (Tangier) 현지 투어 차량으로 공항에서 시내로 이동  

 

인파로 넘치는 런던 스탠스테드 공항

 

새벽 면세점 구경 / 밀딜이 7파운드라구요?

 

여행 전 조식은 든든히

 

The Windmill - JD Wetherspoons · London Stansted Airport, After Security, Stansted CM24 1QN 영국

★★★★☆ · 호프/생맥주집

www.google.com

 일정 상 점심 먹을 시간이 없어서 간단히 아침을 해결했다. 가장 저렴하면서도 합리적으로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을 찾다가 발견한 웨더스푼. 매 번 저녁만 가봐서 몰랐는데 의외로 나름 괜찮은 아침을 팔고 있었다. 에그베네딕트랑 블랙푸딩을 시켰는데, 블랙푸딩은 처음인데 맛있었다. 순대라기 보단 소세지에 가까운 식감이었는데 아마 웨더스푼에서 판매하는 거라 엄청 정석적인 형태는 아닐 듯 예상해본다.

수 많은 탑승인원 중 아시안은 나 혼자였던 탑승구 입구

 

비행기 입구까지 데려다 준 버스 / 멋지게 깔린 일출

 

먹구름 가득한 상공, 거기서 보는 첫 탕헤르 시내 첫 인상

 

 모로코 공항에 내리자마자 야자수가 가득했다. 이곳이 아프리카라는 걸 증명하듯이. 하지만 날씨는 내가 상상했던 아프리카의 날씨와는 사뭇 달랐다. 흐리고 이슬비가 오기 시작했다. 

모로코 탕헤르 여행 (10.29~10.31) 일정_1일차 (2)

출처 및 작성 : 킹쓔

시간 활 동 지 출 기 타
13:00 탕헤르 외곽 투어
헤라클라스 동굴 Caves of Hercules
낙타 체험 Alchakar Beach
캡 스파르텔 Cap Spartel
부킹닷컴 투어상품 사전구매 (£30) 헤라클레스 동굴(8유로/현금만 받음), 캡스파르텔 전망대 입장료(약 4유로), 팁 별도
15:30 숙소 체크인
Da Gara
숙박료 현장 지불 (188MAD, 드라이 사용료 포함)  ATM출금 £ 44.73 (540MAD=출금 500메드 출금+수수료 40메드) 

17:30 탕헤르 시내 투어
Muraille de Tanger
카스바 전망대 Kasbah view point
시장 구경 Rue Riad Sulatan, Bab Al Bahr, Rue Ziatene, Petit Soco, Grand socco
식사 (꼬치 5개. 25MAD) 일몰 이후에는 야외활동을 자제 할 것
19:00 귀가 숙소 물 구매 (12MAD)  

 

 그래도 사전에 신청해 놓은 투어차량 덕분에 공항에서 무사히 무사히 픽업 되었다. 차량은 10인용 밴인데 탕헤르에서는 나름 고급 차량 같았다. USB충전선도 있고 에어컨도 빵빵했다. 안에는 미국인 부부와 영국인 부부 넷이 이미 탑승해있었는데, 안에서 로제의 아파트가 흘러나와 신기했다.

아프리카 대륙을 닮았다는 헤라클레스 동굴 입구

 그렇게 차를 타고 첫 번째로 도착 한 곳은 헤라클레스 동굴. 시내에서 차로 약 20분 정도 떨어져 있다. 입장료가 8유로인데, 현금만 받아서 못 들어갈 뻔 했던 걸 미국인 부부인 탐앤진이 대신 지불해줬다. 고마운 마음에 투어 다닐 때 옆에서 틈틈이 사진을 찍어줬는데, 굉장히 창의적이고 예술적인 사진이라며 혹시 직업이 아티스트냐고 물었다 깔깔.

내가 찍어준 남 사진 / 남이 찍어준 내 사진

 동굴 사이로 지브롤터 해협을 볼 수 있는데, 전설에 따르면 헤라클레스가 12과업을 수행하는 중에 잠시 쉬어가기 위해 만든 동굴이라고 한다. 지브롤터 해협을 넓히기 위해 유럽과 아프리카를 두 개로 쪼갤 정도로 장사였다는 그. 하여 이 곳은 그리스 신화가 아프리카의 지리와 맞닿은 상징적인 장소라고 한다. 

 

헤라클레스의 동굴 · Q356+X8C, Tangier, 모로코

★★★★☆ · 관광 명소

www.google.com

 

헤라클레스 동굴 입구의 아이들 / 근처 미라쥬 호텔

 

 

Le Mirage · B.P.: 2198, Route des Les, Rte des Grottes d'Hercule, Tanger, 모로코

★★★★☆ · 호텔

www.google.com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나름 신났었다. 투어차량으로 이동하다보니 편했고, 기사인 알리가 틈틈이 가이드를 해주는 덕에 재밌었다. 그리고 두 번째 일정으로 알카사르 비치로 낙타를 타러 갔다. 

잊을 수 없는 탕헤르 낙타 체험

 동물원 제외하고 내 생애 첫 낙타와의 만남은 정말 화려했다. 낙타라는 동물은 정말이지 컸다. 체감상 3M 정도 돼 보였는데, 아저씨가 제일 큰 놈으로 태워주는 바람에 더 거대하게 느껴졌다. 조련사의 구호에 맞춰 낙타가 차례대로 앉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기 힘들어서 단상을 덧대어 겨우 등에 올라갔다. 

 

Achakkar Beach · 모로코 탠지어

★★★★☆ · 해변

www.google.com

 처음엔 재밌었다. 마치 알라딘에 나오는 자스민 공주가 된 기분이었다. 거대한 알카사르 비치에서 지브롤터 해협을 내려다보며 낙타를 타는 경험은 정말이지 짜릿했다. 그러나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바람도 불기 시작했다. 모래가 뒤섞인 강렬한 빗방울 속에서 아프리카의 대자연을 느낄 수 있었다. 점점 전쟁으로 피난 가는 공주가 된 기분이었고, 시간이 지날 수록 끌려가는 포로로 전락한 기분이 들었다. 

속옷부터 운동화까지 완벽하게 젖게 만든 낙타 일정

 

 비 바람 때문에 손잡이가 미끄러워져서 놓칠까봐 쥐가 나도록 잡고 있었다. 모래 바람에 눈을 뜨기 힘들 정도였고, 바닥은 빗물이 너무 고여 또 다른 바다가 만들어지는 기분이었다. 바로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는데, 알리가 다음 장소인 캡 스파르텔에 데려다 주었다. 비에 홀딱 젖은 우리 모두는 전망대를 포기하고 사진만 몇 장 찍다 차로 올라탔다.  

 

Cape Spartel · commune de Tanger, 1.14km Achakar, Tangier 90000 모로코

★★★★★ · 관광 명소

www.google.com

 알리가 미안했는지 이런 저런 포토스팟에 데려다 주었으나, 우리는 이미 모두 지친 상태였다. 나 역시 걸을 때 마다 운동화에서 물이 찍찍 새어나오는 바람에 어디든 한 걸음도 떼기 싫었다. 

프랑스 학교 옆 소코알토

 

메디나가 보이는 광장

 다른 부부들은 호텔에 묵어서 바로 앞 까지 내려다 줬는데, 내 숙소는 메디나 쪽이라 차량이 들어갈 수 없다고 했다. 메디나는 집들이 빽빽하게 모여 있었고, 차량이 진입하기엔 좁은 골목이 많았다. 이 때 조금 서러웠다. 사실 별 일도 아닌데 옷이 다 젖고 신발도 다 젖어서 움직이기 힘든데 걸어가야 했어서 더 그렇게 느껴졌던 것 같다. 그래도 10분 정도 걸어서 숙소로 도착 할 수 있었다. 

 

Mendoubia Garden · Q5PP+34Q, Pl. du 9 Avril 1947, Tanger 90000 모로코

★★★★☆ · 정원

www.google.com

 

 

Muraille de Tanger · Q5QR+5GV, Ave Mohammed VI, Tangier, 모로코

★★★★★ · 관광 명소

www.google.com

 

광장 근처 탑과 모로코 사원

 

 

Dar Al-Baroud Tower · Tangier 90030 모로코

★★★★★ · 역사적 명소

www.google.com

 

 

Mosque Lalla Aabla · Q5QV+Q5P, Tangier, 모로코

★★★★★ · 모스크

www.google.com

 

 

Dar Gara · 51 Rue Zaitouni, Tanger 90000 모로코

★★★★☆ · 숙박업소(B&B)

www.google.com

 숙소에서 샤워를 마치고 드라이기를 통해 옷을 말렸다. 운동화는 넣을 수 없어서 헤어드라이기를 통해 말렸는데, 드라이기가 오래 돼서 2분 이상 쓰면 전원이 나갔다. 다시 켜지면 말리고 꺼지면 기다리고를 반복하다가, 그냥 비닐 봉지를 발에 묶고 운동화를 신고 밖으로 나갔다. 

구석구석 골목이 많은 모로코 탕헤르 메디나

 

 ATM을 찾으려고 시내로 나가는데 골목이 많아 길 찾기가 어려웠다. GPS도 잘 안터져서 지도를 보기 힘들었는데, 어떤 아저씨가 다가와서 어디로 가냐며 길 안내를 해줬다. 친절하게 다가왔던 그는 방향 몇 번 만 알려준 걸로 갑자기 안내료를 요구했다. 이런 일이 처음이기도 하고 저녘 때인데 인적이 드문 골목이라 좀 무서웠다. 그렇지만 정말 현금이 없는 걸. 돈이 없어서 뽑으로 가는 중이라고 거듭 설명하자 그는 포기하고 돌아갔다.

 

잠시 후 비가 오기 시작했다. 신발 속 비닐이 터져서 또 발에 물이 찼다. 정말 모든 일정을 다 접고 돌아가고 싶었는데 숙소에서 현금 지급을 요구하는 바람에 포기할 수 없었다. 그래도 곧 비가 그쳤다. 이렇게 하루를 날리긴 아깝기도 하고 배가 고파서 호스트가 추천했던 식당에 저녁을 먹으러 갔다. 

 구글 평점도 높은 곳이라 기대를 했는데 메뉴판도 없어서 그냥 꼬치 몇 개를 시켰다. 몇 분 후 나온 음식은 고기가 다 안 익지 않아 피가 뻘겋게 보였다. 주인이영어를  조리대 쪽을 보니 파리가 날고 있어서 조용히 먹던 것을 내려놓고 나왔다. 

 

Restaurant El Amrani · Q5PQ+756, Rue Smihi, Tanger, 모로코

★★★★★ · 음식점

www.google.com

 

 

Petit Socco · 모로코 탠지어

모로코 탠지어

www.google.com

 

 

 

Grand Socco · Pl. du 9 Avril 1947, Tanger, 모로코

★★★★☆ · 역사적 명소

www.google.com

 

 길마다 현지인들이 니하오라며 인사를 건냈다. 코리안이라면 환대를 받던 곳에서 이런 대접을 받아보니 조금 신기했다. 다들 악의 없이 건넨 인사라 딱히 기분이 나쁘진 않았지만 좋지도 않았다. 이 지역에서는 아시안을 보는게 드문 일이라 그런지 내 어깨에 손을 대거나 잡아 끄는 사람들도 있었다. 

나만 겪었던 일은 아니었구나

 예전에 공항을 출국하는 연예인들을 잡아당기는 사람들이 나오는 영상을 본 적이 있다. 당황하는 연예인들과 신기한 동물이나 물건을 잡아당기듯 아무렇지도 않았던 그들이 대비됬었다. 탕헤르 시내를 다니면서 마치 내가 그 연예인이 된 기분이었다. 나를 신기하게 보면서 사진을 찍고 싶어하던 이들도 있었다. 

같이 사진을 찍고 싶어하던 두 소년

 

Bab Kasbah · Place du Tabor, Tangier, 모로코

★★★★★ · 역사적 명소

www.google.com

 사실 예전엔 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겪어본 적이 없었기에 많은 이들의 관심에 관한 막연한 동경이 있었는데, 막상 경험해보고 나니 썩 기분 좋은 일 만은 아니란 걸 깨달았다. 오늘 처음 봤는 데 첫 눈에 반했다며 사귀자던 청년은 불쾌한 고백이 무엇인지 새삼 느끼게 해주었다. 

 그래도 호스트가 추천해줬던 전망대는 예뻤다. 가는 길의 그런 것은 싹 잊게 해 줄만큼 아름다운 탕헤르 시내가 한 눈에 보였다. 야경도 환상적이라서 왜 다들 모로코로 여행 오는 지 알 것 같았다.

환상적인 모로코 야경

 

 

Bab Al Bahr · Q5QQ+H53, Tanger, 모로코

★★★★★ · 역사적 명소

www.google.com

 

 

Rue Riad Sultan · 모로코 탠지어

모로코 탠지어

www.google.com

 

 모로코 탕헤르가 여자 혼자 다니기 위험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안전하다고 느껴지지도 않았다. 갑자기 돈을 요구하던 아저씨나 관광객에게-특히 여자에게만- 위협적으로 구걸을 하는 사람들을 종종 만난 탓에 거리가 어두워질수록 마음이 불안해졌다. 또한 메디나 자체가 골목으로 이루어져서 더 위험하게 느껴졌다.

 

 그런 탓에 계획해놨던 일정들을 조금 일찍 마쳤다. 운동화도 너무 젖어서 움직이기 힘들었고, 시간이 더 지나서는 숙소로 돌아가기가 더 힘들 것 같았다. 여행 유튜버들의 후기를 보니 늦게까지 혼자 잘 다녔다고 했는데 나는 조금 무서웠다.  

 

 숙소로 돌아와서는 윗층에 드라이기를 가지러 가다가 빗물에 미끄러져서 계단에서 미끄러졌다. 허리가 너무 아파서 옥상에 있는 건조기까지 가기 힘들었는데, 사정을 잘 설명하자 호스트가 빨래를 갖다 주었다. 밤까지 비가 계속 오고 쿰쿰한 냄새가 날 정도로 습했다.

 

 아프리카는 건조한 사막 기후일 줄만 알았는데, 가져온 옷을 전부 버릴 정도로 비가 많이왔다. 이런 날씨는 의례적인 일이라는데 왜 하필 내가 오는 날 이런걸까? 고장난 드라이어로 계속 운동화를 말리며 현타가 왔다. 여행의 설레임이나 신남보다는 피곤함과 걱정으로 가득찼던 하루. 내일은 좀 더 사정이 나아지길 바래보며 잠을 이뤘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