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여행

26년 5월 다 섯 번째 일기 (05.26)_ 마게이트 당일치기 (Margate)

킹쓔 2026. 5. 28.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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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6.월 [워홀+666]_ 떠나보자 급당일치기 여행

런던 근교 당일치기 추천 여행지 마게이트 일정

출처 및 작성: 킹쓔

시  간 활  동 지  출 기  타
09:30 집> 세인트판크라스역   기차 출발 30분 전 도착, 대기
10:20

12:10
런던 세인트 판크라스역(London Saint Pancras) 출발

마게이트역(Margate) 도착
기차표(£35) 역에서 해수욕장까지 도보 10분
13:00
14:30
터너 컨템포러리 (Turner Contemporary) 관람
입장료 무료  
15:00
16:30
올드타운 구경 (£0.48) 구매  
16:45

17:10
터너 컨템포러리 짐 찾기

웨더스푼 (The Mechanical Elephant)
치킨, 맥주 
(£4.5) 구매
갤러리 폐관 17시 
갤러리부터 웨더스푼까지 도보 15분
21:30
23:10
마게이트역 출발> 세인트판크라스 도착
  웨더스푼부터 역까지 도보 10분
23:45 귀가    

 계획에 없던 당일치기 여행을 갔다. 언젠가 이렇게 무작정 바다로 떠나보고 싶었는데. 3일 연속 데이 오프라 시간적 여유가 있기도 핶고 때마침 아침 일찍 일어났길래 서둘러 기차를 예약해 나왔다. 

늘 반가운 세인트 판크라스 / 언니가 떠오르는 개찰구 / 처음 가 본 기차역 플랫폼

 처음 출발할땐 꽤 좋았다. 플랫폼을 찾는 여정에서 여태껏 몰랐던 세인트 판크라스역 구석구석도 알게 되고. 현지인들로 가득 찬 정거장 안에서 제법 영국에 온 기분을 느낄 수 있었으니까. 원래 유로스타랑 노던 라인만 타 봐서 앞 쪽 플랫폼 밖에 이용할 일이 없었는데, 사우스 쪽으로 가서 유리천정이 있는 뒷쪽 플랫폼 까지 가보게 되었다. 

 

St Pancras International · Euston Rd., London N1C 4QP 영국

★★★★☆ · 대중교통 이용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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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하게 싼 끼니

 누가 그랬지. 영국인들은 남에게 폐끼치는 걸 극도로 싫어해서 길거리에서 노래조차 부르지 않는다고. 평일 낮 한가롭고 여유로운 기차 안을 기대했으나 시끌벅적한 아침 시장 분위기가 연상 됐다. 뒤에서 내 좌석을 계속 발로 차기까지 해서 마치 생생한 새벽 수산시장의 활어를 만난 기분이었다. 조용히 책을 읽기 힘든 환경이었지만 북적이는 사람들 사이에서 앉아서 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 감사하기로 했다. 더불어 에어컨도.빵빵해서 가는 길이 고생스럽진 않았다. 

더운 여름날 피서를 즐기는 영국 사람들

 런던 세인트 판크라스 역에서 출발한 기차는 두 시간 정도 걸려 니 마게이트역에 도착했다. 역에서 내리자마자 10분 정도 걸으니 해변가가 보였다. 평일 낮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바닷가에 놀러와 해수욕을 즐기고 있었다. 런던에서 접근성이 좋은 만큼 주로 가까운 거리를 선호하는 아이들이 있는 가족 단위나 10대 청소년들이 많이 보였다. 

 

Margate · Station Approach, Margate CT9 5AD 영국

★★★★☆ · 대중교통 이용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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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게이트 비치 · 영국 마게이트

★★★★☆ · 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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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색의 마게이트비치

 세븐시스터즈와 달리 마게이트는 아시안이 거의 없었다. 처음엔 물이 차갑게 느껴져서 수영을 하기엔 꺼려졌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수영복을 입고 바다수영을 즐기고 있었다. 그냥 짧은 반바지와 나시만 입고 갔는데, 물 속에 있다보니 또 온도에 적응이 되서 수영복 안 가져온 것을 후회했다. 

윌리엄터너의 이름을 딴 터너 컨템포러리

 수영복도 없고 해가 너무 쎄서 바다에서 계속 놀기엔 무리였다. 해가 조금 지면 다시 오려고 해안가 근처 갤러리로 갔다. 내가 좋아하는 영국 화가 윌리엄터너의 이름을 딴 터너 컨템포러리 갤러리. 해수욕장 끝에 위치한 이 갤러리는 역에서 도보로 15~20분 정도 걸으면 도착한다. 

 

Turner Contemporary · Rendezvous, Margate CT9 1HG 영국

★★★★☆ ·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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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외부 형광빛 창과 매지컬 리얼리즘을 다루는 구즈만의 작품들

 입장료가 무료인데 전시퀄이 너무 좋다. 내가 방문했었을 때는 도미니카출신 화가 훌다 구즈만들의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었는데, 화려하고 생동감 넘치는 색감이 인상적이었다. 갤러리 외부의 통창이 형광빛 유리로 전시되어 있는데, 그 유리들과 색감이 비슷해서 통일감있는 인상을 받았다. 

 

Turner Contemporary

Situated on Margate seafront, Turner Contemporary presents a rolling programme of temporary exhibitions, events and learning opportunities which make…

turnercontemporary.org

 또한 전시관 내에 아이들을 위한 공간도 있다. 통창 사이로 바다를 보며 아이들이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마련된 공간인데 어른도 입장이 가능해서 나도 앉아서 그림을 그려봤다. 다만 너무 오랜만에 그리는 그림이라 처음엔 조금 막막했다. 책상에 앉아서 연필을 잡아 뭘 그리는 순간 순간이 어색하고 어렵게 느껴졌다. 어렸을 땐 난 그림 그리는 걸 참 좋아했는데.  

바다를 보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터너 갤러리

 그런데 또 하다보니 생각보다 또 슥슥 잘 그려졌다. 인스타의 멋진 화가들만큼은 아니지만 제법 맘에 든 그림을 보면서 뿌듯했다. 아무 계획 없이 온 여행인데 은근 잘 놀고 가네. 

런던 근교여행 마게이트 올드타운

 갤러리 지층(GF)에는 록커(사물함)가 있다. 1파운드를 내면 짐을 맡길 수 있는데, 그곳에 배낭을 맏겨두고 나와 바다에서 조금 더 놀다 올드타운 구경을 했다. 영국에서는 처음 본 모리슨도 가보고 거리 구석구석을 돌아다녔다. 세이버마켓도 있고 확실히 런던에 비하면 물가가 조금 싼 편인 것 같다. 1시간 정도 시내를 돌아다녔다. 슬리퍼를 신고 돌아다녀서 발도 아프고 갤러리도 곧 문을 닫을 시간이라 짐을 찾기 위해 돌아갔다. 

 

Morrisons · College Square, Hawley St, Margate CT9 1PR 영국

★★★★☆ · 슈퍼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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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보며 쓰는 편지

 짐을 찾아서는 웨더스푼으로 갔다. 휴대폰 충전할 곳이 필요하기도 했고 아까 싸온 빵을 다 먹어서 배가 고팠다. 모바일 앱으로 주문을 하려는데 내가 좋아하는 치킨윙이 품절이었다. 틸에 가서 물어봤더니 거기선 가능하다고 해서 윙 5개랑 맥주 반파인트를 시켰다. 

 

The Mechanical Elephant - JD Wetherspoon · 28-30 Marine Terrace, Margate CT9 1XJ 영국

★★★★☆ · 호프/생맥주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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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 밖으로 비치는 바다를 바라보면서 친구들에게 편지를 썼다. 음악을 들으면서 카드를 쓰는데 괜히 마음이 울컥했다. 그 와중에 가져온 펜이 볼펜똥을 계속 낼 만큼 엉성해서 글씨가 정말 이상해져갔다. 그리고 정말 두서없이 쓰는 글 처럼 보여서 나의 한국말 실력이 많이 퇴화했구나 느꼈다. 

윌리엄 터너가 사랑한 유럽에서 가장 일몰이 아름답다는 마게이트

 갖고 간 책은 조금 읽다 말았다. 작가인 김창완 아저씨가 "대체 나는 언제 제대로 읽으실 건 가요~?" 하고 넌지시 꾸짖는 느낌이었다. 기차 안에서도 그렇고, 펍도 여간 시끄러웠다. 아까 해수욕장에서 태닝하면서 책을 읽고 싶었는데, 해가 너무 덥고 사람이 북적여서 그러기 힘들었다. 대충 슥슥 넘겨버리기엔 너무 감동적이고 소중한 책이라 한 자 한 자 음미하면서 읽고 싶은데, 여간 그런 기회가 나지 않는다. 대신 책 속에 성임이 편지를 읽는데 나를 소중히 여기던 그녀의 마음이 다시 또 느껴져 괜히 눈물이 났다. 

영국 마게이트 일몰

 성임이는 일몰을 좋아한다. 소중한 사람들과 일몰을 보는 시간을 즐겼던 내 친구. 그 애와 함께 이 장면을 보면 얼마나 좋았을까? 늘 보고 싶었던 바다 일몰인데 생각보다 감흥이 없었던 이유는 곁에 있는 이가 없어서 인 것 같다.

 

 요즘 느끼는 점은 나는 무얼하고 무얼 먹는지 보다 '어떤 사람과 시간을 보내는지'를 더 중요하게 여긴 다는 사실이다. 여행과 팝업을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했던 시간들을 좋아했음을 깨달았다. 오대산 친구들과 다니는 여행, 심지와 다니는 팝업이 좋았던 거였다. 그러니 혼자 할 때는 재미가 없고 영 흥미가 나지 않았던 거다. 

윌리엄 터너가 사랑했던 마게이트 일몰

 

성난 십대들과 피곤한 경찰들

 집에 오는 길은 약간 험난했다. 출발 30분 전에 도착했는데 경찰들이 바리케이트를 치고 들여보내주지 않아, 역사 밖에서 한참 대기를 해야했다. 무슨 사건이 생긴거냐고 물어보니 사람이 많아서 안전사고가 우려되서 그런단다. 입구에 모여있던 대부분은 십대였는데, 부당한 대우라며 경찰에게 욕설을 하거나 조롱을 하는 등 시비를 털었다.

 

 그 과정에서 몇몇은 경찰차에 연행 되 가기도 했다. 더 무서운 건 그렇게 연행되는 상황에서도 계속 경찰을 비웃거나 그 순간을 기념인냥 영상을 찍었다. 정말 김정은도 무서워한다는 중2병 친구들이구나 싶어서 무서웠다. 여기도 정말 공권력을 우습게 여기는 구나. 

 

 대기가 풀려 역사 안에 들어섰는데도, 줄을 선 나를 밀치거나 새치기를 하는 애들도 있었다. 조금 화가 났지만 아까 사리 분별 못하던 아이들의 모습도 그렇고. 이전에 뉴스에서 보았던 10대들의 인종차별에 앞니가 부러졌던 피해자가 생각나서 몸을 사렸다. 

 

 어쨋든 집에 오니 12시가 다되었다. 그래도 하루를 알 차게 보낸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늘 비용 핑계로 집에만 있었는데 생각보다 잘 준비해서 저렴하게 잘 다녀왔던 것 같다. 세븐시스터즈가 독보적인 추천 여행지라면 마게이트는 그것보다는 친근한 영국의 을왕리 같은 느낌이랄까. 런던 근교에서 바다 해수욕장을 하고 싶다면 마게이트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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