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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23년 11월 첫 번째 일기 (11.01~11.05)

by 킹쓔 2023. 1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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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수_4km 걸은 날

 

 23년이 두 달 남았습니다. 연말 마무리는 잘 하고 있는가? 그러려고 노력 중입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연초보다 연말에 더 열심이게 되는 것 같다. 마무리도 잘하고, 새천년을 위한 예열도 충분히 필요하거든. 매년 이 맘때쯤이면 더 나은 나를 위해서 노력했던 기억들이 있다. 겨울생이라 그런가.
 
 서른살 맞이 프로젝트부터 작년엔 재활한다고 또 열심히 운동다녔지. 결국 체육관 다시 오는데 성공했고.역시 사람은 추억으로 먹고 사네. 

누가 경량도복이래,,, 물에 젖은 솜이냐고 너무 무겁

 블로그는 여전히 포스팅 밀렸다. 그래도 운동일기 밀렸을 때보다 압박은 덜한 편이다. 그건 진짜 시간 많이 잡아먹는데, 그만큼 효과는 좋다.
 
 운동 시작하고 스트레칭 가볍게 하다가, 남들이 테이핑 하는 거 보고서 깨달았다. 맞다 나 오늘 손가락 테이핑 까먹었네. 어쩐지 시간이 여유롭더라. 그리고 오늘 수업 내용은 그립 잡고 뜯어내기의 반복이였습니다. 휴. 꼭 이런날 집에와서 양손 양발 양 무릎 전부 아이싱했다. 

오색찬란, 현란한 나의 침실

 

  요즘 거의 관장님이랑 수업하는 중. 나랑 엄청 잘 놀아주시는데 정말 강력하시다. 스파이더때는 발가락 자국 그대로 멍이 나더니 오늘은 얼굴 쓸려서 피봤다. 물론 여드름 터진 거긴 함. 깔깔. 아 창피해... 왜 턱 밑에 여드름 두 개나 난건데. 


11.02.목_ 아차산 야간등산

 
 1kg가 빠졌다. 어제 스파링 수준의 강도로 했던 드릴연습때문인지, 식단 때문인지, 걷기인지 아니면 그 모든 게 아다리가 맞아서 낸 결과인지 모르겠지만.
 
 학창시절에 선생님들이 왜 그렇게 성실과 최선을 강조했는 지 알 것 같다. 꾸준함으로 인해서 맛 본 성공은 또 잘 해낼거란 자신감이 된다. 지금은 개떡같아도 조금만 인내하면 목표치에 도달할 수 있다는 믿음. 그리고 그건 건강한 삶을 사는데 꼭 필요한 원동력이거든.

 

  아침부터 받은 선물같은 말. 예전 거 다시 보니 정말 글의 깊이가 달라졌다. 그래도 하다보니 그럭저럭 발전은 하네. 역시 뭐든 꾸준한게 중요해.
 
 하 근데 정말 나 왜 이렇게 하기싫다 입에 달고 사는건 지. 일기에도 순 가기 싫어 하기 싫어 만나기 싫어네. 어차피 할 거면서. 겁이 많아서 이렇게 노력했는데 실패해도 상처받지 말라고 포석까는건지, 아니면 진짜 정말 본투비 게으른 사람인데 훈련이 잘 되서하는 건진 모르겠지만. 불평을 줄여봅시다.

 

 쉴까 말까 고민하다 간 아차산. 완전 깨끗한 하늘은 아니지만 그럭저럭 맑았던 야경. 붉은달 떴는데 카메라엔 안담겨서 아쉽다. 간만에 오손도손 산행 좋았다. 사람들 참 따뜻하네. 참나.
 
 내 수준은 딱 아차산인듯하다. 이번에는 하산할 때도 전혀 통증없이 그럭저럭 좋았다. 걷기의 힘인가. 아니면 이제 그래도 꽤 등산 다녔다는 증거일까? 어쩌면 스틱의 힘 일지도.


 

  아차산이 서울인줄 알았는데 구리로 찍히더라구. 그래서 망우산이랑 사이에 걸쳐있는 건가. 하여튼 갤럭시가 진짜 야경은 잘 나오는 듯 하다. 이전 폰이 그렇단 말은 아니고, 아이폰은 사진이 약간 보정이 떨어지는 느낌이랄까? 뒷풀이 갈까말까 고민했는데, 안 가길 잘했다. 조금 피곤하고 집에 오니 무릎이 뻐근하다. 그래도 갈 수 있는 상태라서 감사했네. 오늘도 수고했다 내 무릎.


11.03.금_노들섬 방어파티


  쉬는 날 없이 연일 또 달리고 있는, 그리고 다음주는 쉬겠다는 덧없는 다짐을 해보는 나. 정말 빼곡한 일정들로 인해 내 방은 개판, 빨래는 산더미다. 노는 것도 다 놀고 싶고, 운동도 하고 싶고, 사람도 만나야되고, 시간은 부족하고. 내 욕심이 하늘을 찌르는구나. 이 와중에 짐싸는 거 너무 재밌네. 일은 언제하지. 

 지하철 역으로 도착하자마자 느꼈다. 청하 빼놓고 오길 잘했다. 쌀 때만 신났지. 다 짐이다. 오지랖 부리지 말 걸. 아무도 가져오라고 안 했는데 뭘 그렇게 바리바리 쌌어. 손가락아프고 팔 아프고… 우산까지 완벽하게 짐 스럽네. 선물을 준비할 땐 험하게 다뤄도 티 안날만큼 튼튼한 물건이거나, 보관이 용이한 걸로 들고오자. 제발. 들고 가는 사람도 수월하게.

폰트도 예쁜 노들섬


 

  누가 오늘 추울 거 같다고 걱정했나,,,(바로 나) 더워 죽는 줄… 짐은 많고 외투는 너무 무겁고,,, 선물은 꼭 집어던져도 부서지지 않을만큼 보관과 운반이 용이하고, 깃털처럼 가벼워서 주는 사람도 맘 편해지는 걸 삽시다. 오늘의 다크호스는 밤막걸리였다. 퓨. 터질까봐 신주단지 모시듯이 안고 갔네. 다행히 짐을 보고 들어주신단 분이 계셔서 좀 편해졌다. 

얼굴 나오는 거 싫어한데서 모자이크 4번 했습니다.

 

 아 술 안먹으려고 했는데 진짜 와인 미쳤네. 청하도 맛있고. 진짜 재밌었다. 벌레랑 추위 걱정했는데 전혀 멀쩡했다. 여기 미진이랑 자전거타면서 지나갔던 곳인데. 수영이랑 심지로 가득찼던 내 삶에 점점 여러 사람들의 추억이 가득해지는구나.

이거 산 거 아니고, 직접 뜬 회라고 합니다 진짜 크흐 정말 캬하

 

 직접 뜬 회 정말 짱이다. 새우도 쫀득달콤하고. 수업 빼먹을만 했네. 미안해요 관장님과 체육관 친구들. (사실 아무도 신경 안 쓸듯). 분위기 좋고좋고. 맛도 좋고좋고. 즐겁고 재밌었던 시간. 더 놀고오고 싶었는데, 동행이 너무 피곤해보여서 일찍 자리를 일어섰다.

 

 ㄹ과 함께 오는 길. 지쳐보이는 그에게 쉬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았다. 이것 저것 말을 걸어보려다 혼자만의 조용한 시간을 지켜줬다. 내향인들에겐 혼자 집 가는 버스 안에서가 찐 힐링이라지. 지금이 프라임존일텐데 지켜드려야지. 이런 내 맘을 알고 일부러 돌아온 건진 모르겠지만, 지하철 태워주시는 거 좋았네. 잠깐 따뜻했다.

다들 잘 먹어서 뿌듯. 가는 길은 가볍게

 

 집으로 오는 골목길. 취기 때문인지 눅눅한 감정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아까 잠깐 거론되던 인물들과 그 일화들을 떠올리며 괜히 소외감이 느껴졌다. 누구는 잘하고 누구는 못하고.

 운동인들 사이에서 느끼는 소외감. 뭐, 여기나 거기나 마찬가지지만. 그 사람들끼린 이것 저것 쉽게 할 수 있는데, 난 못해서 낄 수 없어 아쉬운 거. 아무도 배제한 적 없지만 할 수 없는 내 환경이 절로 배제당한 느낌이랄까. 휴. 나도 뛰어난 능력을 남들에게 인정받고 실력자처럼 여유롭게 어울리고 싶다. 특출나게 잘하는 게 없다는 거 조금은 씁쓸하네.

그런데, 그랬으면 오늘도 운동 갔어야지. 술 먹고 놀아놓고 이게 무슨 타령이람. 재능을 타고난 사람들은 드물다. 다들 노력해서 지금의 경지에 다다른 건데, 그런 건 생략한 채 무대 위 절정의 모습만 보고 부러워하는 거. 진짜 도둑놈 심보이긴 하다.

 아 내일은 또 혜화 찍고 반포한강공원이네. 주말 내내 한강에서 주구장창 사는구만. 이 정도면 연예인 스케줄이다. 그런데 이렇게 잡은 사람 누구? 응 바로 나. 


11.04.토_ 혜화 김가네 팝업 스토어 + 더단백 페스티발

 

 아 나는 진짜 심지 없으면 어떻게 사냐. 일찍가서 기다린데놓고 이상한 데 앞에 가서 기다리고 있었다. 어쩐지 돈까스 집 간판 밖에 없더라. 다음부턴 지도 대충 보지 말고 한번 더 확인하자.


 

 그리고 재료 집는 것도 확인이 필요할 듯 하다. 소고기대신 옆에 두부 집어넣어버렸다. 그래놓고 당당하게 소고기 집었다고 우겼던 나. 부끄러움은 심지의 몫. 반성합시다. 휴. 졸지에 강제 다이어트를 시작했습니다. 뭐 같은 프로틴이긴 하네요.

 

 몽지가 그렇게 가고 싶어했다던 더단백 페스티벌. 나는 몰랐지뭐야. 매일 기운 찬 선생님들이랑만 수업하다가 이렇게 다정하고 상냥한 선생님들한테 수업하니까 되게 특별한 경험이었다. 일몰 아래서 요가도 해보고. 진짜 좋았다. 어제는 노들섬, 오늘은 예빛섬. 아주 한강투어구만. 그래요 이 모든걸 즐기는 내가 바로 대한민국의 중심 서울시민입니다.


 

 저녘 때 고기 먹으러 갔는데, 심지가 나보고 공주냐고 너는 왜 집게 안드냐고 했다. 집게가 두 개 밖에 없는데 어떻게 해. 수영이가 면박주면서 아휴 얘는~~ 했다. 심지는 여기선 이러고 다른 데 가선 잘 구워준다고 했다. 서운했구나 심지. 깔깔깔 근데 심지 나 요즘 공주야. 아무것도 하기싫다. 그리고 잘 굽는 사람들 많아서 나 그냥 가만히 앉아서 맛있게 먹어. 대신 다른 걸 도와줄게! 각자 잘하는 걸 하면 되지 뭐.



11.05.일_우스블랑

 

 아침에 7시에 일어났다. 이 정도면 지방산행이다. 생각보다 그냥 그랬던 우스블랑. 맛이 없는건 아닌데 찾아와서 먹을 정도는 아닌 것 같다. 그래도 브랜드 마케팅 진짜 잘했더라. 흰곰. 사장님 생각보다 앳되보이시던데, 환경에 대한 철학도 있으시고. (아니면 포장을 잘하시는 건가). 뭐, 외국인도 많던데, 그들의 입맛에 맞는 곳일지도. 


 

 3km는 잘도 걸으면서, 500m 근처에 올영은 너무 가기 싫었다. 그래도 갔다. 생각보다 구경할 게 없었던 올리브영 효창공원역 근처 지점.


 

 집에 와서 빨래 돌리려는데, 은진이도 밀린 빨래 돌린다고 난리였다. 으휴 형제가 똑같네. 일상이 바빠죽겠지 아주. 운동까지 해서 빨랫감은 많고, 참말로.

 

 빨래 한 번 돌리니까 저녘엔 또 나가고 싶더라구-정신못차리고- 그러다 잠깐 누워서 2시간을 잤다. 딱 요 정도 일정이 나한테 맞네. 아침에 살짝 놀고, 오후엔 집 치우고 낮잠자고.  

 

 저녘에 일어나자마자 고기 시켰다. 먹거리집 가고 싶었는데 못 가네 요즘. 대신 시킨 수육이랑 족발. 치킨 먹으려다 아빠 때문에 보쌈족발 시켰다. 여전히 맛있네 이 집. 그래 또 안나가길 잘했다. 주말은 좀 쉬어야지.

 

 내가 꽈배기 먹고 싶뎄더니 아빠가 술 먹고 나가서 사왔다. 다들 말렸는데 썽 내면서 무더기로 사와서 내 앞에 펼쳐주던 아빠. 오늘 빵 먹으면서 아빠들이 딸한테 어렸을 때 공주님이라고 불러준뎄는데, 난 그런 거 없었다. 우리 아빠는 나한테 야라고 한다고 했는데. 아유, 미안하게시리 또 먹고 싶다니까 잔뜩 사왔네. 공주대접 받고 있는 거 맞네 맞아. 심지야 난 공주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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