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

11월 두 번째 일기 (11.06~11.10)

by 킹쓔 2023. 11. 13.
반응형
11.06.월

 
 호르몬의 지배를 받는 시기가 가까워진건가? 엄청 배고프고 피곤하고, 또 때로는 입맛이 없어 단 것만 땡기는 그런시기이다. 아주 좋은 핑계를 대고 쿠키도 먹고 치킨을 먹어줬네. 배달어플 진짜 없애자. 당류 요즘 너무 많이 먹는다.
 
 밖으로 나가보니 너무 추워 죽을 것 같았다. 오늘 운동 가는게 맞는거야? 밖에선 도저히 못 걷겠다 싶어 헬스장 알아봤더니 한달 후에 리모델링한다고 문 닫는다네. 어쩐지 싸다 했다. 그래도 우리 체육관은 가야지. 저번 주에 빠졌잖아. 물론 아주 재밌게 놀았지만.
 
 나는 이상한 완벽주의가 있어서 디테일까지 확실하게 알아야만 남을 알려줄 수 있는데. 그렇게 확실히 알겠냐고요 내가. 관장님이 할 줄 알면서 왜 이야기를 못하냐고 하셨다. 아니요 저도 그랬으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모릅니다. 관장님이 곧 파란띠 되니까, 낮은 벨트들한테 알려주는 것도 해봐야 한다고 했다. 지방 같은데는 파란띠가 지도자인 데도 있다고. 
 
 매달리기 하려고 웨이트실 어슬렁 거리고 있는데, 관장님이 짝 안맞는다고 한 타임 더하고 가라고 하셨다. 퓨. 아니 나 걷기해야되는데. 끝나고 나니 비와서 당연히 못 걸었지 뭐.
 
 햇님이 선물 주셨다. 멀리서 챙겨오신 거, 주섬주섬 너무 귀엽고 감사하고 히힣. 너무 고마운 마음, 자랑하고 싶다! 가문의 가보로 물려줘야겠어.


 

11.07.화

 
 몽지랑 뒹굴뒹굴하며 놀았다. 추워서 운동 못나간다. 어찌나 누워있었는지 어깨 목 허리가 아프다. 휴대폰도 계속 하다보니까 재미없다.


11.08.수

 
 먐미룽의 계양산 야등. ㅍ도 간다그러고, 민주도 가고 차차도 가니까 드릉드릉한다. 월요일날 수업도 2번 들었고, 기본기도 스파링 수업도 아닌 날이라 간다면 가도 되긴 하는데. 이제는 자중하려고 한다. 사람들 좋다고 강아지처럼 쫄래쫄래 신나서 따라다니는 거. 물론 그렇게 살았기에 지금 곁을 지켜주는 사람들도 있는거지만.
 
그만할 때도 됬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어떤 게 내 삶의 축인지 생각해 볼 때다. 내 에너지는 한정되어있고, 운동이든 사람이든 집중과 선택을 통해 효율적으로 써야 할 때다. 언제까지고 푸릇푸릇한 청춘은 아니니까. 순간의 감정에 못이겨서 미래의 나한테 짐 던지는 거 자중해야지. 

 오늘 수업은 드릴부터 롤링까지 남자애들이랑만 했다. 분명히 저녘 조금 먹었다고 생각했는데, 헛구역질이 확 나왔다. 갤럭시 워치끼고 했으면 최대심박수 넘었을거야 분명히. 뼈대가 굵고 몸이 단단한 생명체들. 심지어 벨트도 나보다 높다. 휴, 좀 봐주시지. 이미 충분히 봐주고 있는 거 알지만 더 봐줬으면 좋겠다... 내겐 너무 버거운 존재들.

 ㅈ이 왜 계속 괜찮냐고 물었는 지 알겠다. 손가락 발가락이 너무 욱신욱신거린다. 나도 참. 어떻게든 이겨보려고 안간 힘을 썼구만. 테이핑까지 했는데 이런 적은 처음이다. 이거 거의 어디 매달리기 할 때 수준이네. 왼쪽 검지가 나간 것 같다. 그래도 찌릿거리는 건 아닌거보니 신경은 아니네.

 

 오후에 먹은 녹차 탓인지, 잠이 안와서 뒤척였다. 샘스미스 옛날 노래도 듣고. 겨울이라 그런지 마음이 조금 허한가보다. 


11.09.목

비가 너무 갑자기 추적추적온다. 올해 자동차 검사는 한큐에 통과! 번호등이 꺼져서 그것만 갈았다. 비쌀까봐 걱정했는데 만원 내외였다. 다들 너무 친절하셨다. 약간의 노력만 들인다면 다른사람에게도 기분좋음을 전달할 수 있는 거 같다. 요즘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된다. 낯을 가리거나 무뚝뚝해서 겉으론 냉정해보이는 사람에게서도 본질은 분명히 느껴진다. 상대방을 진심으로 대하는 지 아닌지. 


 

 여기까지 왔으면 또 칼국수 먹어줘야지. 칼국수집 주차는 처음 해보는데 옆차가 너무 빽빽하게 해놔서 힘들었다. 사실 많이 땡기진 않았는데, 비도 오고 예의상 먹어줬는데 괜찮았다. 신고집 최고집 맨날 헷갈려서 네비게이션 한참 헤맸다.


벌써 크리스마스가 한 달 남았네. 여기저기 캐롤이 울려퍼지는 걸 보니 성탄절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오랜만에 홈플에서 장도 봤네. 몇년 만이야. 피아노 끊은 이후로 거의 안가게 된다 홈플러스. 아빠때문에 간식도 많이 산 듯. 테라 감자칩 당류도 낮고 지방도 적고 맛있다. 다들 식단에 진심인데 요즘 너무 내팽개친 것 같아서, 돈도 아껴볼겸 요리 도전이요~


 
 며칠 후 면 빼빼로 데이라서 기프티콘을 여기저기 보냈다. 프로모션 중인 깊콘이 구매가능 갯수를 넘어서 구입할 수 없다고 했다. 각각 10개 한정, 5개 한정이랬는데 결국 20개 넘겼다. 회사사람들 안줘서 많이 남을줄 알았는데. 그냥 넘기긴 아까운 고마운 사람들이 많았다. 그분들한테 받은 거에 비하면 작지만, 뭐 이 정도 마음 표현이 서로 부담없고 좋지. 

 오랜만에 요리라는 걸 해봤습니다. 난생 처음 장조림도 해보고. 고기 넣은 장조림! 묵은지 볶음도 해봤습니다. 예전에 몽지가 만든 묵은지오징어김밥! 원수지간이 됬어도 생각났던 그 음식, 이번엔 내가 해주려고 사왔다. 그리고 김을 까먹었다 하하하. 김밥 재료 사러간다고 했던 사람이 김만 까먹기 있기없기? 이상한 것만 잔뜩 사왔지 왜 허허헣.

 보호대 살 걸. 통증이 가라앉질 않아서 파스 붙였다. 무릎처럼 큰 부위도 아니라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햇는데 은근 힘들다. 오늘은 오랜만에 누워서 휴대폰 안하고 알찬 시간을 보냈네. 잘햇다 잘했어.


11.10.금

 
 아침에 몽지가 김밥 다 됬냐고 전화왔다. 아니 어제 일찍자길래 김밥김 없어서 도시락 캔슬한 줄 알았죠 손님. 부랴부랴 스테이크랑 야채 깍뚝 썰어서 굽고 난리쳤다. 하 마음은 급한데 손은 아파서 못 쓰겠고. 왜 사람은 손이 두개인지 알겠다. 한 손만 쓰기 너무 불편하네.
 
 고기를 자르다 찌릿하고 통증이 올라섰다. 오늘 운동 어떻게 한담. 못가못가. 그런데 또 생각해보니 한 손 안 쓰기 훈련 차원에서 가보는 것도 괜찮을지도. 참말로. 
 
 몽지는 도시락이 다 된지 알았눈대, 내가 버벅대고 있는 걸보니 짜증이 났나보다. 용기가 너무 커서 가져갈 수 없다, 원래 이 반찬 자기는 안 먹는다. 이것 저것 투정을 부렸다. 뭐 이해 못하는 건 아니다. 어제 그렇게 도시락 싸준다고 광고를 해서 집에 왔더니 결국 아무 것도 없는. 밥 해논데서 운동하고 왔더니 아무것도 없지. 회사는 늦었지. 성질날 만 하네.
 
 그런데 나도 최선을 다해서 만든 결과거든 생도야...내 손과 잠이 덜깬 초점나간 눈을 봐... 

 체육관에 빼빼로 들고 갈 지 고민했지만, 바빠서 생략했다. 와보니 아무도 안 사왔길래 나라도 사들고 체육관 다시 가려고했지만. 너무 추워서 다시 나갈 엄두가 안났다. 오히려 사람들도 기프티콘을 더 좋아할거야...

 

 집 오는 길에 내가 받은 깊콘도 교환해서 왔다. 홍시도 한 개 입양 받았네. 히히. 따뜻한 금요일입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