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1.수 [워홀+2]_ 조금 조급해지는 이튿 날
NI넘버 신청, EE 영국전화번호 개통, 레볼루트 계좌개설 및 카드신청
새벽부터 일어난 새 나라의 어린이, 그게 바로 나입니다. 사실 시차적응 중인거지 뭐 히히. 장기간 비행 여파로 8시간 차이는 거뜬하게 적응 할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구. 3시부터 뚝딱뚝딱 거리더니 절대 다시 잘 수 없었다.
7월 영국의 아침날씨는 제법 쌀쌀하다. 추위를 잘 타지않는 나조차 반팔차림은 약간 추울 정도다. 어쩌면 그냥 몸 컨디션이 안 좋아서 그럴수도? 비행 내내 소화가 안된 채로 뭘 먹어서 그런건지, 물갈이를 하는건지 계속 배가 쿡쿡 쑤시고 아파서 좀 따뜻한 걸 먹으러 갔다.
블로그에 검색해보니 <레오>라는 곳이 따뜻한 수프를 판다고 해서 역까지 가봤다. 샥슈카 하나를 시켜먹었는데 너무 안 따뜻했다. 그래도 뭐 대충 한 끼 때웠는데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숙소로 돌아와서는 빨래를 했다. 세탁실에서 만난 중국인 여자애가 세탁기 사용법을 모르겠다고 도와달라고 했다. 사실 나도 잘 모르는데 대충 찍어서 해보니까 됬다. 신나서 좋아하던 그 애는 건조기를 돌리러 갈 때도 반갑게 맞이해주었고, 건조가 완료 될 때 까지 좀 더 있다가란 소리까지 했다. 아마 처음이라 모든 게 낯설고 당황스러울테지, 나도 그랬고. 귀여운 그녀, 상하이 출신이라는데 왠지 더 정감같다.
아쉽게도 카페테리아에 노트북을 두고 와서, 그 애의 부탁을 들어줄 수는 없었다. 그래도 오기 전에 노트북은 카페 옆 사람한테 잠깐 지켜달라고 하고, 건조기 시간 늦어지는 건 세탁실에 다른 여자분이 먼저 나서서 해주신다고 하셔서 그래달라고 했다. 각박하기만 할 것 같은 여기도 사람 사는 동네라고 조금씩 도움을 받는다.
휴대폰 개통을 위해 어제 지났던 레스터스퀘어근처를 다시 한번 지나면서 EE로 갔다. 통신사는 요금제 등 꽤 까다로운 면이 있어서 조금 긴장 했었는데, 전혀 그럴 필요가 없었다.
여권이 필요할까봐 들고 갔는데 필요한 건 현금이었다. 마침 주희가 줬던 지갑 속 현금이 유용하게 쓰였다. 한 달 20파운드에 25기가가 제공되는 요금제를 추천하길래, 중간 단계로 낮추고 싶었는데. 세 달 결제 시 30% 캐쉬백 프로모션이 있다고 해서 그걸로 결정했다.
번호를 고를 수 있냐는 내 질문에 유심카드를 두 박스나 들고 온 직원 아저씨. 곧 한국 여행을 간다고 자기 부자되게 몇 개 더 가입하라는 농담까지 하셨다. 별 거 아니지만 영국 전화번호가 생기니 나도 이 곳 사람같고 조금 뿌듯했다. 영국 에 온 이래, 내가 사회적으로 원하는 바를 이야기하고 결정해서 이뤄낸 일이라 신나기도 하고. 이제 와이파이를 찾아다니던 생활은 안녕!
영국 통신사 중에서는 EE가 제일 빠르다는데, 내껀 4G요금제가 그런지 엄청 빠르게 느껴지진 않았다. 그래도 3보담은 훨 낫다. 역시 인터넷은 한국이 최고구만.
킹쓔 영국워홀 꿀팁! 영국 휴대폰 번호 만들 때
현지번호개설 방법:
한국에 있을 때 미리 유심구매(쓰리, EE),
현지에서 통신사 매장 방문해서 직원상담 후 구매,
마트나 자판기에서 유심카드 구매
영국 통신사별 특징 : 3(다수 사용, 인터넷 속도 느림), 보다폰(가성비), EE(속도 빠른편)
영국 통신사 방문 시 준비물: 현금(30~60£정도), 영국은행계좌(있다면), 신분증
지나가다 말로만 듣던 잇수가 있길래 점심 식사는 거기서 했다. 영국방에서 자주 등장하는 식당 itsu. 따뜻한 국수를 준다고 해서 들어갔는데 결국 시킨건 포케였다. 그래도 사이드 메뉴를 추가하면 된장국을 댑혀줘서 좋았다. 뭐 그 된장국도 손톱만한 두부가 들어강 즉석식품이지만, 여긴 타국이니까 이 정도로 만족해야지.
근처를 둘러보는데 프리메이슨 박물관이 무료입장이길래 가봤다. 엄청난 단체답게 역사가 꽤 깊은 곳이었다. 도서관도 있고 심지어 화장실 문까지 문양이 박혀있더라. 2층은 프리메이슨 회원만 들어갈 수 있다고 했다. 영화 속에서 자주 보던 단체가 실제로 진짜 있다는게 좀 웃기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그 다음은 런던리뷰북샵에 갔다. 심지가 여기 에코백 갖고 싶대서 갔는데 내가 보기엔 품질이 영 별로였다. 다른데도 더 보고 결정할랬는데 심지 눈엔 이미 이녀석이 마음을 사로잡았나보다.
길에서 만난 코코. 이젠 상해에서의 기억이 아니라 강남역에서 골든 팍이랑 팝콘 먹던 기억이 난다. 추억이 많아지는 코코, 이제 다음엔 런던이 생각나려나. 몸 컨디션이 계속 안 좋은 모양인지 가만히 있으면 물 속에 있는 것 처럼 어지럽고 몸이 가라앉는 느낌이 들었다. 공원이 보이길래 벤치에 앉아서 쉬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근데 또 그냥 앉아서 쉬진 못했지. 스페어룸에서 계속 집을 검색해보고 연락을 했다. 차마 전화는 아직 못하고 메시지로만 했는데… 솔직히 정말 보러가고 싶은 집이 없었다. 위치가 다 너무 멀거나, 시설이 별로였다. 물론 내 예산이 그리 넉넉하지 않은 관계로 뭐 좋은 데 못 갈건 알지만 진짜 턱없이 못미치는구만.
이틀 째 인데 뷰잉을 한 곳도 못간 것에 관하여 조금은 불안해졌다. 몬조도 게스트하우스는 주거지로 인정이 안되는지 계속 주소를 알 수 없다고 해서 가입할 수 없었다.
숙소로 가는 길에 저녘을 사려고 테스코도 가고 세인즈버리를 둘러봤다. 양심상 테스코에서 토마토랑 치즈만 좀 사고 세인즈버리는 빈 손으로 나왔다. 중국인 마켓은 예의상 들렸는데 하늘보리나 신라면 등 반가운 것들이 많았다.
한국이었으면 쳐다도 안 볼 가격인 3천원을 주고 하늘보리를 샀다. 배 아픈 핑계로 향수 한 번 느껴보자. 테스코에서 판 토마토는 가격대비 꽤 맛있었다. 저녘으로 마트에서 산 걸 먹으면서 NI넘버를 신청했다. 베이비토마토는 껍질이 여리고 꽤 맛있었다. 빨리 집을 마련해서 이런 걸 요리해먹고 싶다. 집이 있어야 몬조도 가입하지. NI넘버도 받을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가 몬조는 못 받는다니, 게다가 자꾸 잘못하면 평생 회원가입이 금지라니 대충격파티구만.
디온에게 주소를 빌려달라고 얘기를 하려다 말았다. 쉽게 편하게 할 수 있겠지만 그것 또 의존이잖아. 스스로 혼자 해보려고 시작한 게 워홀이라면서. 어렵지만 덕분에 집주인들이랑 연락하면서 영국 휴대폰 번호체계도 좀 감이 잡히고, 집들보면서 지리도 조금씩 익숙해진다. 봐봐- 힘들지만 그만큼 많이 배우지?
이제 집, 잡, 계좌개설만 하면 된다. 몬조도 버벅대는데 까다롭기로 소문난 계좌개설은 또 뭐 그리 준비할게 많을까? 하- 그래 이 모든게 쉽진 않겠지.
근데 뭐 아무렴 어때. 여기 오는 것보다 더 어렵기야 하겠어? 내겐 제일 어려웠던 일이 런던까지 오는 거였는걸. 한국에서 누릴 수 있는 모든 걸 내려놓고 온 몸이라니까. 친구들과 헤어지고, 낯선 곳에서 새로 혼자 시작할 용기를 내야했고. 그렇게 어려운 걸 다해냈는데 뭐- 이 정도야 나머지는 껌이지.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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