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24년 12월 일곱 번째 일기 (12.27~30)_ 여유로운 연말 마무리

킹쓔 2025. 1. 1.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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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7.금 [워홀+150]_새벽부터 일하러 갑니다

 

스윗가이 스티브가 챙겨준 모닝 브뤸퍼스트티

 아침 다섯시에 첫 차 타고 일하러 가는 나. 좀 멋진데? 꽤 열심히 사는 사람 같잖아. 어제 일찍 잤어야 하는데 또 느적거리다 세 시간 자고 디온네를 떠났다. 

이 기차, 제가 전세 냈습니다.

 

이브 날 과 달리 한적한 런던 유스턴역

 생각보다 일찍 도착해서 역에서 피아노도 좀 뚱땅대고, 집 가서 짐도 풀렀다. 근데 대문 열쇠를 깜빡해서 아침부터 애들 다 깨웠다 깔깔. 

 그렇게 와서 점심, 저녘 풀근무를 했다. 오전엔 조금 힘들었지만 그럭저럭 괜찮았다. 그래도 전 날 잘 잔 덕에 무리 없이 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저녁은 김볶밥, 업무일지 쓰기, 1/4로 줄어든 팁

 디너 타임때는 난생 처음으로 현금 팁을 받았다. 돈 많은 할아버지와 핫한 젊은 언니가 와서 이것 저것 많이 물어보길래, 조금 까다로운 손님이라고 생각했다. 식사가 끝나고 계산을 받으러 갔는데, 할아버지가 팁이라고 20파운드(한화 약 4만원)를 앞치마에 몰래 넣어줬다. 순간 그냥 모른 척 넘어갈까 마음이 흔들렸지만, 양심 상 사장님께 말하고 룰대로 스텝들과 나눴다. 흐흐. 그래서 5파운드가 됐지만 뭐, 혼자만 꿀꺽 하긴 좀 그랬거든요... 히히.

 집에 오니 라쉬가 저녁을 챙겨줬다. 배가 그렇게 고프지 않았는데 따뜻한 그의 마음이 고마워 한 그릇 뚝딱했다. 얘네는 밥을 진짜 많이 먹는데, 맨날  나 밥 먹는 거 보고 너무 적게 먹는다고 생각한다. "Eat Properly."라고 매일 잔소리하는 친구들...너네 진짜 많이 먹는 게 뭔지 모르는구나...나 많이 먹어. 


12.28.토 [워홀+151]_ 노작대고 늘어지고

 

 오후까지 라피랑 노작대다 장을 보러 갔다. 오는 길에 라피가 방글라데시 디저트인 젤라피를 사주겠다며 근처 가게로 데려갔다. 코앞에 있는 덴 데 한번도 안 가봤던 곳인데 껄껄.

 젤라피는 맛있었다, 약간 약과 같은 느낌? 왜 빨간 빛을 내는지는 모르겠지만. 호르몬 기간이라 달달하니 맛있어서 두 개나 먹어버렸네. 당-폭발!

 그리고 저녘엔 이쉬타가 새우커리를 줬다. 어제 요리할 때 새우가 너무 먹음직스러워서 서성댔더니, 잊지 않고 챙겨줘서 고마웠다 히히. 요즘 계속 많이 노네. 월급쟁이라면 이런 연말 휴가가 좋겠지만, 시급쟁이인 나는 조금 불안해진다. 다음 달 이사 잘 할 수 있겠지? 


12.29.일 [워홀+152]_ 꽃과 함께

 

 아침엔 라피랑 꽃 시장에 갔다. 이제 이사가면 자주 못 올 것 같아서 갔는데, 날씨가 우중충해서 그런가 확실히 좀 덜 활기차 보였다. 

가는 길에 만난 다람쥐, 약간 스산한 꽃 시장 풍경

 라피는 지드래곤 같은 느낌이다. 작고 마른 패셔니 스타 느낌. 청자켓이랑 카키 바지를 입고 갔더니, 대뜸 혹시 5분만 기다려 줄 수 있냐고 했다. 무슨 일인가 했더니 자기도 같은 옷 있다고 나랑 똑같은 아웃핏으로 맞춰 입고 나왔네 깔깔. 귀엽네 녀석.  

젠지처럼 항공샷 찍기 / 패피라피

 꽃 시장에서 꽃은 안 사고 디저트만 이것 저것 먹고 왔다. 대신 까눌레랑 두바이쵸콜렛을 먹었다. 한국에 있을 때 종종 먹던 카눌레나 한 때 유행이었던 두바이 쵸콜렛을 먹으며 또 잠깐 고국 생각이 났다.

마켓에서 사 먹은 카눌레 & 두바이 초콜렛

 

 

Columbia Road Flower Market · Columbia Rd, London E2 7RG 영국

4.6 ★ · 꽃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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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녁에는 미트라가 피자를 갖고왔다. 방금 구워온 피자를 건내주며 먹으란다. 다들 팍팍하게 사는 대도 인심 좋은 동네야 참. 곧 떠날 때가 되서야 엄마에게 영상통화로 이웃들을 소개해줬다. 지지고볶던 나의 애증의 무슬림 친구들아. 그래도 가끔은 너네가 생각날 것 같아. 


12.30.월 [워홀+153]_ 월요일에도 계속되는 휴일

 

 아침에 일어나서 이불 빨래하고, 밥 먹고, 저녁에는 라피랑 차이나타운으로 나갔다. 사촌이 와서 돈을 전해준다는데 그 나라는 계좌이체같은게 발달하지 않아서 송금과정이 많이 불편하다고 한다. 그들이 여기서 일하면서 겪는 부당한 대우들도 들었다. 최저임금의 반도 안되는 시급부터 비자로 인한 여러 고충까지.  

말레이시아 식당에서 열린 젓가락 교실

 근데 그런 애들이 밥을 사줬다 깔깔. 정 많은 이네들. 고맙네 고마워. 그리고 밥 먹을 때 손으로 먹어도 괜찮냐고 눈치봐서 웃겼다. 젓가락질 알려줬더니 5분만에 마스터해버린 라피와 젓가락질 할 줄 몰라서 스시집 가서 친구가 모두 먹여줬다는 라피사촌.

 

Rasa Sayang Restaurant · 5 Macclesfield St, London W1D 6AY 영국

4.4 ★ · 말레이시아 레스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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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서 보면 참 예쁜 나 / 거울샷 놓칤 수 없쥐

 

Ben & Jerry’s · 74 Wardour St, London W1F 0TE 영국

4.2 ★ · 아이스크림 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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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는 길에는 하늘보리도 사고 벤앤제리도 먹었다. 원래 보다 만 라라랜드를 보려고 했는데 너무 피곤해서 잤다. 근데 이불이 덜 말라서 축축했다. 아- 내일 정말 일 하러 가기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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