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26.토
오늘은 더 맥아리없어진 무릎,
이렇게 힘빠진 무릎은 오랜만이네.
승급 앞둔 지금.
밤새 욱신대는 다리를 안고 이런 저런 생각이 많아지더라구. 걸을 때 마다 또 질질 끌리는데, 작년 생각도 나고. 약속 갈 수 있을지 말지 밤새 고민하다 나갔다.
늘 느끼는 거지만 진짜 건강이 최고다.
아프면 아무것도 못하는 거. 억울하고 답답해.
어디 하나가 아프다는 건,
굉장히 불안불안한 하루를 살아가는 일이다.
마치 언제 멈출지 모르는 차를 운전하는 것처럼.
갑자기 아프면 모든걸 포기해야되거든.
아니면 앞뒤 생각없이
밧줄로 끌고라도 목적지까지 가던지.
과연 나는 어떤 선택을 해야하고,
그 결과는 어떨까.
위 아픈 사람, 허리 아픈 사람 다모인다고 하는데
무릎 아픈 사람도 빠질 순 없지...
물론 후폭풍 걱정 안되는 건 아니지만
이틀 간 집에 짱박혀있었는데 아무 호전이 없거든?
그니까 그냥 나가자. 애들 보고 싶단말야.
다리 아픈 나 봐주러 서쪽나라 사람들 대거 이동하는
그날이 드디어 오늘입니다.
성임이랑 두번째 찾아간 선화분식.
반쯤 내려진 셔터를 보고 우리 모두
오늘은 글렀구나를 예감했다.
0. 사가정역 선화분식.
떡볶퀸에 나와서 유명한데, 어렸을 적 그 옛날 가격대로 맛있는 떡볶이와 피카츄 꼬치 등을 팔아서
90년대생들에게 향수를 선사한다고. 영업은 평일만.
그래도 다행히 설겆이중인 사장님을 만나
주말은 안하신다는 답변을 들었다.
삼고초려해야 먹을 수 있는 떡볶이라니.
평일날 재방문를 계획 하며
혹시나 이럴까봐 찾아둔 식당후보 중 마라탕 픽.
라화쿵부가서 마라탕 하나 시켰다.
성임이가 양고기 넣으면 맛있데서 양 넣어봤는데
신기한 맛. 음료도 샀는데 둘 다 복숭아 아이스티더라. 민주도 복숭아티들고 와서 좀 웃겼다.
미룽씨가 옆 테이블을 보더니
여기는 1인 1마라탕이 많다고 했다.
주변을 보니 정말 각자 한 그릇씩 먹고 있는 학생들.
요즘은 저렇게 각자 먹는구나.
우리는 마라탕 하나에 총좌빙이랑 볶음밥이랑 꿔바로우까지 다양하게 먹었다. 우리는 으른들이니까.
가게에서 나오는 서태지 노래 듣다가
추억의 노래도 얘기하고, 90년대 생활상도 얘기하고. 끊이지 않는 대화 살짝 끊어주고,
현이 기다리러 카페 오프아이디어로 이동.
1. 라화쿵부 사가정점
2층에 있고 재료들이 깔끔한 편.
물건 찾으러 가야되서 늦는다더니
선물이라고 책을 바리바리 싸온 티현티.
김에프는 책 펼치자마자 눈물 차오르고
카드 첫 줄 읽자마자 수도꼭지 켜지네.
짧지만 진심을 꾹꾹 눌러담아 쓰는 현이의 편지는
볼 때마다 잔잔하지만 큰 감동을 준다.
그러나 우리동네니까 차는 내가 산다고 했더니
딱 잘라 거절하는 티현티... 받아주세요 나의 성의
지하철이 막힌다고 헛소리하는 차차를 기다리며,
우리 넷은 미어캣마냥 목 빠지게 1번출구를 바라봤다. 아아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는 그 사람~ 이 오자마자 보드게임카페로 이동.
2. 사가정역 카페 오프아이디어
내부 인테리어도 예쁘고 타발론티도 파는데 5,000원대로 가격도 괜찮다. 사가정역 1번출구가 바로 보여서 친구가 오는지 안오는지 확인 가능. 요즘 유행하는 영수증 사진찍기도 가능. 약속장소로 베스트.
렉시오라는 새로운 게임을 해보는데...
수영이랑 심지한테 계속 전화왔다.
집 앞에 줄 거 냅두고 간다는데,
아빠는 집이라면서 전화도 안받고.
게임은 자꾸 내 턴 돌아오고. 현이는 집중하라고 하고.전화는 계속 울리고. 다들 나만 쳐다보고 있고.
정신없네.
다리 계속 욱씬거렸는데 게임하다보니까 안아프데?
게임머니지만 졸부되니까 기분도 좋더라구.
정선 카지노에서 속옷겹쳐입고 앉아서
하루종일 빠찡꼬땡기던 사람들이야기 생각나더라.
이러다 집도 날리고 땅도 날리는구나 싶더라니까.
아파서 점심만 먹고 간다고했는데,
성임이가 케이크 사왔는데 그럼 언제먹어야되냐고
걱정해서 미안했다. 그녀의 서프라이즈 진짜 뭐야.
뭐이런걸다해왔어ㅠㅠ쒸이
너는 정말 감동이야ㅠㅠ
내가 좋아하는 오레오맛!
게임하면서 먹는데 꿀맛!
3. 사가정역 명보드게임
깔끔하고 직원분들도 친절 . 동네치고 내부좌석이 넉넉해서 여유롭게 놀 수 있었다.
버스타고 가려다
인원도 시간도 애매해서 내차끌고 가기로 결정!
지하철에서 버스타고 우리집까지 일일 김수진 체험.
조수석에 탄 차차! 신난다고 둠칫둠칫. 차는 들썩들썩. 히히히 신난다 오대산~ 허!참!갈비로~
입구에서 몽이랑 합류.
여기 와서 한번도 기다려본적없는데
3ㅡ40분 정도 대기했다 들어갔다.
다들 배고파서 예민한데
이모님이 정신없이 바쁘다구 말 끊고
자꾸 주문안받아줘서 다들 독기올랐다.
이모님이 미안하다고 서비스 주고 밥 좀 들어가니
다시 자비로워진 우리. 그래 바쁘면 그럴 수 있지.
다 이해해요~
냉면도 먹고 밥도 먹었는데 돼갈 10인분 뿌신거 실화?
인생네컷 찍어야된다고해서
다시 차타고 우리집으로 고고고.
4. 별내 태릉허참갈비
직접 기른 배밭에서 만든 양념으로 잰 갈비가 일품.
자세한 정보는 아래에서.
+
2023.08.27 - [정보/맛집] - [맛집] 태릉 허참갈비 (별내 허참갈비/ 남양주 허참갈비/ 태릉맛집/ 남양주 맛집/ 갈비맛집)
고기를 얼마나 많이 먹었는지 몸에서 냄새진동
움직일때마다 갈비냄새 풍기는데
차에서 밀착하니 더 많이나구요.
같이 있으니까 더 많이 신나구요.
또 차 들썩들썩거리도록 흔들어주는 사람들이라고 쓰고 차차라고 읽는다. 이봐요들 옆차 오해한다고.
휴 운전에 집중할 수가없네 진짜^0^
나 주차하는 동안
터키아자씨가 하는 젤라또집 가있으라고 했지롱.
우리동네니까 내카드 줬는데 차차가 계산했네 참나.
흥국쌀 최고, 녹차 좋고. 풋사과는 그냥 그럼...
5. 터키 젤라또 전문점 달콤한 순간
터키 네이티브가 하는 곳인데
사장님 은근 유머러스하고 젤라또도 깔끔하니 맛있다.
사진 찍기싫다는 차차.
머리띠부터 건내는 현이. 열심히 달래는 성임이.
신경 안쓰고 쓸거 고르는 민주 소룽.
다들 정말 어떻게 친구됬는지 모를 정도로
각자 개성 또렷한 친구들이야.
아 너무 행복하다.
이 소소하지만 커다란 행복을 느끼려고 나는 사나보다.
작지만 소중한 친구들. 영원하길.
집까지 태워다준댔더니 무릎 생각하라고
지하철 탄데서 태릉입구역까지 데려다주기로.
체육관 가는 길 통해 가면서 일일 수진체험 또 시키고 기념품으러 소금빵도 하나씩 사서 보냈다.
차차가 사진 찍기 싫다고 울어서
성임이가 힘내라고 천원 줬다.
받더니 코노 갈 돈 생겼다고 급 싱글벙글.
귀여운 우리 흑곰이
헤어지는 순간까지 신나고 즐겁게.
뭐가 그렇게 들떴을까 우린.
얼마 전까지만 해도 떠나는 뒷모습을 지켜보곤 했는데.
이젠 서로가 아득해질 때까지
손을 흔들어주는 사이가 되버렸네.
집으로 돌아오니 다리는 욱씬 거렸지만,
한 짝 정도는 기꺼이 바쳐도 될만큼
오늘 하루 또 행복하고 좋았다.
세로토닌 샤워한 것 처럼 만나면
가슴 깊숙히 뭔가 차오르는 사람들.
내 나이 35살,
어렸을 적 꿈꾸던 것처럼
늘씬한 외모나 번듯한 집은 없지만
그래도 친구들과 함께라면 나름 살만하지 않을까?
철없는 나의 기백.
08.27.일
오늘에서야 펴보는 수영이 선물.
오란다였구만. 민쥬링 생각나네.
놀러갈때마다 뭘 이렇게 사와 얘는 진짜 기분좋게.
점점 악화되는 무릎. 서는 것도 힘들다.
나 승급심사나 볼 수 있을까?
결국 등산은 깔끔하게 포기하기로
10시에 만나기로 했는데,
10시반으로 착각하고 느적느적 있다가
진짜 5분만에 휘뚜루마뚜루 준비해서 역으로 픽업!이게 되네...하면된다...?
사람들 산에 보내놓고 인사해주는 등산...
여러분 이런 거 처음보시죠? 저도 처음이에요 낄낄낄
잔디인형같은 수염 궁금했는데 깔끔하게 면도하고 오신 돕감자탕 사장님, 조용하고 온순한 테니스 프린스. 간만에 만나서 신나는 우리 블루!
등산로까지 데려다 준 후 나는 불암사 구경 룰루.
아니 근데 가는 길이 생각보다 가파르고 쉽지 않네.
이쯤되면 애기봉 가는 거나 불암사 가는 거나 비슷할듯.
더위때문에 땀도 잔뜩 주륵주륵
깨달음의 길은 어렵구나.
종교가 불교냐는 블루의 질문에
무교라고 대답하는 나.
한국 사람들 대부분이 종교는 없지만
절에 오면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한다.
DNA에 옛날부터 조상 대대로 물려온
뭔가라도 각인 되있나?
어쨋든 절에는 뭔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게 있다.
웅장한 성당이나 교회에 들어서면
모든 죄를 고백하고 회개하며
참회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라면,
절은 걱정 근심따윈 잊고
쉬어가도 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강아지도 맘 편한지 늘어져라 자고 있고,
그런데 저번부터 드는 생각이
아무리 생각해도...개팔자가 상팔자야.
체육관은 많이 못갔어도 승급은 잘 보고 싶거든요.
이 몸으로 시합은 나갈 수 있는걸까?
출석일 수는 채운걸까? 맘이 불안하지만
지금은 다 잊고 마음 비우고 기도하기.
소원등 안써본 사람 나야 나 ^0^
밑에 종이 못보고 열심히 등에다 소원 쓴 나 자신.
좀 웃기고.
누가 나 친구 없다고 했냐...너요너
작은 기왓장 하나에도 쓸 사람들이 이리 빼곡하네.
원래 기왓장 두 장 샀는데
친구들 이름쓰자마자 벌써 하산했다고 카톡와서
정신없이 한 번에 몰아쓰고 내려가기.
오늘도 또 간 허참갈비.
어제 본 이모님이 또 왔냐고 반겨주시고.
식당에 대해 이것저것 설명하니까
테니스 왕자님이 맛집 블로거냐고 하시더라고.
뭐... 맛집 전문이라기보단 그냥 많이 먹는 걸로.
불이 갑자기 약해졌다 쎄졌다 고기 마늘 다 태움.
너 그냥 숯불아니고 캘시퍼지?
시원시원한 돕감자탕님의 입담 들으며
냉면과 함께 마무리~근데 이분 정말 면 좋아하시는 거 같다.
2차로 간 남양주 신상카페 닉센.
분명히 주차공간 넓고 인테리어도 나쁘지 않은데,
애들 많고 사람들도 시끌벅적해서 정신 사나웠다.
그래도 리뷰 쓰려고 일부러 녹차크림뭐시기 시켰는데
어휴... 줄 때 좀 깔끔하게 주세요. 컵을 만질 수가 없네 .
이게 바로 요즘 말하는 인스타 감성인가,
MZ되기 힘드네. 할미는 운다 울어.
몰랐는데 집 들어오자마자 피곤했는지
오란다 하나 먹고 뻗어서 그대로잤다.
진짜 잘 자고 있었는데 전화해서
저녁에 마라탕 어떻냐는 생도. 이걸 죽여 살려
우리집이 무슨 궁궐이니 그냥 와서 말하지...
그리고 나 어제도 갈비에 마라탕 먹었는데... 오늘 또?
아까도 사람들이랑 같이 절에 있는데 계속 전화하더니
이번 주말 아주 제대로 데칼코마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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