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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1월 마지막 주 일기 (01.29~01.31)

by 킹쓔 2024.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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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9.월_ 대체 왜


 짜증이 덕지덕지 묻어난 월요일 아침. 호르몬의 여파로 해결해야 할 일이 산처럼 느껴지고 마음은 급하고 시간은 없고. 바빠서 점심도 못 챙겨먹었다. 어제 주먹밥 싸놓길 다행이네.

 심지생파 마러생파 민주생파에 업무는 쌓였지. 갑자기 SOS치는 사람까지. 왜이리 바빠진 건지 모르겠네. 아니 모르면 눈 가리고 아웅이지. 다 내가 펼쳐놓은 일들인걸. 많은 사람들한테 내 생일 축하 받을 때부터 직감했던 일인 걸 뭐.

손가락부터 무릎까지 관절들이 지끈거렸다. 갑자기 안온다는 말에 뭐가 잘못된 건지 생각해보다 머리가 지끈지끈. 그냥 매사에 의미부여 하지말자. 안오면 안오는 갑다 해야지 뭐.

 

 이것저것 정신없어 잘 못챙겨준 우리 막냉이 생일. 어쩔 수 없지 뭐 다음 번에 더 잘 챙겨줘야지. 오늘 예뻤는데 뒷모습이라도 담아보는 심정. 집에 오니 또 열두시네, 요즘 매일 늦게 들어오는 나.

 

우울해서 델리만쥬 먹었어? (정말 우울해서,,,?)

 

 
 


01.30.화_끝이 좋으면 다 좋아

 

하트모양처럼 나온 발사진

 드디어 다가온 마러생파. 아 정말 우여곡절 끝에 그날이 오긴 왔다. 케이크 픽업하고 지하철역에 갔더니 지갑 잃어버려서 또 헐레벌떡 왔다갔다하고. 진짜 정신없었다 없었어.

 또 나만 꼴찌야 ㅠㅠ 그래도 뒤를 지켜주는 분이 계셔서 안심됬다. 좋은 분이야. 등도 준비해오시고, 인플답게 사진도 어찌나 잘 찍으시던지.

언제나 예쁜 용마산 야경

 서울이 한 눈에 보이는 용마산에서 생일을 축하받는 이의 기분은 어떨까? 사진 마다마다 입이 귀에 걸린 그를 보며 뿌듯하고 기분 좋았다. 이렇게 좋아할거면서 으이구!

 시녀병있는 나에게 시녀역할은 딱 일지도. 공주님 면사포 씌워드려 목걸이 해드리고 귀걸이 껴드리고 정말 깔끔하게 단장시켰다. 결혼도 안하신 분인데 후레쉬켜서 가운데로 몰아주기! 호홓 이게 바로 친구들 결혼식 자주가본 장년층 짬바다!

 점보라면 먹어보고 싶었는데 물 때문에 공간춘 변경. 그래도 되게 맛있었다. 치킨도 양념치킨 다 끝나서 못먹고 케이크 딸기도 못먹었다. 그렇게 달고 맛있었다는데... 대신 바스크 치즈케이크도 먹고 뭐 나름 배 채워서 내려왔다. 

 빨간 달. 예상 못했던 적월(赤月)을 보면서 낭만이 가슴에 차 오른다. 아이폰으로는 안잡혀서 아쉽지만... 그래도 추억을 회상시키는 용으로는 적당하군.

 끝이 좋으면 다 좋다는 말은 오늘을 두고 있는 말이지 싶다. 피곤한 상황과 곤란한 사정에서 참석을 고민했지만, 활짝 웃는 그의 미소를 보니 너무 뿌듯하고 기분이 좋다. 빨간 달까지 본 정말 풍요로운 밤이로구나. 


01.31.수_하고 싶은 걸 어떻게 해

 

 사람들에게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사람이 간절하게 소망하면 어떻게든 다 이루어진다고. 나는 그렇게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될 거라고 믿는다고. 18년 유럽여행 후, 나는 영국으로 가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리고 오지게 차였다.

19년 부터 총 네 번 정도 떨어진 듯

 이 후로 내 나이는 청소년 연령제한(만 30세)을 초과했다. 지원 자격조차 되지 않았고, 쉽게만 붙는다던 영국 워홀은 남 얘기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작년에 이 뉴스를 접하게 되었다.

 

 

내년 한-영 워킹홀리데이 5000명으로 확대…참가 연령도 35세로 상향

내년부터한국과 영국 간워킹홀리데이 참가자 연령 상한이 기존 30세에서 35세로 상향된다. 대상 인원 또한 1000명에서 5000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외교부는 한국과 영국 정부가 올해 수교 140주년

www.korea.kr

 헐 이제 나 되네? 아냐 또 쟤네야 워낙 왔다갔다 하니까... 혹시나 싶어 지원 날짜를 체크해두었고, 신청시작일인 오늘 급하게 부랴부랴 지원했다. 클릭 몇 번에 300만원에 가까운 비자 신청료와 보험비가 빠져나갔고, 환불 여부는 불투명 했다. 그래도 하고 싶단 맘이 들었다. 

처음으로 받는 가능성있어보이는 메일

 안되면 인생공부 한 셈치지 뭐 못 먹어도 고다. 잔고증명서는 어떻게 만들지? 이거 된 건가 만 건가... 긴가민가 싶었다. 올 해 제도가 바뀌었지만, 딱히 명확한 공지가 없어 많은 사람들이 혼란스러워했다. 그 중에 하나도 나고.

몽지가 만들어준 세젤맛 김밥

 일단 저질렀다. 합격하고 나서 고민해야지 했는데 이거 뭐 된 것 같다. 다행히 비자센터 방문 전까지는 환불이 가능하다고 했고 고민할 시간이 있었다.

 

  내가 가면 엄마는 어떻게 되는거지? 온갖 걱정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되도 잔고 증명서는 어떻하지? 35살이나 되서 5백만원 고민하는 것도 진짜 웃겼다. 안정적인 보금자리를 만들어가야할 시기가 아닌가. 그게 가정이든 일이든. 마음 속 다른 목소리도 외쳤다. 그래도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 아니  하고 싶다고 다할 수 있냐고... 이거 그냥 내 미련이고 객기인가... 머리가 복잡해서 일찍 누웠는데, 잠이 안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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