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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3월 두 번째 일기 (03.04~03.10)

by 킹쓔 2024. 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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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4.월_ 당과 피로가 넘치는 월요팅


 바쁘다 바쁜 월요일. 아침부터 업무하랴 밀린 블로그 올리랴 진짜 정신 없었다. 오늘 혈당이 너무 치솟는 것 같아 당 제한 식단 먹겠다고 선언했으나, 집 오자마자 주전부리를 먹어댔다. 모래성 같은 다짐,,, 당류 끊기 너무 힘들다.

생각해보니 오후에도 했던 당류섭취

 호르몬 때문인지 몸이 늘어지듯이 피곤해서 운동도 고민하다 9시부로 갔다. 그래 이렇게 먹었으면 혈당 스파이크 없애로 가야지. 하… 그렇게 먹었는데 왜 이리 처지냐구,,, 승급만 없었으면 쉴 텐데... 고작 주 2회라 쉴 수도 없고.

  끝나구 스파링 두 판했다고 손이 욱신욱신 거렸다. 웬만하면 스파링은 최대한 피해야겠다. 아님 너무 테이핑을 깡깡 조여매놔서 그런가.

3분만에 매진되는 올영쿠폰

 올리브영 쿠폰 받기 정말 어이가 없네. 왜 이렇게 피 튀기는 전쟁인데... 3분 만에 매진 실화냐고...

  샤워하면서 개운함을 느꼈다. 오늘 하루는 뭐 나름 괜찮았다. 영어공부도 하고 일도 하고 운동도 하고 알찼다 알찼어. 그거 조금 부지런 떨었다고. 미루고 게으름 피 울때 느낀 죄책감이 끼지 않은 깔끔한 하루였다.


03.05.화_ 어제는 아팠지만 오늘은 괜찮아

 
 어제 먹은 약은 유통기한이 지난 약 이었다. 어쩐지 두통을 가라앉혔는데 무릎은 계속 아프더라. 날라가버린 유통기한과 함께 효능도 사라져버린걸까? 왜 하반신까지는 진통제 작용이 안됬던거냐구…

 등기로 비자신체검사 결과를 받았다. 다행히 이상은 없었다. 재수없으면 객담검사로 몇십만원과 몇 주간의 기다림을 감내해야던데, 운이 좋았던 걸까. 걱정했던 것보단 술술 잘 풀려가는 과정이다.

 오늘은 일을 너무 설렁설렁해서 집 와서 이것저것 많이 했다. 피아노도 치고, 밥도 해 놓고, 영어공부도 하고, 청소도 했다.


03.06.수_ 조심하자 몸 사리자

 
 입술 찢어졌다. 얘랑 할 때마다 다치네... 단단한 그녀... 아 왜 이렇게 자꾸 스파링을 하는거야... 그거 피해서 월수만 했는데... 승급 얼마 안남았으니 어쩔 수 없지, 뭐.


03.07.목_ 제자리 걸음은 과연 나쁜 것 인가

 

 유통기한이 지난 국산콩두부로 유부초밥을 만들어 먹었다. CJ고메로 산 치킨은 순살보다 윙이 더 맛있는 것 같다. 순살은 너무 퍽퍽해...남은 밀도빵까지 거나하게 먹고 자버렸다. 아유 위장 터지고 혈당 터지겠다. 아니 요즘 너무 피곤해 병적으로...
 
  9시쯤 일어났는데 성임이가 갑자기 내가 가면 빈 자리가 느껴질 것 같다고 했다. 이젠 괜찮을거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또 찌잉했다. 생각해보니까 2월은 좀 휘황찬란 폭풍모드로 "아니 어떻하냐고 ㅠ 애들 없이... 외국!! 무서워! 잘 할 수 있을까? 흐어엉..."하고 난리 부르스였다면, 3월은 좀 차분해졌다. "가면 가고, 말면 말고, 근데 타의로 못가게 되는 건 또 아쉬울 것 같고."
 
  정작 이렇게 차분해진 나와 달리 요즘 내 주변 지인들의 마음이 싱숭생숭 해지는 것 같다. 이런 걸 보면 꼭 말해야 할 사람들에게 미리 얘기해주는 건 참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누군가가 어느 날 갑자기 떠난다고 하면 당황스럽게 상실감이 많이 느껴질 테니까.
 

B1부터 B2까지 무난하게 통과

  자다가 일어나서 영어공부를 했다. 내 레벨은 B2. 거의 초보라고 생각했는데 그것보단 나은 모양이다. 직장생활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하길래 조금 용기를 얻었다. 그래도 좀 해야되는데 영어공부,,, 너무 하기 싫다. 요즘 하기싫어병이 걸렸나.


03.08.금_ 따뜻한 금요일, 따금

 코이가 준 쿠팡상품권으로 스탠리 보온병을 샀다. 생각보다 진짜 닦기 힘들다. 대신 등산갈땐 정말 좋을 것 같다. 나도 꼭 산에서 컵라면을 먹고 말테야 다들 기다리십쇼, 나의 인증샷.

 몽지는 요즘 술을 먹고 들어올 때마다 뭘 사온다. 마치 열불나서 회사 때려치고 싶지만 입에 숟갈물고 나만 바라보는 가장처럼. 6개들이 박스인데 한 개 밖에 없어서 몇 개 먹었냐니까, 재고가 하나밖에 안 남았다고 한다. 거짓말이라고 생각했지만 정말 박스를 열어보니 너무 깨끗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불금은 아니지만 나를 생각하는 조그만 마음들이 모여 따뜻한 금요일을 보냈다.


03.09.토_바쁘다 바빠 

 
 어쩌다보니 또 일정탑을 쌓은 나. 아침엔 수영이랑 목공예체험가고, 점심엔 미용실에 뿌염하러 가야했으며, 저녘엔 미룽이랑 만나기러 했습니다. 회사 출근보다 더 일찍 일어나서 현타온 우리들... 왜 이러는 걸까요?

다잉 메시지아니고 차량번호판입니다...

 
 나름 일찍 왔는데 주차장이 꽉차서 애를 먹었다. 수영이 차에 번호판을 만들어야 하는데 펜이 없어서 틴트로 숫자를 썼다. 틴트가 분홍색이라 다행이지... 빨간색이었으면 사고현장처럼 보이겠다 싶었다. 
 
 게다가 생각보다 목공예체험장이 작았다. 거의 컨테이너 박스 하나 정도의 크기라, 약간 관리소 입구처럼 보여서 여기가 맞나 긴가민가했다. 그래도 공방 선생님이 친절하시고 우리 둘 뿐이라 재밌었다.

 종종 느끼는 건데, 뭘 하든 본인 성깔은 다 드러나기 마련이다. 특히 이런 만들기 시간에는 더더욱. 왜 데이트 코스로 이런 공방 클래스가 인기가 많은 줄 알겠다니까.
 
 자로 mm까지 재단하는 수영이랑 달리 나는 대충 중간 같아보이는데 점을 찍었다. 그래놓고 하중은 얼마나 견딜지 또 걱정은 좀 됬다. 일은 설렁설렁하면서 결과는 좋길 바라는 욕심쟁이가 바로 나야나~

 

그까이꺼 대애충~ 하는 나의 못질

 

 그래도 선생님이 밀착해서 알려주신 덕에 그럭저럭 괜찮은 작품이 탄생했다. 겉보기엔 별 차이 없지만 만져보면 수영이껀 정말 매끄럽고, 내껀 좀 꺼끌꺼끌했다. 사포질에만 3시간이 걸리는 사람이 있다던데, 아마 내친구는 그것보다 더 할거다. 

 

 목공예체험장에서 등산로를 좀 타고 넘어가면 수제비집이라, 산길로 가자고 했다가 보기좋게 무시당했다. 전부터 인스타에서 핫했던 곳이라 가보고 싶었다. 하산 후에 가볼 집으로 정해놨는데, 굳이 산을 안타더라도 맛은 있었다. 칼국수보단 수제비가 감자반죽이라 쫄깃하고 맛있었다. 

 

 


 하산 후 어딜갈까 고민하다 간 도봉산 카페 나크타. 와보니 그냥 한국말로 낙타인데 왜 영어로 한 거지? 이거 수영이랑 얘기하고 있는데 주차요원분이 싸우지 말라고 했다. 남들에겐 우리가 얘기하는 톤이 좀 격하게 들리나보다. 

이젠 고인이 되버린 가방과 맛없기최고봉인 빵

 영국 가기 전에 소매치기 안당하는 법 연습하려고 깊은 에코 숄더백을 메고 왔는데, 이 날을 이후로 사라진다.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슬픈얘기를 하나 더 하자면, 만원에 가까운 저 빵은 너무 맛이 없었다. 크림을 너무 싸구려로 쓰는 느낌.

 그래도 소금빵은 진짜 맛있어서 올 때 바리바리 싸왔다. 벽난로도 있고 인테리어도 예쁘고 수영이가 잘 고른 것 같다. 걔는 이런 건 관심없고 고양이가 있데서 온 것 같지만.

 

 


  성임이 줄 것도 사고. 미용실 원장님 줄 것도 하나 사고. 아빠랑 은진이꺼까지 바리바리 사서 왔다. 날씨가 너무 추워서 집 가서 롱패딩으로 갈아입고 왔는데, 그 와중에도 아이스 드링크는 포기 못하는 나란 얼죽아.

 
 저녘 먹으러 가는 길이 은근 길었다. 가는 동안 예쁜 카페들이 종종 보여서 기분은 좋았는데, 너무 피곤했다. 요즘 부쩍 체력이 부치는 느낌이랄까?

문 닫은 식당과 문 연 예쁜카페

 그렇게 힘들게 갔는 데 식당 문이 닫아있었다. 또..또......또!!!!!! 사가정역 분식집부터 구의역 떡볶이 까지... 대체 이 구역 떡볶이집들은 왜 그리 우리의 만남을 방해하는가...나야 뭐 거의 활동반경이라 멀진 않지만,,, 1시간도 넘게 걸려 온 미룽씨는...참말로... 미안했다. 사장님 재료 좀 넉넉히 장사할 순 없는 겁니까?

 

 대신 미분당 가려고 했는데, 아직 개점 전이었다. 아니 그러면 네이버 지도에 영업 중이라고 올리면 안되지 않나요? 밥 먹으러 가기 너무 힘든- 근데 또 오전부터 일정 빽빽해서 많이 힘든-날 이었다. 그래도 어찌저찌 겨우 문 연 쌀국수집 <꾸아>로 갔다. 건대 은근 술집은 많은데 먹을 때가 잘 없다. 밥 먹기 힘들어...위에 요우티야오 같은 빵을 올려서 주는데 짜고 기름진 맛이었지만 나쁘진 않았다. CJ에서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아까 계속 돌아다녔던 여파가 큰 관계로 카페는 바로 앞 <모츠커피>로 갔다. 차 말고 다른 음료를 먹으려고 했는데 먹을 게 없었다. 결국은 고른 포트넘앤메이슨 블랙티. 영국 가면 지천에 깔려 물처럼 마실 그 티. 뭐... 음료가 뭐가 중요해 우리가 함께 할 공간이 중요한 거지. 진짜 한 두 시간 가량 수다 삼매경에 빠졌다가 집을 가려는데.

 

 

 

 카페에서 지하철까지 10분이 좀 넘는 거리인데. 정말 어이없게도 가방을 잃어버렸다. 나도 성임이도 어이가 없었다. 가방에 뭐가 안들어서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어폰을 담고 다니던 게 떠올랐다. 사장님이 마감 때도 안 나왔다고 내일 CCTV를 확인해 주신다고 해서 기다려보기로 했다. 이건 진짜 누가 훔쳐간거야...제발 나와라 내일...


03.10.일_ 휴식의 날

 

 '일어나기 싫고 진짜 가야만 하나'라는 생각을 품고 온 건 나 뿐만이 아니었나보다. 다 출근보다 일찍 일어나야해서 고민했다고. 이번 모임에는 뉴페들이 많이 왔는데 다들 서글서글한 편이었다. 

 아차산 하나도 이렇게 씩씩대며 올라가서 다음주 삼악산은 어떻게 갈 지 너무 걱정됬다. 아 생각해보면 고도와 상관없이 모든 산을 오를 때마다 엄청 힘들어했던 것 같기도하고. 나는 시동 거는데 꽤 시간이 걸리는 가보다.

 

 콩밭에 갔는데 좌석이 없어서 앞집으로 가랬다. 같은 집이랬는데 완전 달랐다. 두부 한 조각만 동동 떠서 올라온 순두부라면은 정말 충격적이었다. 나 그거 먹으러 여기 온 건데...다른 건 뭐 그럭저럭 맛있었다.

 

 점심을 먹으면서 기다리고 있던 카페 사장님의 전화를 받았다. 놀랍게도 나는 가방을 메고 밖으로 나갔다고 한다. 아니 그럼 그 가방이 떨어지는 걸 왜 난 몰랐지? 조그만 것도 아닌데. 심지어 성임이랑 계속 얘기하면서 걸어서 서로 계속 지켜보며 걷고 있었는데...

CCTV 속 가방을 들고 나가는 내 모습

 몇 개 째 사라져가는 내 이어폰...버즈2부터 계속 잃어버리네. 그 주짓수 키링만 끼면 사라지는 마법인가. 승급 할 때 되서 아예 화이트벨트 키링이 스스로 사라져버린 건가.  

  사람들이 산행이 재밌었는지 카페도 가자고 해서 넘어왔다. 멕시칼리 옆이길래 30분 뒤인 1시에 가져가겠다고 포장했는데, 대화시간이 너무 즐거워서 1시반까지 앉아있었다. 후문카페는 진짜 분위기는 좋은 것 같다. 디저트는 그냥 그렇지만.

 

 생각보다 식어도 맛있었던 멕시칼리. 그래도 빠빠는 렌지에 댑혀먹었다. 자칭 요정이라는 몽지는 정말 냄새가 너무 많이나서 방에 들이고 싶지않았다. 세상에 이렇게 안 씻고 사는 요정도 있을까? 산에 다녀오고 나서 낮잠자고, 저녘에도 계속 잤다. 요즘 환절기라 몸이 꽤 피곤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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