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01.금_ 불곡산 등산
날이 왜 이렇게 추운건지. 이렇게 꽃샘추위가 기승일 때 만세운동까지 하셨던 조상님들 정말 고생하셨겠네. 미룽씨가 준 키링끼려고 생도꺼 노랑 가방 빌렸는데, 아니 나는 무슨 검정옷이 없냐. 죄다 밝은 색이라 오늘 사진에서 상체만 둥둥 떠다닐 예정.
몽자기가 팝업에서 받아 온 틴트 완전 내 타입이다. 치크까지 코랄으로 받아왔어야지… 그건 왜 심지 색인 분홍으로 가져온 건데? 내일 또 가고 싶네,,,하산 후에 가려고했는데 마감되서 포기...
”1호선이 1호선 했다.“ 라고 성임이가 말한 적이 있다. 탈 일이 잘 없어서 몰랐는데, 타러 갈 때마다 공감되는 말이다. 배차 간격은 긴 데 지연이랑 연착은 빈번히 발생되지. 가는 것도 느리지.
승객들도 좀 이상해…꼭 눈길을 끄는 분들이 한 명씩 있더라. 오늘은 주변을 돌며 계속 혼잣말 하시는 어르신분 발견. 그래 뭐 비둘기도 지하철 탈 것 처럼 유유자적하게 걸어다니는데…
올라갈 땐 햇빛이 쫙 비추니 별로 안춥네 했는데,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추웠다. 핫팩 안들고 왔으면 손 얼어서 깨질뻔 했네. 수영이 핫팩이랑 심지 메리노울 내의가 빛을 발한 순간. 내친구들 최고다 최고!
주섬주섬 준비한 간식 꾸러미를 사오는 귀여운 사람들. 겨우내 모아둔 도토리를 나눠먹는 다람쥐같다 깔깔. 공진단은 귀한 거니까 승급심사 볼 때 먹어야지 후훗.
이번 산행의 반은 ‘잡고 또 잡고’. 흙길보단 돌길을 더 선호하는 내 취향에 딱 맞는 산행이었다. 서울과 경기도 북부에 위치한 산들은 유독 암산들이 많은 것 같다.
+
갈비탕집 체인 왜 이렇게 많은 건 데요? 지점 헷갈려서 여기 갔다 저기 갔다 매우 힘들게 도착해서 밥을 먹었다. 다행히 맛은 나쁘지 않았다. 올 때는 가능역에서 내려서 왔다.
집에 오니 아빠가 오랜만에 족발을 먹자고 했다. 은지니랑 아빠랑 시장가서 족발을 사오고 난 드러누웠다. 왜 이렇게 기력이 딸리는 건지. 생도가 내가 먹고싶던 떡꼬치도 사와서 좋았다. 흐흐. 역시 핏줄은 입맛도 비슷한가보지?
03.02.토_ 성수 나들이
간만에 심지랑 성수 팝업 나들이. 심지가 등산도 다니고 쌩쌩하면서 자기랑만 만나면 왜 이렇게 퍼지냐고 하는데, 오늘 그 이유를 알았다. 심지는 너어어어무 빠르다.
트랭글로 재 본 심지 최고속도는 평속 8. 심지어 뛴 것도 아니고 걸어서라니 믿어지십니까? 이 정도면 마라톤해야 되는데 왜 안 뛰는거야. 어쩐지 같이 걷다 잠깐 정줄 높으면 멀어져있더라. 황새가 뱁새 쫓아가다가 가랑이 찢어진다고, 8척 장신 친구 따라가다가 내 무릎 다 부서지네.
그렇게 서둘러 왔는데, 사람이 너무 많았다. 정말 너어무 많았다. 11시에 오픈이라 한 시간 먼저 왔는데도 앞에 130명이 있었다. 대기까지 두 시간이 걸렸다. 알고보니 참여자 한 명 한 명 일일이 정보를 등록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입장까지는 또 서너시간이 더 걸렸다. 그렇게해서 받은 거라곤 달랑 마스카라 한 개와 치크 한 개였다. 내 소중한 토요일은 불 태운 거에 비하면 너무도 아까운 성과. 시급으로 쳐도 이번 작전은 실패다…
뭐 영 기다리만 하진 않았다. 대기하는 동안 근처 타르트집가서 케이크도 포장해서 먹고, 현장대기 걸어놓고 밥 먹고 다른 팝업에서 사진도 찍고 캐리커쳐도 받았다.
대파크림감자라떼도 먹어봤는데 맛있었다. 심지는 다음 약속에 가기 싫다고 하더니 막상 가서는 재밌었는지 휴대폰을 안봤다. 사진 좀 보내달라니까 참나...
03.03.일_ 삼삼데이
수영이가 삼삼데이라고 삼겹살을 먹자고 했다. 나 사나흘 내내 족발 먹었는데... 별로 생각도 없어서 안 가려고 했다. 심지는 배 아프다고 하니 나오지 말라고 했고, 수영이는 나오라고 전화해서 그냥 나갔다. 왜 이렇게 요즘 골골대냐고 계속...
심지는 요즘 신고를 앞두고 예민해진 것 같다. 뭔 말만하면 불같이 성내서가시를 잔뜩키고 하악질하는 고양이처럼 구는 것 같아서 조금 지쳤다. 아마 업무 스트레스 때문이겠지.
이왕 나온김에 좋은 카페를 가보려고 했는데, 다들 자리가 없었다. 근처 편집샵 구경하고 그나마 괜찮아보이는 카페로 가서 수다 떨다 집 들어왔다.
피아노를 치려고 방문을 닫으랬더니, 은진이는 "언니 지금 6시야ㅡㅡ."라며 면박을 줬다. 아직 해도 안 떨어졌는데. 어쩌라고. 7시도 8시도 9시도 아닌 뻘건 대낮에 내가 내 집에서 피아노 좀 치겠다는데. 손 다쳐서 6개월 동안 제대로 친 적도 없는데 피아노 얘기할때마다 눈에 쌍심지를 들고 저 난리를 치니 짜증이 확 났다.
나중엔 자기는 별 상관없었는데 내가 괜히 급발진 한 거라며 뒤집어씌우기까지해서 정말 주먹이 울었다. 자기는 새벽 내내 통화하면서, 그건 괜찮냐고. 하... 내로남불 김생도 진짜 쓰면서도 화가 나네. 어우... 날은 따뜻하게 생기가 도는데 내 몸엔 열불이 터지는 3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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