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8.금 [워홀+101]_ 다들 그렇게 바쁜 날 있잖아요
오늘은 풀 근무에 촬영까지 있는 날. 일찍 나온다고 나왔는데 살짝 지각 할 뻔. 지나가면서 우리 씨앗이들 잘 자라고 있나 봤는데 비둘기 밥 되고 있네...
모바일 카드 쓰는 거 습관되서, 교통카드로 찍어야 하는 걸 깜빡했네. 하튼 줘도 못 쓰지 정말. 그래도 이번 외부촬영지는 지난 번 이랑 멀지 않은, 코벤트 근처에서 조금 더 떨어진 곳이다.
런던의 가을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는 세인트 제임스 파크. 입구는 가드 메모리얼이 있었다. 저 멀리 런던아이도 보이고 영국 느낌 물씬 나는구만.
한국처럼 알록달록 화려한 단풍들은 아니지만, 런던에도 제법 가을이 물들고 있었다. 화려하진 않지만 넓고 평화로운 공원이 참 예뻤다. 일 하러 가는 건데도 놀러가는 거 마냥 맘이 설렜다.
돌아가는 길 만난 빅벤. 이렇게 가까이서 본 건 처음이네. 우중충한 날씨마저도 런던스럽구나. 거리 곳곳은 주요 관광지가 몰려있는 코스답게 사진을 찍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덕분에 나도 가서 찍었다 히히. 인도 포토그래퍼분 진짜 사진 잘 찍어주시더라.
버스 환승하는 길에 보이던 포일즈 서점. 지난 번에 봐두었던 하늘색 에코백을 샀다. 엄마가 좋아하겠지 히히.
여유있게 도착하려고 서둘렀는데, 버스가 20분이나 연착했다. 진짜 런던버스 너무하네. 이럴거면 차라리 걸어갈 걸 그랬어. 지각한 와 중에 기사님이 문을 제때 안 열어주는 바람에 하차마저 제대로 못했다. 다음 정거장에서 내려서 종아리 빠짝 땡기게 뛰었네.
그리고 저녘은 정말이지 정신없이 바빴다. 12명이 넘는 단체손님들 상대하느라 진이 빠졌다. 그래도 전보단 제법 잘 한 것 같다. 어제도 11시에 들어갔는데 오늘도 11시가 넘어서 일을 마쳤다.
퇴근길에는 사장님이 케밥을 사주셨다. 트위터에서 보니 유럽살던 사람들이 가장 그리운게 새벽에 먹던 케밥이라던데, 드디어 나도 먹어보는구나.
집에 와서는 도저히 짐 정리를 할 기운이 나지 않았지만, 그래도 조금씩 사부작대면서 정리를 했다. 옆방에 새로 이사온 파딘과 마주쳤다. 대뜸 잭다니엘이랑 레드불을 섞어서 한 잔 먹어보란다. 아니 이 새벽에 이걸 먹으면 언제자나. 웃으며 거절했지만 이 플랫엔 아무도 술을 먹어주는사람이 없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그리고 재차 권하는 성의를 봐서 먹긴 먹었는데 너무 썼다. 아 나 이렇게 자꾸 주는대로 다 받아먹으면 큰일 나겠다 싶었다. 게다가 스몰톡의 일환인지 라면을 사고싶은데 어디서 살 수 있냐고 물었다. 그래서 그냥 내가 가진 라면을 하나 줬다. 식당에서 자주 받기도 하고, 지난 번 파딘에게 치킨도 얻어먹어서 신세도 갚을 겸.
그리고 돌아오는 방, 문앞에 떨어져있던 쪽지. 하마터면 발견 못할뻔 했네. 귀엽구만. 그래도 지난 번 사갈과의 마찰 이후로 플메들이랑 너무 가까이 지내는 건 지양하기로 했다. 사갈은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갑자기 또 저 자세로 나오며 친한 척을 해댔다. 그렇게 가자고 할 땐 대답도 없더니 산책 타령을 하는 그를 보며 정말이지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인간이란 참 알 수 없는 존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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