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워홀

25년 05월 세 번 째 일기 (05.12~05.18)_ 위대한 개츠비와 함께한 한 주

킹쓔 2025. 5. 21.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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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월 [워홀+286]_ 부지런하게 움직여봅시다.

 
 한 주의 시작 월요일, 부지런하게 움직여 보겠습니다! 아침 6시에 일어나서 어제 밀린 일기 써주고, 오전 근무 가고, 끝나자마자 짐 가서 운동하고.

오는 길에 서점도 들르고, 애기 책도 보고

 아이슬랜드도 들리고. 계란 사려고 왔는데 또 없네 계란 흑흑. 심지어 15구 짜리도 없어. 심지어 5시도 안 됐는데, 무슨 일 이냐고. 아침부터 계란 사간 부지런한 것들 너무 싫다 흑흑.

없어요 계란이 없어

 오늘 사장님이 말씀하셨지. 일기예보에서 비 온다고 했는데, 하늘이 너무 맑다고. 나는 영국 기상청도 그렇게 잘 맞추는 건 아닌가 보네요 하고 웃어넘겼구만. 집 도착하자마자 장대처럼 쏟아지는 비. 사과할게요, 영국 기상청. 

런던 살면서 이런 장대비는 처음 보네

 비가 오면 기쁜 마음과 슬픈 마음이 동시에 든다는 그. 비 냄새가 좋다며 창 밖 풍경을 지긋이 바라보는 녀석이 마냥 귀엽기만 한 나. 너네 나라에서는 비를 많이 못 봤니. 하튼 정말 무섭게 쏟아져서 도로가 침수 될 정도였다. 

문제의 그 콘치즈 치킨 누룽지

 오늘의 저녁은 콘치즈 누룽지 통닭. 근처 코옵가서 치즈 사라고 보냈더니, 한참이나 소식이 없는 우리 도련님. 역 근처 세인즈버리까지 가서 자기 여기 왔으니 뭐 필요한 거 없냐고 전화하는 데 어떻게 반응 해야 하나 참말로. 결국 8시 예정이었던 식사는 10시가 다 되어서 먹었다. 암튼 오늘 하루도 바쁘고 알차게 보냈다. 


05.13.화 [워홀+287]_ 일 갔다 운동 갔다 수육 만들기

 

 오늘도 점심 근무 마치고 짐 들렸다가 집 오기. 제법 손님이 많아 조금 정신 없었는데, 그 정신에 운동까지 간 나. 정말 대단하다 대단해. 

오늘은 성이미룽에게 선물했던 책도 발견

 라피가 없으니 다른 의미로 신난 나. 오랜만에 잊고 있었던 돼지고기 맛이나 보자 해서 수육을 만들어봤다. 내가 만들었지만 쫄깃하고 부드럽게 살살 녹았던 수육. 생김치만 있으면 딱 일텐데, 런던에서 구하긴 너무 힘든 그 것.

내가 했지만 끝내줬던 수육

 드디어 라피가 취직을 할 듯 하다! 구직 7개월 간 변변한 일 자리를 못 얻고 힘들어 하던 그. 결혼식을 마치고 돌아 온 이웃집 사갈 미트라(내 예전 친구였던 그 '사갈 쿠마르' 아님)가 드디어 그를 꽂아줬다. 허겁지겁 시험 끝나자마자 인터뷰를 보러 가더니 꽤 나 만족스러웠던 모양이다. 근무 끝나면 전화 달라 더니, 인터뷰 과정을 상세하게 얘기하며 들뜬 그. 귀엽구만 깔깔.


05.14.수 [워홀+288]_ 오월 뮤지컬은 위대한 개츠비

 

 날이 조금 더워서 반바지를 꺼내 입어 봤다. 쉬는 날인데도 아침 일찍 와서 운동 한 판 뛰어주고, 아침은 샐러드 한 판 먹으면서 건강한 삶을 사는 척 해봅니다. 

 

 오늘은 운 좋게도 당일 데이시트 예매에 성공했다. 요즘 별 거 아닌 걸로 자주 다투는 우리. 티켓 끊어 놓고 가네 마네 하다가 정말 힘들게 집을 떠났는데, 버스에 타서 까지 또 투닥 거렸다. 

결국 버스도 따로 앉아서 감 / 허니 콤보를 기대했던 서울플라자 치킨

  라피 딴 엔 나 한국 온 듯한 기분 내준다고 서울 플라자에서 치킨을 사줬는데, 이게 화근이었다. 내가 가면서 먹자고 했더니 먼지 날려서 싫다고 앉아서 먹자고 했고, 그렇게 투닥 거리다 보니 치킨을 들고 극장 앞에 도착해버렸다. 당연히 관람 시엔 식품 반입 금지인데, 그가 또 너스레를 떨면서 괜찮을 거라고 고집을 피웠고, 아주 당연하게도 안내원에게 반입을 저지당했다. 


 결국 극장 앞에서 3분 안에 치킨을 흡입 하다시피 했고, 그렇게 들어와서도 라피가 극이 시작된 줄 모르고 영상을 찍다 직원에게 한 소리를 듣는 바람에 제대로 빡이 친 나...얘는 정말 내 말을 하나도 듣지 않는구나. 그래서 초반엔 약간 뮤지컬에 집중하기 힘들었다.

하얀 대리석과 지중해풍 타일 바닥이 인상적이었던 런던 콜리세움 극장

 

 

London Coliseum · London Coliseum, St Martin's Ln, London WC2N 4ES 영국

★★★★★ · 공연예술 극장

www.google.com

 

개츠비가 상영 중인 콜리세움 극장

 그럼에도 불구하고 뮤지컬은 재밌었다. 개츠비가 데이지를 위해서 파티 여는 것 말고는 아무 사전 지식 없이 극을 관람했는데 크게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기 어렵지 않았다. 게다가 연출이 화려해서 보는 재미가 있었다. 1920-30년대 당시 미국의 시대상을 잘 담은듯한 파티 장면들은 눈길을 사로 잡았고, 처음 듣는 넘버들도 멜로디가 귀에 꽂힐 정도로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나름 커플링 / 오는 길에 마신 와인/ 행운의 여우

 그나저나 인터미션 때는 갑자기 라피가 평소에 끼던 반지를 건네줬다. 조금 부끄러워진 나는 줄 거면 새 거를 줘야지, 이게 뭐냐고 투덜댔다. 참 나- 순금 아니면 안 받는 다고 할 걸. 관람을 마치고는 기분 좋게 집으로 왔다. 오는 길에 와인도 한 병 사서 마시면서 왔는데, 너무 달았다. 인공향이 너무 진해서 먹기 거북할 정도였다. 

 

 어쨋든 The great gatsby 는 뮤지컬 신작임에도 불구하고 꽤 완성도가 높았다. 런던에 오는 사람들이라면 추천!


05.15.목 [워홀+289]_ 도전! 파사쥬 팬트리!

 

 

Great Taste - Guild of Fine Food

Great Taste is the world's largest food and drink award scheme. Putting your product to our panel of 500 experts is a great way to get feedback.

gff.co.uk

 운동 하면서 매일 지나가는 길, 작은 이탈리안 식료품점이 있다. 그레잇 테이스트 뱃지까지 받을 정도로 유명한 곳이라 궁금했는데, 막상 들어가 볼 기회가 없었다. 오늘은 용기 내서 들어 가봤더니 딱 세일 제품이 있지 뭐야. 군말 없이 바로 샀지. 일반 식료품 가게보다 두 세배 더 비싼 곳이었는데, 먹고 보니 납득되는 가격이었다.

7파운드 짜리 토르텔리 (보통 2파운드 내 외)

 

The Passage Pantry · 351-352 Upper St, London N1 0PD 영국

★★★★★ · 델리

www.google.com

 

 요즘은 라피가 설거지를 한다. 매 번 맨 손으로 하더니 요즘은 꼭 고무장갑을 낀다. 이제는 제법 노란 고무장갑이 잘 어울리는 그. 깔깔 귀엽구만~


05.16.금 [워홀+290]_ 그럭저럭 보내는 금요일

 

라피가 사 온 마요네즈

 오늘도 라피가 마중을 나왔다. 얘 덕에 퇴근 길이 심심하지 않다. 깔깔. 요즘 부쩍 알바를 하더니 주섬 주섬 뭘 사오는 녀석. 은혜 갚는 제비처럼 뭘 물어오는 게 기특하구만. 


05.17.토 [워홀+291]_ 오늘도 런던은 맑음

 

굿모닝 런던

 런던의 여름은 해가 쨍쨍하다. 우리나라 가을 날씨처럼 선선한 데 햇빛은 따사로워서 참 좋다. 어두웠던 겨울 날을 보상 받는 기분이랄까. 

런던에서 구매한 첫 동화책

 운동 갔다 오는 길에는 서점에 들렀다. 요즘은 이렇게 근처 상점을 하나 하나 탐방 하는 재미를 보고 있다. 중고책도 팔길래 귀여운 일러스트의 동화책을 사봤다. 

 

 사실 오늘은 근무가 없는 날이었는데, 갑작스런 사장님의 요청으로 출근을 하게 되었다. 아침에 헬스장에서 첫 그룹수업에 참석했는데 너무 힘들었던지라 일을 갈 지 말 지 고민이 되었다. 그래도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한다고. 한동안 부족했던 근무시간을 메꾸고 싶어서 갔다. 월 초에 일이 많이 없었던 지라 다음 달 월급이 꽤 걱정이 되었거든.

귀여운 것들이 천지네

 일을 하러 가는 길은 귀여운 거 투성이였다. 출근 길에는 길목에 쪼르르 모여있는 애기들을 봤고, 퇴근 길에는 귀여운 아이스크림을 사장님한테 받았다.  

 
위대한 개츠비
전 세대를 감동시킨 위대한 고전! 타임지 선정, 20세기 100대 영문소설! 스크린에 화려하게 부활한 영원한 베스트셀러! 전 세대를 감동시킨 위대한 남자 개츠비의 꿈, 사랑, 욕망을 그린 드라마 “새로운 글을 쓰고 싶다. 매우 놀라우며 아름다운 것, 단순하면서도 복잡한 구조의 작품을” F. 스콧 피츠제럴드 도덕이 해이해지고, 재즈가 유행하고, 불법이 난무하며, 주가는 끝없이 치솟았던 1922년 뉴욕. 역사상 가장 크고 가장 화려한 부자들의 세상에서 펼쳐지는 사랑의 환상과 배신, 그리고 타락해버린 꿈. “오후는 어디론가 흘러가고 있는데, 허망한 꿈만이 홀로 남아 싸우고 있었다..” 1922년 뉴욕 외곽에서 살고 있는 닉은 호화로운 별장에 살고 있는 이웃 개츠비에게 관심을 갖게 된다.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후 옥스포드에서 공부한 적이 있다는 개츠비는 어딘가 비밀이 가득한 의문에 사나이. 이 베일에 싸인 백만장자는 토요일마다 떠들썩한 파티를 열어 많은 손님을 초대했다. 파티에 초대 받아 참석한 후 개츠비와 우정을 쌓게 된 닉은 자신의 사촌 데이지와 개츠비가 옛 연인 사이였던 것을 알게 된다. 데이지는 가난한데다 전쟁터에서도 돌아오지 않는 개츠비를 잊은 채 부유한 톰과 결혼한 상태이다. 하지만 그녀의 남편 톰은 정비공의 아내와 은밀한 사이였고, 때마침 개츠비와 재회하게 된 데이지는 잊혀졌던 사랑의 감정을 되살리는데…
평점
7.6 (2023.09.13 개봉)
감독
바즈 루어만
출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토비 맥과이어, 캐리 멀리건, 조엘 에저튼, 아일라 피셔, 제이슨 클라크, 엘리자베스 데비키, 아미타브 바흐찬, 스티브 비슬리, 리처드 카터, 애들레이드 클레멘스, 빈스 콜로시모, 맥스 컬렌, 이든 폴크, 캘런 맥오리피, 젬마 워드

 

 퇴근 후 에는 드디어 위대한 개츠비를 다시 봤다. 뮤지컬 이후 개츠비에 관심이 생겨서 보게 됬다. 이 영화에 대해선 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짤 밖에 몰랐는데. 화려한 영상미 외에도 뛰어난 연출이 빛을 발하는 영화였다.  


05.18.일 [워홀+292]_ 대청소를 해봅시다.

 

 어제의 여파로 온 몸이 아팠다. 처음엔 등이 너무 아파 팔 한 쪽도 올리기 힘들 정도였는데, 나중엔 몸살 난 것처럼 온 몸에 경련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슨 병인지 오늘은 그동안 미뤄온 청소를 꼭 해버리고 싶었다. 

나름 가지런해진 키친 캐비넷 / 침대 밑으로 들어간 언니짐

 그래서 주방 수납함부터 방 구석구석까지 정리를 했다. 밀린 이불 빨래도 하고 바닥도 쓸고 닦고. 이것 저것 하니 금세 저녁이 되었다. 

 저녁에는 인스타에서 본 닭부침개를 만들었는데, 망했다. 첫 째로 닭이 상했고, 둘 째로 부침개가 찢어졌다. 부침가루를 너무 아낀 탓인가. 여하튼 그래서 다시 요리를 해야했다. 하튼 유일하게 쉬는 날이었는데, 바쁘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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