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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23년 9월 세 번째 일기(09.16~09.22)

by 킹쓔 2023.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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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6.일
까진 책과 2만원인데 코딱지만한 메이크업 픽서..그리고 허무한 마음

 아침에 일어나니 문 앞에 쌓인 택배박스 두 개. 어제 주문했던 책이랑 올영 도착! 오늘은 꼭 이거 읽고 집에서 놀자~ 근데 택배 포장 너무 대충 되있어서 칼로 뜯다가 뒷표지 살짝 그었다. 아니 예스이사 일 이렇게 해도 되는 겁니까? 
그에 반해 꼼꼼하게 포장재로 둘러온 올영박스. 역시 국민 문화대기업, 일 잘해. 깨질염려없는 위생용품인데도 에어캡으로 꼼꼼이도 감았네. 라고 생각한지 5초 후. 쓰레기 왜 이렇게 많이 나와. 환경은 생각 안 하냐!!!! 다음부턴 친환경 종이 포장재로 해주세요 씨제이.

 요즘 음악 들을 거 없어서 윌라 열심히 듣는다. 꽃을 삼킨 여자. 힘들게 살아온 것이 인생의 면죄부가 되는 건 아니라는 말. 공감한다. 얼마 전에 현이랑 성임이랑 얘기했을 때도 나왔던 주제. 힘든 환경에서 살아온 것이 그 사람이 왜 그러는지 이해하는 배경이 될 순 있지만, 그 환경에 있었던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되는 건 아니라고.

 오늘 전동칫솔이랑 스틱 AS받으러 갈랫는데 문 닫았네. 쩔수없다. 투데이 이즈 집순이 데이. 냉장고 청소도 하고 간만에 책 읽는 거 재밌다. 이렇게 재밌었네 책 읽는 거.
 
 4시쯤 됬는데 100걸음 정도 밖에 안걸었다니... 마트라도 갈까하다가 슈퍼 정도로 협의. 닭고기랑 돼지고기랑 버터랑 과자 몇 개사서 들어왔다. 집에 야채가 너무 많아서 고기가 필요하다.약 기운때문인지 잠깐 잠이 들었다 밤에 깼다. 새벽까지 이것저것 하다 잠이 들었다.


09.17.일

 왜 항상 일어나서는 여유로웠는데, 약속시간에는 촉박해지는걸까? 버스도 놓치고 지하철도 눈 앞에서 놓쳤다. 뒤지게 뛰어서 무릎 다나갔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뛰지라도 말걸.

컵누들 먹다 만난 꽃, 낭만이 담긴 그릇.

 멀리서 온 주희 기다리게 해서 더 미안하고, 과반수 입장 안되서 못들어간다는 말에 더 미안하고. 그래도 어찌저찌 도착해서 먹었다. 피쉬타코 왜 이렇게 맛있어... 내일 또 가고 싶다. 멕시칼리 진짜 너무 맛있다...포장하러라도 가고 싶어.

훌륭한 멕시칼리 피쉬타코 맛

 치즈랑 랩이라 그런가 생각보다 배부른 멕시칸 음식. 몸이 너무 무거워져서 어린이대공원 산책 하기로. 그래도 걷는 거 조금 나아졌다. 만 보나 걸었다. 그런데 발도 안 아프고, 꽤 잘하고 있어. 동물원 찾아가다 옆에 놀이기구 보고 급 즉흥적으로 타자고 묻는 나는 J인가 P인가. 그냥 추진력이 좋은 걸로 치자. 

 혼자 롤러코스터 탄다니까 그건 또 안된다는 김쥬봉씨. 무섭다고 덜덜거리는 손으로 같이 타주는데 미안함 반 고마운 반. 앞에 애기는 우릴 보고 별 거 아닌데 야단이라는 듯이 웃네. 공포에 대해 아무 경험도 없을 때. 부정적인 감정보다 긍정적인 감정을 배울 때. 좋을 때다. 아니 생각해보니 난 어렸을 때는 겁이 많고 소극적이었던 것 같다. 커가면서 이렇게 겁대가리 없는 성격으로 변한 것 같은데.

 롤링핀 사라졌다. 바뀐 카페는 진짜 맛없는 빵만 있었다. 승급 기념 및 생일 축하 케이크는 결국 또 못 먹었다. 금요일날 산 뚜레쥬르 복숭아케이크 너무 최악이라 세 입 먹고 먹다 버렸다. 블루벨트까지 무병장수를 비는 제사용 케이크... 잔뜩 수다 떨다가 신토불이 떡볶이로 가서 1개씩 포장. 아빠는 기다려서 먹을 맛은 아니라고 한다. 9월 중순인데 여전히 습하고 땀에 쩐다. 


09.18.월

 엄마가 한 미역국으로 아침 점심먹고, 저녁은 샌드위치랑 마늘빵 먹었다. 난 얇은 빵 샌드위치를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바게트도 뭐 나쁘진 않네. 코스트코 단백질바 이젠 좀 질렸는지 맛없다. 발 좀 괜찮은 거 같은데 운동갈까? 드릉드릉 하는데 참았다. 참자 오래 쓰려면 지금 좀 참자. 8시에 잤다가 10시에 깼다. 귀에서 앵앵대는 모기때문에. 더운데 문 닫고자자.


09.19.화

드디어 짜장면을 먹었다. 계란이랑 오이추가해서 먹었더니 진짜 배불렀고, 생각보다 양 많아서 한 번에 못 먹었다. 아저씨가 문 앞에두고 문자도 안해서 다 불어있었다. 맛은 있었는데. 밀크쉐이크도 먹었다. 대환장 당파티구만. 아침엔 아무 입맛 없어서 대충 때우는데, 2-3시쯤 되면 보상하듯이 밀어넣는 식습관 조심해야겠다.

 몸도 괜찮은 것 같아서 운동도 갔다. 오랜만에 보는 희사범님- 반가워서 정말 엄청 말하고 싶었는데 당황하실까봐 참았다. 원래 갈색 투명 폴리밴드를 쓰셨는데 오늘은 검정으로 바뀌셨네. 항상 반듯하고 가지런하게 반묶음 머리를 매만지는 습관이 있으신 듯. 이런 거 아는 척 하면 부담스러워하시겠지.

 만그랄이면 좀 다를 줄 알았는데 여전히 수업은 어렵다. 그래도 달라진 건? 내 마음가짐! 못해도 해 기죽지마! 지금 이해 못한다고 대충하지마! 미루지마! 집중집중, 멍때리지마. 근데 멍 안때리고 집중해도 머릿속에서 흩어지는 가르침들... 그래도 연습해! 못해도 포기하지마!


09.20.수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오른쪽 무릎이 뻐근했다. 어제 운동 탓인가. 비 와서 그런 것 같기도. 좀 괜찮아지는 줄 알았는데, 욱신대는 이 통증은 언제쯤 적응이 될 지 모르겠다. 

또 다치면 정말 죽여버릴 것 같은 그녀

계속된 부상으로 여러 번 약속을 취소하자 심지는 제법 이를 갈고 있는 모양이다. 미안 나도 일부러 그런건 아냐. 강철부대 왜 보냐... 내가 바로 강철부대인데. 지방산행보다 빡세구만

 규를 만났다. 생각보다 더 시원시원하고 털털한 이미지. 목소리도 좋았다. 인플루언설도 만났다. 다들 공감가는 얘기가 많고 같은 네트워크라 더 재밌었다. 지나가다 발견한 팝콘카페! 냄새가 미쳤다. 신기하구만 가격도 싸서 하나 샀다. 

 오면서 한 개씩 주워먹은 팝콘. 냄새에 비해 맛은 그냥 그랬다. 비와서 그런지 약간 눅눅하고. 집오니 어찌나 피곤하던지. 거의 뻗어서 잤다. 체력이여, 안녕.


09.21.목

 오늘은 뻐근한 정도가 아니라 진짜 욱신욱신 무릎이 아파서 파스를 찾을 정도였다. 오늘은 운동 쉬자라고 마음먹기. (물론 될 리 없었다) 병원가서 물리치료 물리치료 받고 좀 괜찮아 진 것 같다.

 병원에서는 이제 진료는 끝났지만, 혹시 모르니 신경약을 바로 끊지말라고 했다. 약한 함량으로 더 지어줄테니 비상용으로 갖고있으라고 했다. 신경쪽 약은 바로 끊는 경우에 우울감을 호소 할 수 있다고 서서히 끊어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약간 요며칠간 가라앉았었나 싶기도하고.

 지난 번의 사건 이후 싫다고 바로 말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바로 에둘러 거절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경우가 틀렸나보다. 차라리 그런얘기는 불편하다고 직설적으로 말했어야 하나 싶다. 모르겠다 이미 일어난 일. 될대로 되라지.
 
 우리동네는 구비구비 언덕이 많은 동네다. 평지보다 경사가 많다는 건 여러모로 귀찮은 일이 많다고 생각했지만, 언덕이 많다는 건 하늘에 닿을 일이 많은 것 같다. 

굴곡 있는 인생이란, 그만큼 하늘과 가까워진 적이 많았다는 뜻.

 9시가 다되어가서 그냥 운동 갔다. 오늘 노기 꽤 재밌었다. 희사범님 히히 좋구만. 확실히 시합 이후 체육관 사람들과 조금 더 가까워진 느낌이 나긴한다. 아니면 그들을 향한 내 태도가 변한 걸 수도 있고. 나는 매우 열려있는 것처럼 사람들을 끌어오지만, 막상 오면 웃으며 선을 그어버리는 경향이 있지. 문 앞까지 데려다 놓고 고민해버리는 동안 달아나는 이들도 몇몇있고. 관계에도 확실한 결단력과 용기가 필요한 순간이 있다.
 
 운동 끝나고 얼음찜질 하던 밤 12시. 갑작스러운 떡볶이 제안에 나는 서둘러 나왔다. 환자졸업이라 어디 나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는데 타이밍이 좋았나보다. 그렇지만 버스 운영이 종료된 정류장에서는 약간 고민했다. 지하철역까지 걸어가는데 춥고 이게 뭐하는 것가 싶기도 했다. 스파링 흔적으로 온몸이 욱신 거렸다. 발가락들이 걸을 때마다 욱신거렸다.
 
 충동덩어리인 나로 살아간 다는 것은 긴장을 늦출 새 없는 삶을 살아가는 느낌이 든다. 어느 새 눈 떠보면 롤러코스터 고지에 서 있는. 자 이제 내려갈 시간이다. 아슬아슬하게 지하철 막차로 뛰어들었다. 바로 눈 앞에서 닫힌 출입문. 포기하고 뒤를 돌려는데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듯 거짓말처럼 문이 열렸다. 아마 다른사람때문인 것 같다. 럭키. 모험은 계속 된다. 

아이러브유. 신당동 떡볶이집은 24시간 운영한다.

 간만에 먹은 즉석 떡볶이. 마치 순수한 고등학교 때로 돌아간 듯 했다. 아무 관련 없는 남의 얘기를 듣는 건 재밌다. 내가 아는 사람이 그 대상이 된다는건 또 다른 문제지만. 쓸떼없는 오지랖은 부리지말자고 자신을 달래봤지만 이미 본능적으로 나는 말하고 있었다. 어쨋든 사람들 앞에선 뭐든 굉장히 조심해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09.22.금

  어제의 여파인지 계속 단 게 땡기고 잠이왔다. 졸립고 무기력하게 먹고 자고. 무릎 통증이 심해서 집 오자마자 잤다. 9시쯤 깼다가 1시쯤 다시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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