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15.월_ 인스타와 현실
인터넷에서 본 크랙 초콜릿 컵을 만들어보려고 했는데, 망했다. 너무 많이 돌렸다. 결국 지옥에서 온 초콜렛 비주얼이 되어버렸네. 안타깝구만. 인스타에선 쉽게만 하던데 생각보다 어렵네. 역시 SNS랑 현실은 다르구만.
07.16.화_ 병원투어
처방약 받으러 병원도 가면서, 근처 AS센터에 컴퓨터도 들고갔다. 창고에서 찾은 노트북, 이거라도 써볼까 싶어 AS센터에 가봤건만 새로 사라고 하신다.
기사님은 워낙 구모델이라 배터리도 단종되고 윈도우 버전도 안맞아 쓰기 힘들 거라고 하셨다. 고견을 수렴해서 새로 사려고 전자센터에 내려갔으나, 가격보고 살포시 다시 내려놨다. 웬만한 건 다 300이군요. 하하하.
낙담한 마음 안고 피부과에 도착. 대통령상까지 받은 원장님께 이 약 저 약 처방 받아서 나왔다. 지금 증상이 없어도 처방이 가능할지 걱정됬는데 다행히 큰 문제는 없었다. 그나저나 매 년 계절성 알러지로 고생하던 내가 피부과를 안 온 지 2년이나 됬다니. 아마 그 때쯤 시작한 주짓수나 등산이 건강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친 것 같다. 역시 운동의 효과는 대단하네.
안과도 들렀다가 이비인후과도 방문했다. 얼마 전 부터 목이 칼칼하길래 혹시 코로나인가 싶어서 온 김에 왔는데 다행히 작은 입병같은 거였다. 여기도 그렇고 아까 거기도 그렇고 의사선생님들보다 약사 선생님들이 더 지쳐계신 것 같다. 까랑까랑했던 의사선생님들에 비해, 초점 없는 눈빛으로 처방약을 건네는 그녀들. 이런 저런 질문에도 영혼없이 대답하는 모습을 보며 느꼈다. 많이 힘드시죠?
가는 길에 스타벅스가 보이길래 윤하가 준 기프티콘으로 냉큼 한 잔~. 이제 보험이랑 유심, 커버레터만 쓰면 준비는 거의 다 해간다. 아- 진짜 레쥬메 죽어도 안 쓰는구나. 뒤-로-미-루-기. 이게 인생 모토가 되면 안되는데. 변명을 하자면 조금 바빴다고 하고싶다. 백수긴 하지만 할 일이 많거든요. 마지막으로 추정되는 당근거래하러 지하철역까지 다녀오고.
저녘은 엄마가 키운 토마토랑 미룽씨가 준 다루 자몽에이드. 이게 끝일 리 없지. 푸라닭도 먹었다. 그런데 양념이 거의 안 묻어있어서 너무 충격적이었다. 우리 지점은 그래도 소스 넉넉하게 부어주기로 유명했는데... 이 집도 이제 빠이군요.
07.17.수_머리가 복잡할땐 운동을 하자
나이가 들면서 좋은 점은 <유연해진다>는 거다. 수 년 간의 경험을 통해 '인생에 있어서 절대적인 것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그렇기때문에 꼭 이뤄야 할 업적을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온 마음 다 받쳐 사랑하던 애인이 떠나더라도, 혹은 너무 소중한 것이 사라진다 해도 곧 훌훌 털고 일어나곤 한다. 살면서 내가 어쩔 수 없는 영역이 분명 존재함을 인정하고, 그런 것들에 매달리고 집착하기 보다, 흘려보낼 줄 아는 연습을 계속 해온 덕분이랄까?
고백하자면 나는 한 때 건강하지 못한 행위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려고 했다. 분노를 끌어안은 채 잠을 자거나**, 주변사람에게 날 것의 감정을 분출하거나,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을 배가 터질 때까지 먹는 그런 가학적인 습관들로 말이다. 다행히 이제는 운동이나 독서, 일기, 대화 등 보다 건전한 방법을 찾아냈고 그것들을 습관화 시켰다. 물론 가끔 나쁜 습관들도 나오지만 전보단 훨씬 나아진 셈이지. 이렇게 생각하는 것도 유연한 사고의 힘인가? (** 부정적인 감정을 간직한 채 자는 경우, 해당 감정들이 무의식적으로 쌓여있다 폭발하거나 트라우마를 만들 수 있다.)
그래서 체육관에 갔다. 관장님도 와도 된다고 하셨고, 무엇보다 주짓수가 좀 하고 싶었다. 비가 와서 등산은 힘들고, 아무 생각없이 열심히 몸을 굴리고 싶었다. 이건 내가 힘든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쌓았던 훈장같은 운동이니까. 그 때의 나를 상기시키며 기운을 북돋아주고 싶었다. 출국일은 다가오는데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로 조금은 우울했고 무력감도 많이 느꼈기 때문이다.
결론은 아주 잘 한 것 같다. 다녀오니 확실히 머릿 속도 상쾌해지고 좋았다. 무엇보다 관장님과 관원들이 반갑게 맞아줘서 좋았다. 툴툴대던 체리씨두 금요일날 왜 안오냐고 물어봐서 신기했다. 이런 말도 할 줄 아는 애였구나. 예비신부 은은 더 예뻐진 느낌이고 서세원들은 여전히 열정이 넘치는 것처럼 보였다.
집에 와선 성이미룽이 준 인절미 맛 프로티원 단백질 쉐이크를 먹었다. 운동했으니 죄책감없이 먹어야지 흐흐. 단백질 보충. 초코맛보단 인절미가 확실히 더 맛있는 것 같다. 랩노쉬에 비해 탈지분유맛도 많이 안나고 목마름도 심하지 않아서 좋다. 다른 맛도 사먹어보고 싶다. 광고 아닌데 약간 광고글 같네 호호.
07.18.목_ 오전은 재화쟈기와 오후는 오랜만 오대산
재화랑 만날 때마다 비가 오는 것 같다. 물론 우린 딱 두 번밖에 안 만났지만. 신기한게 두 번밖에 안 봤는데 만나면 한 열 번은 넘게 만난 사람처럼 얘기한다. 이건 단순히 같은 동년배 사이인 덕일까 아니면 다른 뭔가가 있는 걸까. 만나기만 하면 그녀도 나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허물없이 진솔한 얘기들을 하게 되는 게 조금 신기하기 하고. 매 번 먼저 만나자고 흔쾌히 말해주는 그녀 덕분이겠지?
밀라논나 빵들은 씹는 식감이 좋다. 씹으면 씹을수록 통곡물의 풍미가 입안을 도는 느낌이랄까? 지나가면서 항상 어떤 곳인지 궁금했는데 드디어 이 맛을 경험해보는 구만. 프로슈토도 인위적인 향이 나지않고 적당히 부드러웠다. 수프를 못 먹어봐서 아쉽긴 하네.
식사 후엔 비도 피할겸 파이터스 마켓 들렀는데, 점심시간에 걸려서 못들어갔다. 으유으유 성수동을 그렇게 자주 오는데 도복 한 번 보기 정말 힘들구만.
디저트는 재화가 바스크치즈케이크 먹고 싶다고 해서 치즈인더스트리로. 올 때마다 느끼는 건데 사장님이 조금 만 더 친절하셨으면 좋겠다. 여기 정말 케이크도 맛있고 치즈도 맛있는데, 스텝분들이 많이 피곤하신 모양인지 항상 주문 할 때마다 까칠한 인상을 받는다. 그치만 치즈케이크가 너무 맛있어서 그런 마음도 사르르 녹을 정도다. 마스카포네 크림치즈는 매일 품절인 것 같다. 다음엔 꼭 사고 말리다.
생일 얘기, 친구 얘기, 이런 저런 얘기들로 시간이 또 금방 갔다. 다음 일정을 위해 재화를 데려다줬고, 급하게 은행에 가서 OTP를 발급 받았다. 다행히 아슬아슬하게 영업시간 전에 업무를 마칠 수 있었다. 끝나고는 신촌으로 갔다.
저녘 약속까지 시간이 남기 때문에 신카이마코토 팝업을 봐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전시는 생각보다 작고 뭐가 없었다. 내가 좋아하는 <언어의 정원>, <초속5센티미터>같은 작품보다는 <스즈메의 문단속>이나 <너의 이름은>같은 대중적인 작품들 위주로 굿즈를 판매하고 있어서 아쉬웠다. 그 때 여기 미룽씨 데려왔으면 클날 뻔 했겠구만.
<너의 이름은>도 봤다. 언어의 정원을 상영하는 줄 알고 스텝에게 관람할 방법이 없겠냐고 사정사정했는데, 이건 줄 알았으면 그렇게 안 했을걸. 상영관에는 사전예약자만 출입할 수 있었는데, 공석이 생겨서 운 좋게 보게됬다. OST가 워낙 좋아서 뮤비 보듯 잘 봤다. 오랜만에보니 생각보다 재밌었다. 빈백에서 보는 거 보기보다 힘들구만. 영화가 끝나자마자 서둘러 저녘약속 장소인 식당으로 이동했다.
오랜만에 모이는 오대산 친구들. 오늘은 뭉티기를 작살 내 보겠습니다. 새로 생긴 곳인데 음식도 깔끔하고 가격도 괜찮았다. 양이 얼마 되진 않지만 은근 배불러서, 다들 노래부던 떡볶이 먹으러 가잔 소리가 쏙 들어갔다. 미나리가 향긋하고 신선했다. 능동미나리도 그렇고 요즘 외식업계 트렌드는 미나리인가?
근황 올림픽을 위해 카페로 이동. 주문에 혼동이 있었지만 어찌저찌 잘 받았다. 라떼들은 크림이 묵직하고 진해서 맛있었다. 빵은 거의 다 품절되서 먹을 만 한게 없었다.
집으로 가는 역까지 라용이 차를 태워줬다. 라용차는 명품카 벤츠 E클래스, 말로만 듣던 벤츠남이 여기 있었네. 친구 잘 둔 덕에 좋은차 타 봅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폭스바겐이나 아우디 승차감이 더 좋은 것 같다. 트렁크 안에 오대산 가방을 보면서 잘 쓰고 있구나 뿌듯했다.
오대산 친구들을 만나고 나선 기분이 좋았다. 예전처럼 가슴 깊은 곳에서 뭔가 차오르는 느낌이 있어서 즐거웠고, 그런 기분들이 참 반가웠다. 재화랑도 참 재미있었다. 그런데 집에 와서 자려고 누웠는데, 갑자기 미래에 대한 불안이 스멀스멀 몰려왔다. 숨을 깊게 들여쉬었다 내쉬었다. 이런 부정적인 감정들에게 잠식당하지 않으리. 그래서 차분하게 마음을 가다듬고 새벽까지 기분을 다독이는 글을 읽다가 잠이 들었다.
07.19.금_ 탄수화물 파티/ 주희랑 광화문연가
갑자기 호르몬이 폭발한 건지 탄수화물이 미친듯이 당겼다. 시장가서 며칠 전부터 노래부르던 떡볶이랑 찹쌀 도넛도 사고 오는 길에 대파꽈배기도 샀다. 정말이지 완벽한 탄수화물 파티가 아닌가. 가다가 삼천원도 줍줍하고 광수삼촌이 오신데서 짐도 부랴부랴 쌌다. 아주 정신없는 시간을 보낸 탓일가, 주희랑 약속시간을 착각해서 조금 늦었다.
직장인보다 바쁜 척 하는 백수를 너그러이 이해해주는 그녀. 식당 가는 길이 복잡하다며 정류장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던 아량 넓은 내 친구 주희. 어떻게 말해야할지 난감해하면 일일이 설명할 필요 없다며, 어느 쪽이든 내 선택을 존중한다는 말에 그동안 참아왔던 둑이 와르르 무너졌나보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스멀스멀 올라와버렸다. 이런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행복한 일 일까.
타이거 버스를 타려고 식사도 급하게 마치고 허둥지둥 매표소로 갔는데, 애석하게도 매진이었다. 아니 딱 야경 구경하기 좋은 이렇게 맑은 하늘인데 왜요왜...청계천을 걷다가 대신 샘플링 체험이 가능한 와인바에 갔다. 화이트와인이나 스파클링처럼 가벼운 와인을 선호하는 나와 달리 주희는 진한 레드와인을 좋아했다. 그것도 모르고 자꾸만 내 거 먹어보라고 강요 한 거 조금 미안했다, 껄껄. 정말 조금씩 마셨는데 그것도 술이라고 살짝 더워지면서 취기가 느껴졌다.
'사람은 자신의 세계를 넓혀준 사람을 잊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나는 겁이 많고 취향이 잘 바뀌지 않아 일상을 반복하는 편인데, 주변 사람들을 만나면서 경험의 폭이 넓어진다. 패션이나 코스메틱 등에 관심이 많은 주희 덕에 스몰 럭셔리의 세계를 종종 접하게 되었는데, 이번 와인바도 그 연장선으로 느껴졌다.
평소 나라면 접하기 힘들었던 이 분야를 경험해보고, 내 취향에 대해 탐구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내가 선호한 와인들은 적당한 산도에 가벼운 바디감, 얕은 탄닌에 대체로 당도가 높았다. 의외로 초코와 베리류처럼 강한 향에 묵직한 바디감의 와인은 입에 안맞았다.
2차는 복숭아 디저트를 먹으러 가려고 했는데, 카페가 문을 닫아서 오뎅바로 갔다. 배 불러서 못 먹을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잘 들어갔다. 특히 얼그레이피치소다가 너무너무 맛있었다. 아무래도 난 논알콜인가보. 호호.
지하철에서 내려 손을 흔드는데 애틋하고 가슴 속에서 진한 감정이 올라왔다. 자꾸 눈물이 올라와 차마 끝까지 손을 흔들지 못하고 그 애가 건내준 봉투를 가슴에 안고 반대편을 향해 걸었다. 나는 아무래도 사람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 돈이 없어도 집이 없어도 남자친구가 없어도, 고독한 시련과 불확실한 미래에서도 다시 나아갈 힘을 낼 수 있는 건 다 이런 친구들 덕분이랴.
07.20.토_ 깨박살 이사 / 잠실 나들이
아침 새벽부터 부랴부랴 사무실 짐을 뺐다. 너무 허겁지겁 빼다가 컴퓨터 본체 케이스를 와장창 날려먹고 말았지만. 안 그래도 없는 살림, 다 깨부숴먹는구만.
점심은 수영이랑 개나리 아구찜을 먹으러 갔다가, 준비시간이라서 케이크를 대신 먹었다. 사실 뭐 난 여기 케이크 먹으러 온 거라 상관없었지만. 레밍스 케이크는 진짜 맛있었다. 크레이프 생크림 과일케이크는 정말 완벽히 내 스타일이었다. 블루베리체리케이크도 요거트크림이 내 취향이 아니라 그렇지 나쁘지 않았다. 사장님도 친절하셔서 좋았고. 다음엔 귤 케이크도 먹어봐야지.
케이크로 혈당 올렸으니 살살 걸어줘야지. 어차피 지민이랑 지희도 오는동안 시간이 붕 떠서 뭘 하고 있긴 해야됬다. 그 핑계로 슬리퍼 신어서 싫다는 수영이를 끌고 한 바퀴 돌았다. 덕분에 거위도 보고 석촌호수 구경도 하고 재밌었다.
인스타에서 보던 개나리 아구찜은 생각보다 사람이 없었다. 계속 캐치테이블로 웨이팅 현황을 확인했는데 줄을 설 필요도 없을 정도였다. 가게 안에서 기다리니 저 멀리서 보이는 익숙한 사람들. 몸도 피곤하고 습해서 절대 외출하기 싫었지만 나 때문에 왔다는 지민지희가 이렇게 반가울 줄이야.
식사는 대창이랑 곤이섞어서 아구찜 4인분으로 먹었다. 맛이 없었던 건 아닌데 그렇다고 엄청 맛있지도 않았다. 대창이 생각보다 부실하고 곤이도 그냥 그랬다. 사이드를 많이 시켜먹고 싶었는데 인원 수만큼 메인메뉴를 필수로 주문해야된다고 해서 아구찜만 먹다 배불렀다. 사이드로 겨우 옥수수치즈 볶음밥을 먹었는데, 여긴 볶음밥이 찐이었다. 배불러도 꾸역꾸역 계속 집어넣을 맛.
식사를 마치고 나오자 갑자기 비가 쏟아졌다. 수영이는 영국 가기 전에 추억이 생겨서 좋겠다며, 이제 비만 오면 오늘이 생각날 거라고 했다. 진짜 그러면 어떻게 하지? 애들 엄청 보고 싶겠구만.
건강검진 결과 혈당관리요망이 나와서 빙수는 하나만 먹었다. 흑흑. 그리고 심지를 데리러 갔다가 타코야끼를 먹으러 갔는데 내 인생타코야끼였다. 진짜 바삭바삭하고 너무 맛있었다. 한 입 먹자마자 쿨의 운명이 생각났다. "왜 하필 이제야- 내 앞에 나타나게 된거야~"
심지는 일본여행 기념품으로 치즈케이크를 줬다. 난 치즈 케이크 안 좋아하는데 하고 봤는데 바스크치즈케이크였다. 이건 좋아하지 또. 히히. 은진이랑 나눠먹으라고 했는데 대답을 안했더니 심지가 간악한 일본순사마냥 내 허벅지를 짓이기며 고문했다. 그래도 대답 안함. 먹을 거 앞에선 독한 사람이 바로 나야 나.
어머님도 출국 전에 마지막으로 볼 수도 있을까봐 인사하러 왔다고 하셨다. 못갈수도 있는데 차암-부끄럽네. 그래도 다들 이렇게 저렇게 신경써주고 있구만. 행복한 나 인간이여.
07.21.일_ 짐 싸기 끝
어제의 과식으로 인해 양심적으로 식사를 시작했으나, 점심부터 다시 노양심으로 돌아와버렸다. 심지가 집 앞으로 내려오라고 전화해서 코스트코 장본 거랑 떡볶이를 줬다. 약도 몇 개 챙겨주고. 다 내가 전에 흘려가듯 먹고 싶다고 했던 거, 필요하다고 말했던 약들이었다. 참나- 못살아 내가 정말.
이제 출국이 일주일 남았다. 아직도 나의 출국은 정확히 결정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짐은 다 쌌다. 논문표절로 은퇴했던 설민석 컴백강연을 봤는데 힘든 상황이 와도 내가 할 수 있는 거에 최선을 다 하라고 했다. 그러면 어떻게든 잘 될 거라고. 그래- 뭐 안되면 다 푸르면 되지.
짐 정리도 하고 책상 위 물건도 싹 정리했다. 배가 고픈건지 마음이 허한 건지 하루 종일 허기가 져서 계속 먹었다. 디데이가 얼마 안 남아서 약간 긴장 된건가?
너무 더운데 아빠는 에어컨을 안 틀어준다. 결국 난 에어컨 바람 한 번 못 쐬어보고 가겠구만. 어쨋든 이번 주도 많은 걸 느끼고 많은 걸 하고 알차게 보냈다. 이렇게 열심히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하늘이시여. 그러니 다음 주쯤엔 가벼운 마음으로 떠날 수 있도록 좋은 소식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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