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4.일 [워홀+117]_ 달달하게 비가 퍼지는 밤
아침에 일어나서 세탁기 또 청소하고 빨래 돌릭고, 미뤄둔 일기도 쓰고, 장도 보러 갔다.
원래 내일 퇴근하면서 막스앤스펜서에 들르려고 했는데, 또 주말이니까 한 잔하고 싶어서. 나무가 날아갈 것 강풍을 뚫고 마트로 갔다.
이젠 제법 요리왕에 근접해가고 있는 나. 오븐도 혼자 키는 데 성공했다고. 칼로리 폭탄인 거 알지만 눈 감아주시죠. 사이다 두 병 홀짝대니 알딸딸하구만.
그리고 또 술을 마시러 바에 왔습니다. 비를 뚫고 찾아갔지만 신분증 없음과 일찍 문 닫음 이슈로 인해서 다른 데로 이동. 으유 내가 일요일 밤에 가자고 할 때부터 알아봤다.
파딘은 정말 매력적인 친구다. 마술 좋아 하냐고 해서 마술 싫어하는 사람 있냐고 했다. 그러자 자기 원래 마술사 출신이라며, 외투에 숨을 한 번 불어 달란다. 아무 생각 없이 시키는대로 했는데 코트 안에서 꽃다발이 나왔다. 진짜 못 말려, 껄껄.
맥주 주문이 서투르길래 바는 처음이냐고 물어봤더니 본인은 원래 진이나 위스키를 먹는데 맨날 맥주나 사이다 홀짝 대는 나 때문에 온 거란다. 참말로. 귀엽구만.
계속 거절하는 내게 굳이 본인 저녘 먹어야 히니 제발 뭐라도 말해 달라는 그. 가게 폐점 시간에 걸려 음식이 포장 되서 나오자, 내 거라고 건내 주던 여시같은 놈. 네 꺼 라서 안 받겠다고 거절하자 마카로 내 이름 쓰더니 이제 내 꺼라고. 점원에게 분홍색 마카 있냐고 물으며, 내가 분홍색을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정말이지 얘는 꾼이다 싶었다. 달콤하구나. 역시 여자형제 있는 남자애들이랑 놀아야 해 깔깔.
그렇지만 나는 지난 사갈과의 관게에서 얻은 교훈이 많다. 플메들과 너무 가까워지면 안좋다는 것. 직장 동료들과 적당한 거리를 두고 지내는 게 좋다는 걸, 요즘도 몸소 깨닫고 있다.
게다가 파딘이랑은 더욱 더 엮이고 싶지 않다. 아니 절대 그러지 말아야한다고 내 육감이 외쳤다. 그는 정말 매력적이었지만, 동시에 그만큼 위험한 남자였다. 심리 상담을 받았다던 얘기를 들었을 땐 그냥 마음이 좋지 않았지만, 때로는 과할 정도로 충동적이었던 이야기를 들으며 점점 마음이 떠나는 듯 했다. 그래서 오늘 같은 '우정'에 감사하고 고맙다며 선을 그었지.
집에 돌아와서는 요리 중인 이쉬타를 만났다. 꿀빠진 호떡 반죽같은 피타는 꽤 맛있었다. 요즘 빠져있는 에이티즈의 최산을 보여주며 어떻냐고 물었더니 주방에 들어온 쇼분이 다 필터빨 메이크업빨이란다. 껄껄 그것도 본판이 돼야 버프를 받는답니다?
그리고 나 밥사주고 본인은 저녘 먹으러 온 파딘도 만났다. 참내. 난 아까 저녘 먹었다니까. 귀엽네 귀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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