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워홀

25년 6월 첫 번 째 일기 (06.01~06.03)_ 자꾸 피곤하고 뭘 놓치고 짜증나고

킹쓔 2025. 6. 4.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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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일 [워홀+306]_꿈은 방대하나 체력은 하찮구요


 즐거운 일요일. 어제까지 일해서 좀 피곤한데 집에만 있기는 또 아깝잖아요? 이케아 들렀다가 배쓰앤바디웍스 들려서 구경하고 옥스퍼드 서커스 근처에서 월레스와 그로밋 펭귄도 찾겠다며 길을 나섰다.

속주머니도 있는 이케아 가방

 

또 다른 이케아 가방과 우산, 머스트 아이템

 

 그러나 원대한 포부와는 다르게 첫 목적지인 이케아부터 집에 가고 싶어졌다. 여기서 우산을 사게 될 줄 몰맀고, 생각보다 짐이 번거로워지는 바람에 지쳤다. 사람이 너무 북적거려서 기가 좀 빨리기도 했고.

칠천원짜리 점심

 

사려고 했던 것과 실제로 산 것

 웃긴 건 구두칼 사러 왔는데 구두칼 뻬고 요상한 것만 잔뜩 사버렸다는 점이다. 과소비를 하지 않으려고 ‘내가 사야하는 건 구두칼’을 외치며 다녔지만 정작 그건 품절이었다. 휴, 하는 수 없이 급한대로 미니 구두칼이라도 집어왔지뭐.

 어쨋든 런던 시내 한 복판에 위치한 시티 이케아라고 해서 기대를 많이 했는데 사실 별 볼일은 없었다. 그래도 소소한 리빙 제품 사러 오기는 좋을 것 같다.

 

IKEA Oxford Street · 214 Oxford St, London W1C 1DA 영국

★★★☆☆ · 생활용품점

www.google.com

 

 다음 행선지인 바쓰앤바디웍스는 은근 찾기 어려웠다. 오픈광고는 버스 전체를 랩핑할 정도로 요란 부르스를 떨어놓고, 찾아가기는 왜 이렇게 힘들던지. 결국 그냥 포기하고 근처 티케이막스 돌다가 중고거래 장소로 갔다.

가는 길 만난 핫 걸 언니들

 

월레스와 그로밋 펭귄은 없고 비둘기만 있네

 사실 오늘 나온 주된 이유는 바로 라피가 부탁한 마사지 건이었는데, 판매자분이랑 갑자기 연락이 안되는 바람에 한 시간을 공원에서 서성였다… 그래도 포기하고 가려는 찰 나 막 연락이 되서 어찌저찌 잘 받았다.

밥은 일본라면 먹고

 

 

Shoryu Ramen Soho · 3 Denman St, London W1D 7HB 영국

★★★★☆ · 일본라면 전문식당

www.google.com

 

 너무 배가 고파서 근처 프랜차이즈 일본라멘집에서 식사를 했다. 역시 체력은 밥심에서 나온다. 라면 한 끼 먹었더니 금세 기운이 차서 근처 차이나타운까지 걸어갔다.

복작복작한 차이나타운

 

내가 제일 좋아하는 차이나타운 빵집

 아까는 한식당에서 일하는 사람을 만나고, 일식당에서 밥 먹고, 디저트는 중국빵집에서 해결. 한중일 세계관 통합이네. 그 배경이 런던이라는 게 좀 웃기지만.


06.02.월  [워홀+307]_자기야 그만 칭얼거려


  아주 가끔이지만 라피도 칭얼거릴 때가 있다. 대부분의 일에는 그렇게 자신감이 팡팡 흘러넘치면서, 인간 관계에 관해서는 가끔 찌그러진 깡통처럼 움츠러 드는 그.

오늘도 라피가 쏜다

 오후에는 미룽씨 커플과 영통을 하기로 했는데, 녀석이 유독 거기서 많이 쪼그라들었다. 애정표현을 잘 해주는 미룽씨를 보며 나는 왜 애칭이 아닌 이름으로 부르냐고 투덜대더니, 갑자기 자기랑 만나는 거 행복하냐고 뜬금 없는 질문을 해댔다. 집에 와서는 계속 자기가 혹시 통화 중에 실수해서 내 평판에 이상이 생기면 어떠냐고 타령을 하는 그.

 

 처음엔 귀여웠는데 계속 들으니 조금은 듣기 힘들었다. 너무 즐거웠던 우리와 달리 너는 참 생각이 많구나…평소에는 그렇게 냉혈한이더니 오늘만큼은 사춘기 감수성 소년이 된 라피.

그의 추구미와 나의 최애옷

 그 외에도 그의 칭얼거림은 자기 딴엔 신경쓰고 입고 나온 셔츠차림이 60년대 건달패션이라고 폄하 당하자 조금 짜증이 났는지 계속 이것 저것 투덜댔다. 휴, 연하남 만나기란 정말 힘들구만.


06.03.화 [워홀+308]_ 자꾸만 뭔가를 잃어버리는 요즘

 

 그거 아세요? 몇 주 전 라피에게 받은 반지를 일주일도 안 되서 잃어버린 거. 분명 주머니나 어디 잘 놔둔 것 같은데 어딨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어제는 젖은 스포츠 타올을 팔에 두르고 가다 길가에 흘려서 잃어버렸구요. 그거 무려 동빈오빠가 영국가기 전에 사준 선물인데.

 

 오늘은 또 현금 5파운드(한화 약 만원 정도)를 잃어버렸다. 주머니에 잘 넣어놨고, 분명 세인즈버리에서 확인까지 했는데 집에 와보니 없어진 매직. 가뜩이나 마법의 기간이라 호르몬도 요동치는데 자꾸만 뭘 잃어버려 속상한 요즘... 비자가 1년 남칫 남았는데 아직도 제대로 된 일자리를 못 구해서 속상한, 뭔가를 놓치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하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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