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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124

24년 10월 아홉 번째 일기 (10.19~10.20)_ 고독한 영국 워홀러의 주말 10.19. 토 [워홀+81]_ 쉬어가는 토요일은 생각이 많아집니다.  아무 일정도 없는 날. 굴소스를 발라 오븐에 닭을 구워 먹었다. 곁들일 채소가 부족하긴 하지만 다행히 먹을 게 아예 없는 상황은 아니니까. 일단 아껴야지 어쩌겠어. 그래도 이틀만 버티면 드디어 월급 날이다. 근데 또 너무 집에만 있기는 답답해서 세인즈버리로 산책을 나왔다. 마트 좋잖아. 안전하고, 쾌적하고, 비 와도 영향 없고. 볼 거 많고.  세인즈버리 입구에 장작이 켜켜이 쌓여있길래 뭔일인가 했더니, 곧 '디왈리'란다. 흰두 달로 여덟 번째 초승달이 뜨는 날을 중심으로, 닷새동안 집과 사원 등에 불을 밝히고 신들에게 감사 기도를 올리는 축제. 할로윈은 안챙겨도 이런건 하는 구나.  여기는 영국이지만 워낙 그네들의 힘이 쎄니 뭐.... 2024. 10. 21.
24년 10월 여덟 번째 일기 (10.17~10.18)_ 배를 꽉꽉 채우는 중 10.17.목 [워홀+79]_ 고기파티 먹부림파티 요즘 뭘 엄청 먹어대는 느낌. 호르몬이 돌 때라 식욕도 왕성한데, 일할 때 힘들고 지쳐서 그런지 보상 심리로 계속 뭘 먹게 된다.  그리하여 오전 내내 먹고 뒹굴거리다가 저녘에 일을 나갔습니다. 사장님이랑 업무분담 이야기 나온 이후부터 구직 활동을 살짝 놓게 됐다. 밖에 나가봤더니 하늘 아주 맑고 좋네.    저녘근무가 끝나고 사장님과 드디어 만났다. 하지만 이번 주 일요일날까지 또 답이 미뤄졌다. 일도 늦게 끝나고 얘기도 좀 했더니 열 두시가 돼서야 집에 들어왔다. 반나절만 일했는데 왠 종일 일하다 온 기분이 든다. 10.18.금 [워홀+80]_ 열 받을 땐 먹습니다.  오늘은 안경부터 운동화까지 단단히 준비를 하고 나왔다. 오전 오후 풀 근무에 브레이.. 2024. 10. 19.
24년 10월 일곱 번 째 일기 (10.16)_ 런던에 왔다면 뮤지컬은 필수죠 10.16.수 [워홀+78]_런더너의 삶이 지칠 땐, 뮤지컬을 보세요.  런더너로 산다는 것의 장점을 뽑자면, 바로 '뮤지컬'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 브로드웨이와 더불어 영국 웨스트엔드는 세계적인 뮤지컬의 메카이니까. 내놓으라 하는 월드스타들과 최정상급 연출가들이 즐비하지만,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연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그래서 이런 장점을 활용, 뮤지컬 물랑루즈 데이시트 획득에 성공했습니다. 거짓말 안 하고 개막 한 이래로, 한 20번 넘게 시도했었는데 드디어 Get ya! Tix에서 10시 정각에 맞춰서 시도했을 때도 이미 선점된 좌석이라고 튕길 때가 많았는데, 출근 하다 10시 3분에 했는데 얼떨결에 됐다. 결제 페이지 넘어가자마자 자리 어딘지도 안보고 무조건 결제부터 했는데, 로얄석 당첨.. 2024. 10. 17.
24년 10월 여섯 번 째 일기 (10.15)_ 요리왕이 되어가는 워홀러 10.15.화 [워홀+77]_ 요리왕이 되는 중  몇 달 째 미루던 냄비밥 만들기에 도전. 결과는 대 성공! 태운 거 없이 야무지게 잘 익혔구요. 걱정했던 것 보다 넘 쉬웠어서 아주 뿌듯했습니다. 내가 냄비밥을 하다니! * 킹쓔's 영국워홀 꿀팁: 냄비밥 만들기 레시피① 쌀은 씻어서 30분 이상 불려둔다② 쌀과 물을 1:1비율로 넣고 중불 10분, 뚜껑 닫고 약불 10분③ 불 끈채로 뚜껑닫고 뜸 들이기 10분④ 완성. 맛있게 드십쇼 냉동고에 넣을 밥 용기 사러나갔다가 발견한 할로윈 제품들. 나도 Trick or Treat 하고 싶은데, 여기는 무슬림 동네라 그런 거 안하겠죠? 흑흑. 꼬마유령들이여 제발 우리집 방문해주면 안될까?   고작 10파운드 나왔는데 레볼루트랑 몬조카드 둘 다 결제가 안돼서 매우 .. 2024. 10. 16.
24년 10월 다섯 번 째 일기 (10.13~10.14)_ 외노자의 삶이란 10.13.일 [워홀+75]_외노자의 런던 쇼핑하기   새벽에 진희가 영통해줘서 원격 결혼식 참가하고 왔습니다. 우리오빠 참 늠름하구만. 이렇게 또 한 명을 보내네. 잘가요 새신랑씨.  외국에 있다보니 정말 이런 것도 남 일 같다. 현장에 있었더라면 눈물 한 바가지 흘렸을 것 같은데. 어제 밤새 릴스 올리고 나니 오늘은 좀 여유로워서 옥스퍼드 스트릿으로 나갔다.  지난 번에 봤던 버버리 향수 찾으로 갔는데 리버티에는 버버리 폐점한 지 오래라네. 생각해보니 존 루이스였던 것 같아서 구경하다가 이동.   리버티 백화점 · Regent St., Carnaby, London W1B 5AH 영국★★★★★ · 백화점www.google.com  나온 김에 유니클로랑 H&M도 가보고. 날이 쌀쌀해져서 그런가 외투 사고.. 2024. 10. 15.
24년 10월 네 번째 일기 (10.09~10.12)_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기분이랄까 10.09.수 [워홀+71]_ 긴긴 하루를 보내고 시월 구일 오늘은 엄마의 생일날. 우리 엄마는 잘 있으려나...남들 생일은 잘 챙겨주면서 정작 가족 생일은 제대로 못 챙겨준 것 같아 괜히 미안한 딸래미. 그리고 오늘은 정말 하루 종일 근무했다. 오전 근무 하고 브레이크 타임은 외부 촬영 나가고, 저녘 근무하고 집 돌아오니 거의 열 두 시. 아쉬워 벌써 열 두 시~. 정말 긴 하루였다. 그 와중에 아마존 택배 찾으러 다녀왔다. 내가 사는 곳은 우편함도 없고 경비실도 없어서 택배받기가 워낙 힘들다. 번번히 택배를 잃어버리거나 기사님과 만나지 못하는 일이 잦다 보니, 이번엔 그냥 록커(locker)에서 찾아가는 수령방식을 선택했다. 택배는 라코스테 시계랑 록시땅 아몬드 바디 워시오일. 내 첫 월급으로 산 나.. 2024. 10. 13.
24년 10월 세 번째 일기 (10.06~10.08)_혼자서도 잘 해보려고요. 10.06.일 [워홀+68]_네, 저는 지금 노력 중입니다.  며칠 째 미뤄두던 인스타 활성화 방안을 작성했다. 일어나자마자 책상에 앉아서 시작했는데, 금세 3시간이 금방 갔다. 문득 옛날 생각이 났다. 대학생 때 공모전을 준비하던 그 열정 넘치던 젊은 시절의 내가. 너무 오랜만이라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완전 사라져버린 줄 알았던 감도 남아있고, 꽤 오랜시간 집중할 수 있을 만큼의 에너지도 있었다. 아직 살아있네. 잠깐 쉴 겸 점심을 먹으러 주방에 올라갔다가, 또 사갈 덕에 기분이 상한 채 돌아왔다. 파힐과 둘이 밥을 먹으며 끼기덕대는 그들 사이로 괜한 소외감이 느껴졌다. 대화하는 데 별 어려움 없던 윤이 한국으로 돌아가고 나서였을까? 더욱 더 작아지는 느낌이었다.  발단은 식사를 마친 사갈이 내 친구들.. 2024. 10. 9.
24년 10월 두 번째 일기 (10.04~10.05)_ 몸은 쉬는 중, 마음은 쉬지 못하는 중 10.04.금 [워홀+66]_ 불금의 도서관 투어   아침은 중국새우라면을 먹었다. 그래도 이 정도면 영양학적으로 나쁘지 않은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풍족하게 먹었지. 잘 먹었으면 움직여야지 싶어서 휘트니마켓에 갔다. 가서 책도 반납하고 아이스랜드 구경도 했다. 계란이랑 휴지같은 특정 공산품은 좀 싼 것 같은데, 다른 건 뭐 그냥 그렇네. 앞에 Charity shop도 있길래 가봤는데, 물건들이 다 귀신 붙어올 것 같은 비주얼이라 그냥 나왔다. 한국에 있을 땐 내가 이런데다 기부하는 입장이었는데 말이야. 참나 사람일은 역시 모르는거야. Iceland Supermarket Stepney · 1/11 Watney St, London E1 2PP 영국★★★★☆ · 슈퍼마켓www.google.com  책 구해놓.. 2024. 10. 6.
24년 10월 첫 번째 일기 (10.01~10.03)_ 서른 여섯, 영국에 왔습니다. 10.01.화 [워홀+63]_낭만이란 이름으로 일찍 일어나서 무언가를 하려고 했으나 몸이 따라 주질 않네요. 이것이 나이 먹었다는 증거인가 보다. 마흔이 다 된 나이에 뭘 시작해보려니 쉽지 않네. 삭신이 쑤시는 관절통은 안 하던 일을 시작했기 때문이려나 아니면 매일 같이 흐리멍텅한 여기 날씨 때문이려나. 확신은 안 서지만 어느 쪽이든 몸이 적응하는 기간이길.  고민 끝에 일단 이번 주는 오늘까지만 일하고 쉬기로 했다. 식당에서 주는 저녘밥을 반으로 갈라 내일 아침을 위해 싸왔다.  수습 떼자마자 쉰다는 게 웃기고, 당장 먹고 살 게 걱정이지만 어쩌겠어. 이대로 가다간 내 손가락이 영영 망가져버릴 것 같은 걸. 앞으로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 정도로 생각하자. 대신 쉬는 동안 식당 인스타그램 홍보 업무를 준.. 2024. 10.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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