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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12월 세 번째 일기 (12.11~12.17)

by 킹쓔 2023. 1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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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1.월_ 이불 빨래 성공

 
 계속 신경쓰였던 이불 빨래를 했다. 선풍기도 집어넣고, 가습기도 꺼냈다. 사뒀던 책도 읽었다. 이제 퇴근 후 시간을 보내는데 그럭저럭 적응해가는 것 같다. 누워서 핸드폰만 하는 거 진짜 그만해야지.


12.12.화_ 바쁘다 바쁜 화요일

 
 손가락이 마디마디가 퉁퉁 붓는다. 휴, 내 손들 제발 이번 달 안에 회복해라. 다음 달엔 운동 좀 가자. 오늘은 할 일이 많다. 점심에는 성임이랑 보고, 저녘엔 병문안 가고, 밤에는 2시간 정도 상담이 예약되있다. 아, 영어공부도 해야되는데. 

화장품 들고 다니기 귀찮...지구야 사랑해

 하트 호루라기 포장용기 은근 유용하다. 화장품 파우치로 아주 좋군. 분리수거하기도 귀찮고 파우치 챙기기도 귀찮은 나에게 딱이네. 원래 벽화가 있는 터널이였는데 외벽이 다 덮여버렸다. 깔끔하고 보기 좋지만 정겨운 추억이 사라진 것 같아 약간 아쉬운 마음이 든다. 

 점심 때 성임이 만났다! 육장화 사장님은 초반에는 거의 어서오십쇼 손님은 킹, 이럇샤이마세였는데, 요즘은 조금 일에 찌든 느낌. 대신 맛은 더 깊어지고 만족스러워졌다. 그럼 됬지 뭐. 
 

 

 

  

 성임이가 개인카페 가고 싶데서 방문한 샤오린. 인테리어가 워낙 세련되서 한번 쯤 가보고 싶었는데, 매번 지나만 다니다 드디어 방문했다. 대만 느낌 낭낭한 카페인데, 밀크티는 우유맛보다는 물에 탄 무겁지 않은 맛. 정말 물에 차를 한 방울 한 방울 정성스럽게 우려낸 홍콩의 그 맛이었다. 란퐁위엔을 떠 올리게하는 뒷맛이 깔끔하지만 진한 밀크티. 디저트는 좀 꾸덕하고 약간 옛날과자스러운 생소한 맛이었는데 나쁘진 않았다. 
 

 

 

   

우연히 보게 된 영상, 보컬 목소리도 노래도 너무 좋구만

 성임이가 크리스마스라고 카드 써서 왔다. 홍천댁의 깜짝 선물까지. 좀 좋구만 호호. 맨 몸으로 나간 나는,,, 어쩔 수 없지. 잘하자!
 
 체리포레누아는 참 특별한 케이크다. 화려하진 않지만 담백하고 깊은 응원이 담긴. 주짓수 다시 시작할 때도 지희한테 받은 케이크도 그렇고. 생일 아닌 보통날에 받은 케이크는 더 기억에 오래 남는다. 오늘처럼 내 생각 난다고 받으면 더 기분 좋지. 

 이게 뭐라고 또 먹먹해지고 차오르는 기분이 들었다. 이렇게 나를 생각해주는 사람이 있는데, 잘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저녘엔 ㅈ병문안을 다녀왔다. 내가 다쳤던 부위랑 같은 곳을 다쳐서 마음이 안좋다. 엄청 맛있다고 쥐어준 쵸코바. 내일 꼭 먹어봐야지.

결국 원본까지 타고 올라감

 중랑천을 따라 쭉 걸었다. 나는 어떻게 되는걸까 이제. 어떻게 되는거길 뭐, 그냥 이렇게 되는거지. 작은 일도 아니지만 또 너무 크게 생각할 필요도 없다. 
 
 꽤나 오랜만에 받는 제대로 된 심리상담. 검사결과 나는 2유형, 조력자였다. 검사를 설명하고 질문 할 땐 꽤나 믿음직스러웠으나, 유형판단을 할 땐 헤매는 게 보이셔서 아쉬웠다. 분석표 같은 것도 조금 더 깔끔하게 만들어주셨으면 상담자들의 만족도가 올라갈 것 같은데, 가까운 사이가 아니라 말로 전하진 않았다. 그래도 뭐 아예 쌩판 남이라 이것저것 솔직하게 대화하면서, 나에 대해 알아보는 좋은 시간이었다. 

킹쓔 애니어그램 유형별 총점

유형 1.개혁가 2.조력가 3.성취자 4.낭만가 5. 관찰자 6. 충성자 7. 모험자 8.지도자 9.중재자
총점 33 35 29 34 25 26 32 23 24

그냥 내가 보기쉽게 보려고 만든 표


날개 : 1

사랑을 줄 줄 아는 조력자관대하고 사려깊은 사람이다. 

그러나 이들은 내면 깊숙한 곳에서 자신이 가치 없는 존재라는 두려움을 느끼고,
타인의 애정을 통해서 본인의 가치를 증명 받으려고 한다. 또한 이들은 자신은 사랑이 많고
스스로를 위해서는 어떤 보상도 원하지 않는다는 잘못된 자기 이미지를 만들어 자신의 욕구를 억압한다.

 애정에는 조건이 따르지 않는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조건없이 나를 사랑할 것이다.
 또한 나 자신도 도움이 필요한 대상임을 인식하고, 그러한 사실을 주변에 알려라

 


12.13.수_ 그는 항상 나를 울리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스트라치아텔라 / 배쓰앤바디웤스 크리스마스 에디션

 크리스마스가 되면, 고던에게서 택배가 온다. 리스테린 스트립 몇 개와 린도르가 가득 담긴 상자에 내가 좋아할만한 걸 가득 담아서 오는 선물 꾸러미. 그 중에서도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건 그의 카드다. 한 글자 한 글자 진심을 담아 꾹꾹 눌러쓴 그의 편지는 매 번 감동이다. 자주 보이는 곳에 붙여두고 나를 이렇게 응원하는 사람이 있으니 힘내자라고 마음을 다잡게 한다. 오래두고 음미하고 싶은 귀한 진심이란 이런 것일까?

 잘 먹고, 잘 자고. 생각 많이 하지말고. 그렇게 살자. 나를 돌보자. 누구보다 보살핌이 필요한 건 지금 나니까. 다른사람한테 감정이입하지말고, 내 자신부터 안아주자.


12.14.목_고마운 막냉이

 
 눈을 뜨자마자 엄청난 무기력감이 밀려왔다. 다시 자고 싶다. 뭐 때문이지, 분명 오늘이 다가오는 걸 미루고 싶었는데. 뭐긴뭐야 그놈의 결제날이지. 뭐 그래도 걱정하던 바에 비해 잘 해결하고 넘어갔다. 진짜 잘인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불편한 진실 앞에서 덮어두고 외면하고 싶은 마음, 이게 바로 용기없는 자의 비겁이겠지.

 아무렴 어떠랴. 내 맘이 너무도 고단한 것을. 할 수 있는게 걱정밖에 없는 무기력한 내 자신. 그래 그거라도 하느라 고생했다. 마음 졸이느라 수고했어, 옛날 생각하며 굴짬뽕도 먹었다. 스벅도 반값할인 한데서 왔는데, 미국매장만 해당되는 얘기라고 안한단다.

 

 으유 가짜뉴스에 놀아났구만.  비오는 데도 열심히 왔는데, 깊콘이라도 쓰고 가야지 뭐. 공등프에서 받은 스벅 신상 말차크륌브륄레. 맛이 나쁘진 않은데 굳이 또 먹을 맛은 아닌 것 같다.
 
 비 오는 날이라 온 관절이 쑤셨다. 무릎은 물론이고 엄지발가락도 검지손가락도 아프고, 어깨도 욱신거렸다. 주짓수 만화 작가님이 지금 아픈 건 별로 아픈 것도 아니라고, 띠 늘어날 때마다 부상도 더 늘거라고 했던 말이 생각났다. 블루벨트 가기 전에 부상 때문에 몇 명 떨궈진다고 했던 ㅎ의 말도.
 
 그러게. 그만할까? 어차피 엄청난 유망주도 아니었잖아. 그만 둘 생각은 안드는데 그만해야하나 고민은 된다. 날이 갈 수록 잔부상은 주렁주렁 늘어나고, 흐린 날은 온 관절이 쑤시는 걸 보면 이제 그만 놓아야 할 때 인가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날 한 손으로 운전해서 우리동네로 온 민주. 이 정도면 사랑이지. 또 뭐를 들고왔다. 참나. 귀한 이와 저녘 시간을 함께 보냈다. 크리스마스는 외국 명절 중 하나라고만 생각했는데, 자꾸만 선물을 받고 있다. 주변에 산타가 이렇게나 많았다니. 나는 꽤나 착한 아이일지도?

 

 아무한테나 힘들다고 말 안하지만, 그래도 힘들다고 말했을 때 다 도와주고 이해해주려고 한다는 점. 좀 더 솔직하게 살 수 있도록 용기가 나는 하루이다.


 

12.15.금_그래도 물은 마셔야되고 운동도 해야되고

 드디어 물을 시켰다. 목 말라서 난리치던 날들이여 이제 안녕. 비도 오고, 워치도 없고, 이어폰도 안 들고 나왔는데 걸었다. 숙제... 진짜 싫지만 해야지 뭐. 

 

 내일은 6시에 일어난다. 매번 꼭두새벽부터 움직이다보니 이른 아침시간인데도 부담이 안됬다. 첫 겨울산행이라 조금 설레기도 하고.


12.16.토_ 첫 설산, 함백산 

 

드디어 10좌 완성! 약 1년 반만에 10좌가 되었습니다. 올해 목표 완성 ! 

첫 지방산행이었던 팔공-금오부터 함백까지

 

 밤블리가 준 팟츠도 달았다. 지난 번 처럼 쫓겨나지 않게 지갑도 챙기고! 조조할인까지 야무지게 받아서 출발했으나 폭설에 5시간만에 강원도 도착. 중간에 들른 광주휴게소에서는 오뎅 3개가 오천원이라길래 뭐 이리 비싸했는데, 한 입 먹고 납득당했다. ㄷ이 맛있다던 붕어빵은 퍽퍽하고 팔다만 느낌이긴 했는데 기름떡볶이는 맛있었다. 다음부턴 나도 나눠먹을 수 있는 메뉴를 골라야겠구만. 


 

 내 생애 첫 설산. 두달 전부터 잡은 산행인데 때맞춰 눈이와서 정말 좋았다. 예쁘다 예쁘다하면서 내렸는데 너무 춥고 손도 아팠다. 갑작스럽게 두려움이 물 밑듯이 몰려왔다. 남들은 설경에 반해서 신나 뛰어다니는데 나는 무섭다고 벌벌 떨고 있었다. 

 장갑때문에 보호대를 풀렀는데 검지에 힘이 안들어갔다. 스틱이 겉돌고 추워서 몸이 얼었다. 옷때문에 몸이 둔해지는데 감각이 점점 없어져서 패닉이 됬다. 시작한지 10분도 안됬는데 차로 돌아가겠다고 하자 ㄷ이 당황하며 살살 달랬다. 다행히 이것 저것 이야기를 하면서 가다보니 몸도 풀리고 추위에도 곧 적응했다. 

 예쁘고 예쁜 겨울 산. 정상에서는 바람이 엄청나서 울면서 내려왔지만 그래도 그럭저럭 즐겁고 재밌는 산행이었다. 손 시려워서 사진 찍을 엄두는 못내고 있었는데, ㄷ과 ㅁ이 찍어줘서 여러 장의 사진을 건질 수 있었다. 와우, 이 추위에 카메라 드는 사람은 정말 천사다. 
 

+

 

[등산] 태백 함백산 설산 등산 (만항재 코스/ 함백산 최단코스/설산 추천/ 등린이 겨울산행 준비

안녕하세요 킹쓔입니다. 드디어 눈이 왔어요. 겨울하면 빠질 수 없는 설산 산행! 오늘은 등린이도 무난하게 다녀올 수 있는 함백산 설산 산행 만항재 코스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함백산(咸白山

sujin9019.tistory.com

 

 원래는 정상에서 먹으려고 했는데, 바람때문에 하산해서 먹은 티. 트위그티라서 한번 먹기 아까워서 여러번 우려먹었다. 식당에 가서도 덜덜 떨고 있었는데, 물 끓이는 현관쪽에 서있었더니 사우나 같고 몸이 녹는 것 같았다.

 나물도 신선하고 반찬도 쌈박 깔끔하니 다들 맛있었다. 카페도 개인카페인데 메뉴들마다 고급스럽고, 정성을 다해 만들어주신게 느껴졌다. 기타 치고 노래부르면서 가게일을 보던 사장님. 정말 낭만적이고 멋있게 사시는 것 같다.

 

 

 

 서울로 오는데는 생각보다 안 걸렸다. 차로 돌아오는 길에 많은 얘기를 나눴다. 그녀는 나를 참 좋아해주는 것 같다. 이런 호의가 어색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다. 

 

 석계역에서 버스가 끊길까봐 걱정했는데, 집 근처에서 내려서 편하게 올 수 있었다. 자려고 누웠는데 계속 눈을 맞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여름에 물놀이 많이하고 온 날은 자기 전에 물에 둥둥 떠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던 게 생각났다. 오늘도 참 잊지못할 특별한 하루를 보냈구나.


12.17.일_갈까 말까 고민될 땐 가지마라

 안 갈거라고 생각했고 갈 생각 없었는데, 알람이 울렸다. 현이가 초대한 일정. 휴, 액정에 뜬 오대산. 오늘 나만 가도 다 모이는데 빠지는 게 신경쓰였다. 간다. 가! 외면하려고 외면할 수 없는 존재들.

 드디어 노래 부르던 돌아가는 테이블 있는 중식당. 광화문과 시청 사이에 메이징에이가 오대산 송년회 장소였다. 오늘도 우당탕탕 오대산. 한 명은 차가 멎고, 한 명은 동파되고, 한 명은 그거 고치러가고. 그냥 늦는 나 같은 사람도 있고. 다 모일줄 알고 가는데 다 못모이는 건가 싶기도 했으나 모이긴 다 모였다.

 서프라이즈로 온 건데, 인원 변경때문에 예약자인 차차한테 연락이 가서 미리 알았다고 한다. 좌석 변경하는 거 예약자는 모르게 해달랬더니 참나. 둘은 보일러때문에 정신없던 상황인데 연락받고 당황했나보다. 당일취소 당한 줄 알고 싸울 뻔 했다는데, 반가운 존재는 아니었나 싶기도 하고 괜히 왔나 생각도 들었다. 뭐, 엄청난 빵빠레를 불어주길 바란 건 아니었지만, 내가 갑자기 온거니까.

 팽오리 이후로 모인 완전체. 다들 또 담담하니 안부인사하고. 그게 그렇게 이상하진 않은 사이이고. 생각했던 것처럼 불편하거나 힘들진 않았는데 옛날처럼 차오르거나 끓어오르지는 않는 잔잔한 상태. 식사가 끝나고 갈거라니까 다들 당황한 듯 보였다. 차차는 자꾸 지 멋대로 군다고 한 소리했다. 밥만 먹고 갈거라고 미리 말했어야 됬는데. 으유 분위기만 망치고 괜히 왔네 씨.

 인사하고 가려고 했는데 다 엇갈려서 대충 전하고 잘 왔다. 광화문을 좀 돌아다니다 들어갈까 했는데, 그냥 기분도 그렇고 집에 바로 왔다. 와서 피자 먹고 잤다. 토할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까지 먹고, 아무생각하기 싫어서 자고. 

 심지랑 수영이가 내려오래서 만나러갔는데 은진이도 같이 만났다. 여행 후 부쩍 얼굴이 좋아보이는 둘. 역시 사람은 리프레쉬가 필요하지. 이제는 내가 함께하지 못해도 서운한 게 아니라, 나 없어도 잘 놀아서 다행이고 뿌듯하다. 내 빈자리가 티나는게 아쉽기보다 티나지않아서 만족스러워지는 건. 성숙을 향해 나아가는 중인걸까? 관계에서 한 발짝 물러나는 관점을 갖게 된 걸까?

 

 낮잠자고 일어나자마자 또 꾸역꾸역 먹었다. 진짜 토할 것 같다. 내일은 이러지 말아야지. 휴대폰 만지작거리다 블로그도 쓰고 생산적으로 보내려고 노력했다. 12월 연말, 23년이 얼마 안남았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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