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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24년 1월 첫 번째 일기 (01.01~01.05)

by 킹쓔 2024. 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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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1.월_ 특별하고 행복한 새해 첫 날

 

 솔직히 몰랐다. 내가 새해가 되자마자 한 일이 '등산'일 줄이야. 그것도 잠 안자고 새벽 2시에 출발하는 일정이라니. 옛날 첫 지방산행 갈 때 생각이 났다. 두근두근 떨리는 마음으로 오빠네 갔던 날. 한숨도 못자고 내가 잘 갈수 있을까 걱정도 하고 또 새로운 도전에 설레기도 했던 날. 뭐, 아직도 나는 그대로 인 것 같다.

 생각보다 일찍 도착. 하산할 때만 탈 줄 알았던 케이블카! 왕복가격이 합리적인데 무시할 수 없잖아요? 최대한 갈 수 있는데까지 내려서 산을 타기로. 호호 편하게 갈 수 있는데는 편하게 깁시다. 이것이 바로 자본주의의 힘이다!

 케이블카를 타고 가는데 희미하게 산들이 보였다. 도착하니 슬금슬금 여명이 올라오고 있었다. 오늘 구름이 많아서 일출 보기 힘들 거라는 말에 대신 운해 보는거 아니냐고 물었는데. 진짜 말이 씨가 됬잖아? 오는 길부터 안개가 깔려있어 두근두근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네.

새 하얀 하늘에 순백의 눈. 바람을 따라 얼어붙은 눈 덮인 산이 어쩐지 동화 속 세상같다.

 

새해 첫 해와 운해

 24년 첫 해에 운해까지.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보기 힘들었지만 그래도 보긴 봤다. 겨울 운해는 보기 힘들다던데 1월 1일부터 보다니 이번 년 운수가 대통하려나보다. 쓰면서 깨달은 게 그렇게 일출 봐 놓고 소원도 안 빌었단 거다. 그 때 너무 춥고 사람 바글거려서 정신없었지. 지금이라도 사진으로 보면서 빌어야겠다. 올 해에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건강하고 행복하고 의미있는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기를.

이렇게 높은 정상석은 어떻게 인증샷을 찍는담

산행할 때 가방은 가볍게 다녀야 한다더니, 이것 저것 바리바리 감동 보따리 챙겨온 그녀. 순간을 위해 노력하고, 준비한 만큼 애정이 생겨 값진 추억이 되는 것을 잘 알지. 작지만 큰 사람이네 정말.

 나뭇가지에 쌓인 눈은 흑백의 대조를 이루며 더 아름답게 보인다. 마치 눈의 그림자를 따라 생긴 그림자가 나무가지로 변한 것 처럼. 바닷 속 산호가 반짝이듯 하얗게 상고대를 이룬 나무들. 구름 가득한 상공에서 하늘에 가장 가까운 바다를 경험한 특별한 날.
 
 다른 봉우리에서 확인한 운해. 이토록 선명하고 푸른 하늘에 해양빛 구름이라니, 감탄이 절로 나왔다. 황홀경이란 바로 이런 게 아닐까?

  가슴 속에서 아지랑이처럼  '행복' 이라는 단어가 피어올랐다. 유독 그 단어에 박했던 나. 내가 행복하면 안될 이유라도 있나? 행복이 꼭 손에 꼽을만큼 희소성있어야만 더 가치 있는건가? 이제는 <행복하다>는 표현에 관대해지고 싶다. 그래서 이 날이 조금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

 

[등산] 전북 대둔산 일출산행 (금강 구름다리/ 삼선계단/ 전북 블랙야크/ 나혼산 키가 갔던 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킹쓔입니다. 2024년 새해를 맞아 전북 대둔산으로 일출산행을 다녀왔는데요. 기암절벽과 멋진 조망이 인상적이었던 전북 대둔산 리뷰 지금 시작하겠습니다. 전북 대둔산

sujin9019.tistory.com

 

 

 점심으로 어죽 먹다가 갑자기 계획에도 없던 성심당으로 가게 되었다. 빵순이인 나야 너무 좋지만 출근 일정이 있던 젊은이가 더 신나서 가자고 하는게 신기하기도 하고, 걱정되기도 하고.

 마음이 급했던 그는 일행은 물론 앞에 보이는 모든 차를 가로 질렀다. 차는 슝슝 쿵덕쿵덕댔고, 더불어 옆에 타고 있던 내 심장도 쿵덕쿵덕댔다. 후, 그냥 김오빠 차에 탈 걸 그랬나...

 여찌저찌 도착한 성심당. 뭐먹고 싶냐는 말에 평소 같았으면 됬다고 했을 몽쥐가 딸기시루를 여섯 번 외치면서 나의 고행의 길이 시작되었다. 출근길이 급한 그는 그 와중에 다양하게 빵 사서 퇴청. 지갑도 외투도 없이 남겨진 나는 춥고 땡전 한 푼 없는 거지신세. 일행이 어서 오기를 기다렸다. 성심당은 케이크부띠끄와 본점이 분리되있어서 늦게 온 김오빠와 전쟁통에 이산가족 상봉하듯이 만났다. 

성심당 대모님. 부럽습니다.

 

 빵값에만 거의 십만원을 태웠다. 애들 것도 좀 사고 하다보니 금방 오육만원이 넘었다. 솔직히 돈을 많이 쓴 것보다 이걸 어떻게 들고갈지 걱정이 앞섰다. 다행히 오빠가 도곡역까지 태워준다고 해서 비교적 편하게 올 수 있었지만 막혀도 너무 막혔다.

 새해 첫 날, 우리는 일출과 일몰을 함께 보게된 사이가 되었다. 해의 마지막 날과 첫 날은 가족이나 친구같은 의미있는 사람들과 보내고 싶다던 나는 또 다른 의미있는 관계를 만들어 가고 있는 중일까?

 너무 무거워서 몽지를 불렀더니 아빠랑 몽지가 정류장으로 마중나왔다. 가방만 없어도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었다. 역시 머릿 수 많은게 최고다. 쪽 수로 밀어붙이란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니지.

 새해 첫 날, 가족들과 함께 먹는 첫 식사. 생도가 떡국을 끓여줘서 삼겹살이랑 먹었다. 성심당 딸기시루는 생각보다 그냥그랬다. 딸기는 무에 가까웠고, 시트는 너무 밀도가 높아서 포켓몬 고스트쵸코롤 같았다. 그래도 딸기가 진짜 많이 들어있긴 해서, 들고 있을 때부터 은은하게 딸기향이 맴돌았다. 물론 그만큼 무게감도 엄청났고 말이다.
 
 사진 정리 좀 하고 자려고했는데, 계속 꾸벅꾸벅 잠이 왔다. 그래 고생했다. 조금 빡센 일정이긴 했지. 소화도 못시키고 머리도 못 말린 채 잠에 빠져버렸다.


01.02.화_New year New Me

 
 새해 새로운 나를 외치며 하루를 시작했지만, 이전 버릇을 고치긴 힘들었다. 아침에 눈 뜨자마자 휴대폰을 찾게 됬고, 업무를 미루기도 했으며, 저녘으로 케이크를 먹기도 했다. 확실히 냉장고에 두었다먹으니 더 맛있었다.
 
 사무실에서는 그렇게 졸립더니, 집에 오니까 또 반짝반짝 또롱또롱해졌다. 12시까지 일기도 쓰고 인스타 포스팅도 다 작성했다. 사진이 많아서 릴스로 올리려고 했는데, 용량이 커서 그런지 자꾸 깨졌다. 그냥 다 포기하고 사진들만 올렸다. 벌써 또 1시가 다 되가는군.
 
 새해에 새로운 나를 꿈꾸지만, 생각보다 어렵네 그거.


01.03.수_ 인증은 끝났어도 걷기는 계속된다

 
 빵 주러 심지네 걸어다녀왔다. 습관이란게 무서운 게 이젠 숙제가 아니여도 알아서 걷는다. 새해빨인가? 5km쯤은 제법 거뜬해졌네. 성심당 딸기 시루 내가 다 먹었네. 너무 달아서 계속 물 먹힌다.


01.04_목_약속도 수업도 없는데 바쁘다 바빠

 
 괜히 여기저기 폭격하기. 호르몬의 영향인가. 내 마음 왜 이러는 지 나도 몰라. 빨래 널고 개고 벌써 10시네. 요즘 일이 많아 정신없는 하루를 보낸 탓인지 잠이 너무 잘 온다. 


01.05.금_ 아픈 이유가 있었네

 
 아무래도 병원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4시간 기다려야 된데서 오후에 다시갔다. 초음파 찍었는데 초음파 찍는 선생님이 질문만 하고 심각하냐는 내 답변엔 아무 말씀 안해주셔서 쫄았다. 알고보니 의료법상 영상의학과는 환자에게 진단을 할 수 없다고 한다.

판독결과, 힘줄 손상이 부분적으로 있었고, 현재는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젠장 매 년 2월에 복귀구만. 그래도 할 수 있다는게 어디냐, 휴. 4월 승급 준비해야되는데 하튼 진짜. 신경, 인대, 힘줄, 뼈만 안부러져봤지 30년 살면서 한번도 안 겪어봤던 온갖 부상은 다 경험해본다 진짜.

체외충격파를 받았는데 무릎보다 더 아팠다. 손가락은 작은 관절이라고 무시했었는데, 신이시여 제가 아둔했나이다. 힘줄은 어쩌다 손상이 되는걸까? 한,두 달만에 절대 낫지 않을정도로 아픈덴 다 이유가 있었네.

다리는 아직 살아있으니까, 오늘은 봉화산을 화랑대쪽으로 올라가봤다. 저번에 길 헤맨거 보고 정신 똑바로 차리고 올라갔다. 제법 불이 없어서 무서울 만 한데, 이제 아는데라고 겁도 없어졌다.

아니 그런데 한 번도 맑은 날을 본 적이 없네. 진짜 벌써 봉화대 불 질러놓은거냐고. 연기 가득 자욱한 미세먼지의서울 야경을 담은 채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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