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

24년 6월 네 번째 일기 (06.16)_ 청화산 무박산행 (원적사 최단코스)

by 킹쓔 2024. 6. 17.
반응형

청화산 원적사 최단코스

항목 시 간 장 소 비 고
0 00:30  서울 출발  
1
2
03:30
04:00
청화산 도착
등산 시작
 
3 05:45 정상 도착 식사 후 하산 ( 한 시간 반 정도 소요)
07시 10분 하산 시작
09:10 하산완료 원각사 주차장 도착
4 09:30
10:30
쌍용계곡
서울 출발
대교 앞 주차장 이용

5 12:45  용인휴게소  점심 식사
6 14:30 서울 도착 교대역

 

0) 대방역 집결_12: 30 AM

 

 집결지인 대방역 도착. 출발 전 부터 배고프다는 미진쓰. 그래, 열두시 넘었으니 아침먹으렴. 6번 출구 폐쇄되서 7번으로 나와서 지하차도 타고 올라왔다. 거기서도 좀 헤매긴 함. 복잡한 대방역.

완벽하네 탄-단-지

 만나자마자 시작된 달콩코스. 직접 만든 당근쥬스와 바나나푸딩으로 위장 똑똑 깨워주구요. 밤이의 단백질도 빠질 수 없지. 탄단지 완벽한 아침 프리퀄.


1) 원적사 주차장 도착_03:30 AM

 

 만나면 차에서 조금 잘 것 을 계획하지만, 수다 몇 번 떨다보면 금방 도착 하는게 또 우리룰이거든요. 물 사러 편의점이랑 화장실 한 번 들른 거 포함 세 시간 반만에 도착. 차에서 나오니 하늘이 꽤 예쁘구만. 금가루를 뿌린 것처럼 별이 수놓인 밤하늘.

 

 


2) 등산 시작_04:00AM

 

 약간의 정비 후 출발. 원적사 주차장에서 등산로 입구까지는 약 5분 정도 걸린다. 밤이라서 아무것도 안 보이니 무섭고, 전설의 고향 생각나는데 뒤에서 태봉이가 공포 체험이야기 해서 등골 사납고.

 

+

원적사 주차장(무료)이나 등산로 입구 포함 근처에 화장실이나 매점 없으니 미리 해결하고 오시길.

 

슬슬 동이터오릅니다.

 경사가 제법 되서 쉽진 않았다.  엄청 힘든 건 아니었는데, 아킬레스 건 부상 여파로 무리하지 않고 올라가려고 많이 쉬면서 올라갔다. 거리가 짧아서 만만하게 봤는데 쉽진 않구만. 경사 때문에 장난 아니라는 미진쓰의 말이 이거 였구만.

 

 소나무 군락이 많아 산이 푸르고 꽃이 불 붙은 것 처럼 화려하게 핀다는 청화산(靑華山). 그렇지만  안개가 너무 껴서 앞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등산로가 잘 정비가 된 느낌은 아니었다, 비 때문인지 쓰러진 나무들도 많고, 길도 미끄러워서 위험한 순간도 몇 번 있었다. 태봉쓰가 뒤에서 사람들이 이런데 보면 자꾸 파묘 얘기한다고 해서 웃겼다. 

 

+

무릎 보호대 필수. 스틱 권장. 장갑 선택(경사 때문에 손 쓸 일 종종 생김).
 밧줄 구간 한 두번 있음.

 

 오늘을 위해서 준비한 분홍바지. 아 가방색이 너무 에러네. 무릎보호대하면 중간에 다리 짤려서 싫은데, 안하고 있을 때 잘 찍어준 동기쓰, 센스쟁이!

내가 가는 이 길이 어디로가는지 어디로 날 데려가는 지
어디로 날 데려가는지 알 수 없지만.

3) 정상 도착_05:45 AM

 

 약 2시간만에 정상 도착. 많이 쉬면서 올라왔는데도 이 정도였으니 참고하시길. 먼저가던 콩밤님들이 주섬주섬 뭘 꺼내길래 뭔가했더니 이거였구만. 이제 앞으로 지방산행은 마지막일 것 같다고 또 바리바리 준비해온 태봉쓰. 정말 늘 받기만 하는구만. 고마워라. 나 금방 돌아와도 받아줘야해...?

마치 10년 이민살이 떠나는 사람 마냥 받은 송별회

 

 청화산 해발 거의 천따리구만. 이렇게 높은 곳인줄 모르고 정말 아무 생각없이 왔네. 나중에 트랭글보니 경사도 30% 이상이라 놀랬다. 내가 가본 산 중에 제일 높은 경사도였다. 대둔산이랑 비슷하더라구.

 

 정상에서 조금 내려오면 있는 늘재에서 브런치 타임. 아까 차에서 아침 먹었으니 지금 먹는 건 브런치죠? 올라오느라 고생했고, 내려가느라 고생할터이니 혈당 스파이크 좀 일으켜봅시다. 미진쓰가 준비해온 아침상. 이 정도면 우리 밥 안 먹어도 되겠어. 식당 문 연데도 없었는데 좋지뭐. 

 

살살 안개가 걷히기 시작.

 

 주섬주섬 먹으면서 앉아있는데 어느 샌가 하늘을 물 들이는 푸른 색. 안개가 걷히고 산봉우리에 구름이 걸리면서 점점 운해를 만들고 있었다. 미진이 첫 일출산행인데 곰탕만 보여줘서 미안했는데 진짜 잘됬다. 너무 반가웠던 하늘. 

속리산과 함께 보이는 얕은 운해

 

 점점 해가 떠서 멋진 풍경이 눈 앞에 펼쳐졌다. 못 볼줄 알았는데 보게 되니 그 반가움과 기쁨은 더 크지. 정말 싱그러운 산이구나.

이슬을 맞아 반짝이는 나무들
한 눈에 보이는 경북 시내

 

 올라올 때는 진흙 때문에 거지꼴 됬었는데, 내려갈 때는 오디가 자꾸 치여서 옷이 지저분해졌다. 이것이 와인샤워? 먹물 묻은 것 처럼 보이기도 하니 어쩌면 파묘?

전망대에서 보이는 산 그리매

멋진 산그리메

 

 청화산은 그늘이 많고 적당히 바람이 불어서 좋았다. 경사도 때문에 쉽진 않았지만 거의 안 타서 너무 좋았다. 지난 번 아차산 등산 이후 너무 타서 힘들었는데 이런 건 참 좋구만. 왜 여름등산으로 추천하는지 알겠더라. 태봉쓰덕분에 좋은 곳에 왔다가네.


3) 하산완료_09:10AM

 

 

 내려오는 길은 조금 지루했는데 동기쓰에게 백미터마다 얼마나 남았냐고 물어봤다. 한 열 번 물어봤는데 짜증 안내고 다 받아준 그. 보살님이 따로 없다 정말.   

 

 살살 내려오니 9시쯤이었다. 사진 많이 찍고, 자주 쉬고, 밥 까지 먹고 내려오니 5시간 걸렸네. 물론 나는 내 페이스대로 천천히 내려왔고 먼저 도착한 이들은 쉬고 있었다. 오는 길에 잔돌 밟고 한 네번은 미끄러졌다.그래도 살짝 팔 까지고 엉덩방아로 끝나서 다행이었다.

 


4) 쌍용계곡_09:30AM

 

 원각사 주차장에서 차로 10분 정도 이동하면 도착하는 쌍용계곡. 2km 정도 되니 걸어가도 될 듯하다. 주변에 산악회 버스들이 많은 걸 보니 여기가 원래 찐 출발지인 것 같기도?

 

+

화장실이 공중화장실 밖에 없고 위생상태가 좋진 않음. 옷은 차에서 갈아입으시길.
평화로운 쌍용계곡 정경

 

 이게 말로만 듣던 선등산 후계곡이구나. 극락이네 극락이야. 이렇게 찜질했더니 확실히 근육통도 덜하고 관절에 피로도 덜 한 느낌. 물도 엄청 차갑지 않아서 좋았다. 혹시 몰라 바지 챙겼는데 아주 잘했다. 고민하던 크록스도 그냥 가져올걸.  

 

멋진 산들로 둘러쌓인 쌍용계곡

 

 계곡에선 다들 바람빠진 풍선마냥 늘어져 있던 거, 왜 이렇게 웃기던지. 일어날 때마다 아이고 소리내면서 돌 밟기 싫어서 자꾸 자기네쪽으로 오라던 사람들 정말 웃기고 귀여워. 더 앉아있고 싶지만 내일을 위해 엉덩이 떼서 서울로 출발.

 

 갈 때까지도 끝나지 않았던 태봉쓰의 선물 보따리. 애사비 궁금하다고 했더니 또 챙겨왓네. 정말 섬세해 감동 덩어리구만. 애사비의 효과는 매우 강력했다! 가까운 휴게소에 내려달란 말에 거의 출산임박 산부 모시듯이 부왕 엑셀을 밟아주던 차주님께 감사와 부끄러움이 동시에 모락모락.


5) 용인 휴게소_12:45 PM

 

 대방역 밥집 찾다찾다 노량진에서 신길까지 싹 다 뒤져봤는데 마땅한 곳이 안나오더라구요. 그냥 뭐 휴게소에서 먹기로 하고 들어갔는데 옆에 라면냄새에 홀렸지만 오전 밀가루 파티로 다들 밥 선택. 그리고 나온 비싼 가격- 부실한 음식들. 내 갈비탕 만천원이었고 옆에 레토르트 나물밥은 만원이었다. 칠천원짜리 된장찌개는 고추장찌개가 헷갈렸을 정도. 그래도 배고프니 먹어야지뭐. 

 


6) 서울 도착_02:30 PM

 

 매일 커피 사준다고 하면 거절하던 그 냥반. 오늘은 왠일로 거절하지 않으시더라? 무한 체력 자랑하던 그도 오늘은 좀 많이 피곤했던 모양이다. 운전자를 위해 다들 깨어있으려고 했으나, 정전 됬을 때 꺼져버리는 컴퓨터처럼 잠에 빠졌다. 이제 우린 좀 연식이 있으니까요 호호호. 다들 서로의 강제 로그아웃에 깔깔 거리며 또 잤다. 차주님 미안해요.

 

 센스차주님이 교대 지나간다고 배려해주셔서 같이 내렸다. 강남가서 버스타려다 해가 너무 쨍쨍해서 그냥 지하철 탔다. 집에 오니까 또 왜 안 졸리지? 하는데 막 잠이 쏟아졌다. 그래도 인스타 릴스랑 스토리 올려야된다고 눈 바짝뜨고 있었는데 잠들어버렸다. 하하하. 오늘도 참 즐겁고 재밌었다. 

반응형